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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피플]“스누피는 옆모습이 최고죠” 도넛 그리는 남자…이정훈 ‘크리스피크림’ 상품개발자
2017.01.11.
[헤럴드경제=리얼푸드 육성연 기자] 사람의 상상력은 애니메이션, 영화라는 형태로 세상에 나온다. 디즈니에선 이 캐릭터를 사용해 현실 속 디즈니세상을 만들어내며 그 누구보다 빠르게 시대의 흐름을 읽고 있다. 꿀단지를 타고 곰돌이 푸의 동화책으로 들어가거나, 돛단배를 타고 피터 팬과 여행하는 일은 해외의 디즈니랜드뿐 아니라 이제 우리가 먹는 식품에서도 만날수 있다. 캐릭터의 막강한 힘을 활용한 업체의 마케팅 덕분이다.  

이정훈 ㈜롯데리아 상품개발2팀 사원


캐릭터를 입힌 제품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식품업계도 캐릭터 마케팅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도넛 브랜드 ‘크리스피크림 도넛’ 역시 캐릭터를 활용한 도넛을 출시해 인기를 얻었다.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구현한 ‘스누피’와 ‘우드스탁’ 도넛 2종은 지난해 11월 한정판으로 출시돼 기존 신제품 대비 21.7% 높은 판매율을 보였다. ‘스누피’ 캐릭터 도넛을 개발한 이는 이정훈 ㈜롯데리아 상품개발2팀 상품개발자다.
 
“디즈니랜드에서 캐릭터를 적극 활용하는 것처럼 기업은 고객과 공감을 나누는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친숙한 캐릭터를 통해 소비자의 어릴적 추억이나 친근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제품이 더욱 사랑받죠. 인지도가 있는 캐릭터는 소비자와 공감을 더 깊게 나눌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크리스피크림 도넛 ‘포켓몬스터’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캐릭터 시장 규모는 매출액 기준 지난해 9조8000억원에 이를 정도로 거대하다. 특히 ‘키덜트’(Kid+Adult, 아이와 어른의 합성어) 시장은 향후 2년 내 1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마케팅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은 ‘키덜트족’은 패스트푸드점을 비롯해 식음료업계까지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비디오게임, 애니메이션, 만화 등에 등장하는 각종 캐릭터들은 아이들뿐 아니라 어린 시절의 향수를 추억하려는 어른들도 유혹하고 있다. 특히 경제력이 있는 30~40대의 키덜트족은 원하는 캐릭터를 만나면 적극적으로 지갑을 연다.
  

“자사의 주요 고객층은 20~30대인데, 키덜트 마케팅은 고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고 브랜드 인지도 상승에도 상당한 효과가 있죠. 매니아층이 두터운 캐릭터의 경우, 키덜트 족이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키덜트 족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상품개발에 고려하고 있어요.”
 
키덜트 문화의 확산에 따라 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활용해 매출 상승을 이끌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포켓몬 도넛’은 지난 9월 출시된지 20일만에 200만개 판매를 돌파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는 지난해 동기간 선보인 할로윈 도넛 매출에 비해 약 17.3% 신장한 수치다.
 

크리스피크림 도넛 ‘스누피’(좌), ‘우드스탁’(우)


“‘몬스터볼ㆍ피카츄ㆍ꼬부기’ 캐릭터 3종을 구현한 ‘포켓몬 도넛’은 특히 SNS의 뜨거운 반응이 더해지면서 매출 신장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구체적인 댓글까지 달리면서 인기가 높았죠. 하지만 가장 만들기 힘들었던 도넛이었기 때문에 애정이 가는 캐릭터이기도 해요. ‘포켓몬 코리아’에서 100%에 가까운 캐릭터 구현을 요구했지만 도넛으로 완벽하게 만들어내기는 무척이나 힘들었어요”
 
캐릭터 도넛은 제작과정도 어렵지만, 캐릭터를 선정하는 일도 쉽지 않다. 높은 인지도뿐 아니라 맛 또한 고려돼야 하기 때문이다.
 
“캐릭터는 우선 인지도가 높고, 특히 맛있게 만들수 있을 만한 것으로 정해요. 좋은 캐릭터만 고려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도넛은 실제 먹었을 때 맛이 중요하기 때문에 맛과의 조화도 중요한 선정 이유가 됩니다.”
 
‘스누피 도넛’은 크리스마스 색깔인 빨간색을 연상하도록 스트로베리 잼을 넣었고, 그 위에 화이트 초코를 올렸다. 피카츄의 경우, 노란색을 떠올리기 위해 지난해 대세였던 바나나맛 잼이 들어갔으며, 위에 올려진 초코렛도 바나나 맛으로 만들었다.
 
“캐릭터의 특성을 잘 살리는 것이 중요해요. ‘스누피’는 정면보다는 옆면 얼굴이 사람들에게 친숙하기 때문에 그 부분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어요. ‘피카츄’의 경우 실제 캐릭터를 그대로 구현하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에 노란색 색깔이나 모양을 그대로 재현하려고 애썼죠. ‘월리’는 사람이다 보니 외관으로 구현하기가 어려웠어요. 그래서 월리를 인쇄한 포장지와 월리의 대표 색깔인 빨간색ㆍ흰색으로 이미지를 연상하게 했죠”
 
이정훈 상품개발자가 앞으로 만들어보고 싶은 캐릭터은 애니메이션 ‘미니언즈’(2015)에 나온 미니언즈다. 그는 “직업의 특성상 캐릭터를 볼때 도넛으로 만들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먼저 눈에 보이는데, 미니언즈는 인지도가 높고 맛있는 도넛이 될것 같아 한번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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