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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먹으면 먹을수록 고기가 먹고 싶은 나…대체 왜?
  • 2017.01.20.
[헤럴드경제 리얼푸드=고승희 기자] ‘당신도 혹시 육식주의자?’

30대 중반 직장인 차모 씨(34)는 ‘고기 마니아’다. 방송인 강호동처럼 아침 일찍 일어나 먹는 삼겹살이 낯설지 않다. 물론 육식만 선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린 시절부터 채소를 꺼렸던 식습관이 성인이 돼서도 이어졌다. “풀 따위는 먹지 않는다”는 말을 서슴지 않고 한다. 매끼니 고기 반찬을 선호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고기가 없다고 못 사는 것은 아니다. 다만 서운할 뿐. 하지만 고기를 3일 이상 먹지 않으면 “반드시 고기 생각이 난다”고 한다. 자꾸만 고기가 먹고 싶은 마음이 솟아난다는 것이다. 


‘도깨비’(tvN)도, 도깨비 신부도 사랑하는 ‘붉은 고기’에 끌리는 것은 인간의 본능일까. 물론 그렇진 않다. 하지만 육식을 즐기는 사람들은 어지간 해선 육식을 끊지 못한다. 지난 10월 한 데이팅 웹사이트인 ‘엘리트 싱글즈’에서 호주와 유럽, 북미 지역 미혼 남녀 1만1000명을 대상으로 ‘음식 취향과 연인과의 관계’에 대해 조사한 결과 현재 싱글인 육식주의자 72%는 연인이 고기를 못 먹게 하면 “연인과의 관계를 끝낼 것”이라는 놀라운 답변을 내놨다. 육식을 즐기는 사람들은 그만큼 육식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육식주의자들의 이같은 식탐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장내 미생물은 사람의 식습관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특정 미생물은 끊임없이 당분을 섭취하도록 유도하며, 또 다른 미생물은 지방 함량이 높은 음식을 먹도록 유도한다.

평소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장내에 이를 먹고 사는 미생물이 많아져 자꾸만 지방 성분을 섭취하도록 유도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심지어 장내 미생물은 자신들의 영역을 확보하기 위해 서로 경쟁하고 숙주의 인간의 행동에 반하는 일도 한다. 자신의 성장에 가장 좋은 특정 영양분을 섭취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라 추측 가능하다. 이 부분에 대한 연구 결과까지 나오진 않았으나 장내 미생물은 내장에 신호전달물질을 방출해 숙주인 인간의 식욕에 대한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연구진들은 추정하고 있다. 고기를 즐기는 사람들은 사실 자신의 몸에 기생하는 미생물의 영향으로 자꾸만 고기가 먹고 싶어질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연구 결과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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