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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그릇’의 건강학①] 건강한 한 그릇 위해 반 그릇은 채소로…
  • 2016.08.24.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습관은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저절로 익혀진, 비교적 고정된 행동’을 뜻하는 습관은 살아온 시간만큼 차곡차곡 쌓이고, 그것을 고치기 위해서는 꽤 노력과 시간이 소요된다. ‘건강하게 오래’ 살고자 하는 웰빙 트렌드가 확산되면서사람들이 지금까지도 가장 주목하고, 신경쓰는 부분이 바로 ‘먹는 것’ 이다. 무엇이 몸에 좋은 지 안다. 많이 먹지 않아야 하고, 육류 대신 채소 섭취를 늘려야하며, 가공식품보다 자연 그대로의 것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는 습관을 바꾸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는 점이다.

한 접시, 한 그릇에 한 끼 분량의 식사를 모두 함께 담아 먹는 것은 사실 우리에게 낯설지 않다. 굳이 비빔밥까지 갈 필요도 없겠다. 주말 아침, 슥슥 비벼서 허기를 채우는 계란간장밥 정도만으로도 ‘한 그릇’이 충분히 한 끼 식사로 손색이 없다는 것을 잘 안다.원 보울 푸드(One bowl food), 혹은 원 디쉬 푸드(One dish food)는 아주 간단한 개념이지만 영양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는 방법이자, 한 끼 섭취량을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이다.

건강하게 자신의 식습관을 바꿔나가고 싶다면 이처럼 접시의 도움을 받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무엇보다 한 그릇 식사는 스스로가 무엇을, 얼마나 먹는지 관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식습관 개선을 위한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

[사진=123rf]
▶한 그릇에 건강을 담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한 그릇 음식을 꼽으라면 샐러드볼, 시리얼볼 정도가 되겠다. 수프나 파스타, 여기에 우리에게 익숙한 비빔밥 까지도 한 그릇 음식의 범주에 포함된다.

건강한 식생활, 혹은 체중감량 등 다양한 이유로 주목받기 시작한 한 그릇 음식은 사진으로 소통하는 ‘먹스타그램’ 시대의 수혜자이기도 하다. 먹스럽게 잘 담긴 한 그릇은 충분히 눈길을 끌만한 피사체이기 때문이다.

영양 밸런스에 맞는 한 끼를 구성할 수 있는 것은 한 그릇 음식의 대표적인 장점이다. 탄수화물, 단백질, 각종 채소의 비율을 맞춤으로써 영양의 균형을 유지함으로써 자칫 한쪽으로 편향될 수 있는 ‘한 끼 식사’의 밸런스를 맞춘다. 가령 육류를 좋아하는 이들은 평소보다 육류의 양을 줄이고 빈공간을 과일, 채소, 통곡물, 콩 등으로 채움으로써 전반적으로 영양가 있는 한 끼를 구성할 수 있다. 과일, 채소 등이 갖고 있는 비타민, 미네랄, 식이섬유의 영양적 효능을 함께 누릴 수 있는 것은 덤이다.

고른 영양을 갖춘 한 그릇 음식을 만들기 위해서 신경써야 할 것은 단연 ‘영양소’다. 영양소에 맞는 재료와 적정한 비율을 염두해두고 그릇을 구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에너지원이 되는 탄수화물의 경우 쌀을 비롯해 국수, 파스타, 빵, 감자 등으로 채울 수 있다. 탄수화물은 되도록이면 통곡물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건강한 한 그릇을 위해 적어도 그릇의 반 정도는 채소로 채워주는 것이 좋다. 신선한 채소, 과일을 사용하는 것도 좋고, 캔으로 된 식품이나 말린 채소 등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도 한 끼의 식감과 맛을 다채롭게 만드는 좋은 방법이다. 단백질은 주로 육류나 콩, 계란, 치즈 등을 활용해서 채워넣을 수 있다. 육류는 종류에 상관없이 충분히 익힌 후에 사용하는 것이 좋고, 계란의 경우 목적에 따라 지방,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은 노른자는 첨가하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치즈 역시 구입 시 지방함량을 확인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처럼 잘 준비한 ‘한 그릇’은 영양적으로 손색없는 한 끼가 되지만, 사실 한 그릇 음식은 식습관 개선의 측면보다 주부들의 가사일을 덜어주는 ‘부차적인’ 효과가 더 크다. 한 그릇 음식은 비교적 준비가 간단하고 설거지도 간편하다. 게다가 한 그릇 음식은 남은 음식들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기도 하다. 여기에 가족들이 다양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케 할 수 있고, 소스에 변형을 줌으로써 같은 재료로도 여러가지 맛을 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사진=123rf]
▶하지만 긴장을 늦추지 말 것
=균형잡힌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것 외에도 한 그릇 음식이 주는 장점 중 하나가 섭취량 조절이 용이하다는 점이다. 그릇에 담긴 것을 비우는 것이 식사의 목표가 되는 만큼, 추가적인 음식 섭취의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아시아태평양 임상영양학지에 게재된 한 연구는 소고기와 채소, 다른 재료와 함께 담긴 밥을 제공받은 이들이 각기 다른 그릇에 담긴 같은 구성의 식사를 제공받은 이들보다 약 40g 정도를 더 먹는 것으로 관찰됐다고 밝혔다. 섭취량이 더 많은 것 뿐만 아니라 재료가 섞여있는 식사를 받은 이들이 느끼는 포만감도 비교군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히 ‘함께 먹는 것’이 섭취량 조절의 대안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이 해당 연구의 지적이다. 오히려 이 연구는 메뉴를 일정 비율에 따라 나눠 담아서 제공하는 것이 식사의 만족감을 높이면서도 섭취량 조절에 용이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신경써야할 부분은 또 있다. 바로 그릇ㆍ접시의 크기다. 당연하게도 큰 그릇을 택했다면 자연스럽게 식사량이 늘어날 수 밖에 없지만, 어떤 크기의 그릇을 준비하는 가는 포만감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소비자조사저널에 게재된 한 연구는 225명의 참가자에게 같은 양의 토마토 스프와 함께 서로 다른 크기의 그릇을 제공했고, 참가자들은 작은 그릇에 더 적은 양을, 큰 그릇에 더 많은 양을 덜어서 먹는 것을 목격했다. 그릇이 더 작을수록 사람들은 음식을 더 적게 덜어먹는 경향이 있고, 결과적으로는 그릇의 크기가 식사량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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