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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에선 개고기만큼 논란?…‘순록고기’ 직접 먹어보니...
  • 2016.08.30.
[헤럴드경제=핀란드(헬싱키) 박혜림 기자] 지난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독일의 한 대형 체인마트 리들(Lidl)이 ‘이것’으로 만든 고기를 출시하며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유럽 일부 동물보호단체에선 “역겹고 더러운 이윤 추구 방식”이라며 리들을 비난했습니다.

‘이것’의 정체는 다름아닌 순록 고기입니다. 독일, 핀란드, 노르웨이 등 순록 고기를 먹는 일부 유럽과 달리 영국, 이탈리아 등지에선 순록 고기를 섭취하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산타클로스의 썰매를 끄는 ‘루돌프’, 순록을 크리스마스에 먹는다는 행위가 ‘개고기’ 만큼 충격으로 다가왔던 셈이지요.

동물보호단체에서 순록 고기를 반대하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생태계 먹이사슬을 고려했을 때, 순록을 잡는 것이 여우나 곰과 같은 순록 포식동물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핀란드 헬싱키의 한 레스토랑에서 판매 중인 순록 고기 스테이크
사실 순록 고기에 대한 논란은 제법 오래됐습니다. 지난 2005년 당시 이탈리아의 총리 실비오 베를루스코니가 핀란드와 유럽 식품안전국 유치 경쟁을 벌이며 순록 고기를 언급한 적이 있었는데요.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이탈리아의 파르마 시를 식품안전국 후보 도시로 내세우며 순록고기를 즐기는 핀란드의 헬싱키는 유치 자격이 없다고 비하해 핀란드 국민들의 공분을 산 바 있습니다. 이 때 등장한 게 바로 이른바 ‘베를루스코니 피자’입니다.

핀란드의 유명 피자 전문점이 만든 ‘베를루스코니’에는 현미가루, 붉은 양파, 버섯을 비롯해 훈제 순록 고기가 토핑으로 들어있습니다. 피자 종주국인 이탈리아의 총리에게 ‘피자’로 보복을 가한 것입니다.

또 몇 년 전에는 세계적인 셰프인 고든 램지가 한 방송에서 ‘순록 고기 스튜’ 레시피를 공개했다가 시청자들에게 지탄을 받은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순록 고기의 맛은 어떨까요? 얼마 전 본지 기자는 헬싱키의 한 식당에서 순록 스테이크를 맛 볼 기회가 있었는데요. 쇠고기, 돼지고기와 다른 촉촉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독특했습니다. 맛은 기름기를 쫙 뺀 참치와 비슷했습니다.

순록 고기는 몸에도 좋은데요. 해외 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DB) 사이트 마이피트니스팔(My Fitness Pal)에 따르면 순록 스테이크는 100g당 23g의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또 열량도 114㎉로 같은 중량에 200㎉ 안팎인 쇠고기나 돼지고기보다 낮습니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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