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스타그램
  • 뉴스레터
  • 모바일
  • Play
  • 헬스
  •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논란 ①]이상반응 ‘우려’…전체 대상자 1/3만 접종
  • 2016.10.21.
- 예방접종 일찍 도입한 국가는 80~90% 접종률 보여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지난해 뉴질랜드에서 자궁경부암 백신을 접종한 이후 걷지 못하게 된 여성청소년이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유럽의약청(EMA)은 자궁경부암 백신접종과 해당 사례 간의 관련성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고, 올해 초 자궁경부암 백신접종과 관련성이 없다고 공식 발표했다.
[사진=123RF]

#. 미국질병관리본부(CDC)는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이후 불임이 됐다는 사례를 조사한 결과 이 여성의 난소부전 증상은 자궁경부암 백신접종과 관련성이 없다며 홈페이지에 해당 자료를 게시했다.

자궁경부암은 자궁의 목 부분인 자궁경부에 생기는 암이다. 주로 성관계를 통해 감염되고, 백신을 접종하면 예방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보건당국도 올해 6월부터 만12세(2003년~2004년) 여성청소년을 대상으로 무료 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 부작용 사례가 알려지면서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에 대한 우려가 퍼져 있다. 때문에 무료 예방접종을 시작한지 4개월이 지난 현재 접종률이 1/3에도 못 미치고 있다.

21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10월 16일 기준 접종자는 12만2234명으로 전체 대상자(46만4932명)의 26.3%에 불과하다. 올해 첫 무료 접종을 시작했던 6월 20일부터 29일까지 한 주 동안 전국 8400여곳의 의료기관에서 8507명이 접종하는 등 8월까지 접종자가 늘면서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개학 시기와 맞물린 점을 감안하더라도 9월 접종자는 1만5000여명으로 8월 4만여명에서 크게 줄었고, 그 추세가 10월까지 이어지고 있다.

▶자궁경부암 백신 이상반응은=실제 다른 의약품이나 백신과 마찬가지로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후에도 이상반응이 생길 수 있다. 발생 가능한 이상반응으로는 접종부위 통증, 부종, 발적, 두드러기 등 국소이상반응과 발열, 메스꺼움, 근육통 등 전신이상 반응이 있다. 매우 드물게 아나필락시스와 같은 심한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이 중 접종부위 통증이 약 80%로 가장 흔하게 보고되고 있다. 가만히 있어도 통증이 느껴지거나 일상 활동을 방해할 정도의 통증이 약 6%에서 관찰되지만, 대부분 수일 내 회복된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일부 청소년에서 통증이나 극도의 긴장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정신을 잃고 넘어질 수 있을 수 있으나, 이는 다른 예방접종 후에도 발생할 수 있으며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다”며 “발생 시 넘어지면서 다칠 수 있으니 예방접종 후 20~30분 동안 접종기관에 앉아 있거나 누워있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백신은 건강한 인구에게 대규모로 접종하기 때문에 보다 엄격한 안전성이 요구된다. 이에 대해 보건당국은 ‘이상반응 신고체계’를 통해 이상반응 발생을 관찰하고 있다. 중증 이상반응 및 기초 발생률을 상회하는 이상반응이 발생하면 역학조사를 실시한다.

▶국내 우려 큰데 해외 실태는=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백신안전성자문위원회는 자궁경부암 백신에 대해 예방접종을 중단할 만큼 안전성 우려는 없으며 여전히 안전하다고 반복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으로 사용되고 있는 백신은 지금까지 전 세계 65개국에서 국가예방접종으로 도입해 약 2억건 이상 접종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미 2000년대부터 예방접종을 시행해 온 일부 국가에서는 이미 접종률이 80~90%에 이르고 있다. 12~13세를 여성청소년을 대상으로 학교 예방접종 프로그램을 운영 중인 호주와 영국은 각각 86%, 91%를 기록하고 있어 국내 접종률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

한창 성장기인 만12세를 접종 대상자로 정한 것도 부모들의 걱정을 키우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국가에서 만 12세 연령을 대상으로 국가예방접종으로 도입해 무료접종하고 있다.

해외 접종 권장연령을 보면 호주, 독일, 영국, 덴마트, 일본 등이 12세부터 접종을 권장하고, 프랑스, 미국은 11세부터, 스웨덴은 10세부터 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이처럼 어린 나이에 접종을 권장하는 것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이 주로 성접촉을 통해 전파되기 때문에 성경험 전 예방이 최적의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임상적으로도 9~15세 연령에서 접종했을 때 그 이상 연령에서 접종한 경우보다 면역반응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2회 접종을 시행하는 것은 2회 접종했을 때 면역원성이 3회 접종과 비교해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의료계도 접종 권장=의료인, 시민단체, 식약처ㆍ질병관리본부 대표 등 15명으로 구성된 예방접종전문위원회는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도입과 대상연령, 사용백신 등에 대해 논의를 해 왔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2월 위원회 심의ㆍ의결 과정에서 대한의사협회와 소아과ㆍ산부인과 의사회의 의견을 수렴했다.

앞서 대한산부인과학회와 대한부인종양학회는 지난 4월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에 대해 WHO를 비롯해 유럽 등 전세계 보건당국으로부터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받아 적극 권장되는 백신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따라 무료접종 대상 여성청소년의 보호자는 일선 참여의료기관과 보건소에서 원하는 백신을 선택해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다. 접종 전에는 주의사항을 미리 숙지하는 것이 좋다.

안전한 예방접종을 위해 몸 상태가 건강한 날, 낮시간을 이용해 접종하는 것이 좋다. 이전 백신 접종 후나 백신 성분에 대한 아나필락시스가 있었다면 접종을 해선 안 된다. 급성 중증 열성 질환을 앓고 있다면 증상이 회복될 때까지 접종을 연기하는 것이 좋다.

예방접종 후 생기는 대부분의 이상반응은 가볍고 수일 내 회복된다. 증상이 심해지거나 장기간 지속되는 경우 또는 그 밖에 다른 전신 이상반응이 생기면 즉시 의료 기관을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이상반응은 백신을 포함한 모든 의약품에서 발생 가능하지만, 극히 드문 중증이상반응 보다는 백신접종으로 인한 암 예방 효과가 훨씬 더 크기 때문에 자궁경부암 백신을 국가예방접종으로 도입해 무료접종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예방접종 전후 수칙을 잘 준수하고 접종을 받으면 안전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대상자인 만12세 여성청소년이 올해 말까지 1차 접종을 하면 내년에 2차 접종을 무료로 할 수 있다. 연내 1차 접종을 하지 않으면 내년부터는 개인이 부담해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이와 관련해 연말까지 현재 미접종 대상자의 접종을 독려한다는 계획이다.

thlee@heraldcorp.com
▶ 클릭하면 클린해집니다! [리얼푸드]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