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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의 사카린?’ 아스파탐 논란에 콜라 선택 달라질까
  • 2023.07.31.

[리얼푸드=육성연 기자] 아스파탐 섭취 논란은 여전히 뜨겁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에 해당하는 ‘2B군’에 분류했으나 이를 반박하는 후폭풍이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IARC의 이번 분류가 과거 사카린의 사례처럼 변경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논란이 이어지고 있으나 분명한 것은 이번 결정이 인공감미료의 무분별한 섭취에 대해 경각심을 일으켰다는 점이다.

“발암 가능 물질 분류, 결함 있어” FDA·EFSA 반박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IARC의 연구 결론에 ‘결함이 있다’고 반박했다. FDA 측은 웹사이트를 통해 “아스파탐은 그동안 가장 많이 연구돼왔던 식품첨가물 중 하나로, 승인된 조건에서 사용시 안전성이 우려될 만한 과학적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 유럽식품안전청(EFSA) 역시 허용량을 지키면 안전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 또한 “아스파탐 섭취의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며 “현행 사용기준을 유지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아스파탐 발암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학계에서 엄청난 논쟁이 벌어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과학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제로 콜라, 하루 55캔 마셔야 허용량 도달”

엇갈리는 성명 발표에 소비자는 혼동스럽기만 하다. 특히 다이어트 콜라 또는 제로 콜라를 자주 먹는 소비자들은 고민이 커졌다.

아스파탐은 가공식품 중에서도 ‘음료’ 활용도가 높다. 2021년 국제학술지 ‘식품첨가물과 오염물(Food Additives and Contaminants)’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아스파탐은 다이어트 음료에 가장 널리 이용되고 있으며, 2019년 기준으로 인공감미료가 포함된 탄산 음료의 95%는 아스파탐을 사용했다.

FDA가 안전하다고 보는 아스파탐의 1일 섭취 허용량은 몸무게 1㎏당 50㎎이며, EFSA와 우리나라에서 설정한 허용량은 이보다 적은 40㎎다. 즉 60㎏ 성인의 경우 제로 콜라 250㎖(아스파탐 43㎎ 함유 시)는 하루 55캔, 750㎖ 탁주(아스파탐 72.7㎎ 함유시)는 하루 33병을 섭취해야 1일 허용량에 도달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식약처에 따르면 2019년 조사결과 한국인의 아스파탐 하루 평균 섭취량은 JECFA 기준치 대비 0.12%에 불과했다.

‘제 2의 사카린’ 될까…‘2B군’이었던 사카린·커피도 재분류

아스파탐이 ‘제2의 사카린(사카린나트륨)’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사카린나트륨은 IARC가 1987년 ‘2B군’에 분류했지만 1995년 EFSA는 사카린이 암을 유발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이후 1999년 IARC는 과학적 근거 부족으로 사카린을 ‘인체 발암성으로 분류할 수 없는 물질’인 ‘3군’으로 재분류했다.

비슷한 사례는 또 있다. 바로 커피다. IARC는 1991년 커피를 ‘2B군’으로 분류했으나 2016년엔 “커피 자체가 암을 유발한다고 볼 근거가 없다”며 ‘3군’으로 재분류했다.

즉 IARC가 아스파탐을 ‘2B군’으로 분류했다고 해서 영원히 발암 가능 물질이 되는 것은 아니다. 후속 연구에 따라 재평가될 수도 있다. 다만 소비자에게 발암 가능 물질이라는 낙인이 찍힐 수 있어 명예회복이 쉽지는 않다.

“감미료 대체, 최선 아냐”…‘단맛 탐닉 위험·알고나 먹자’ 지적도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아스파탐 섭취를 보다 신경써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올해 5월 WHO는 인공감미료의 무분별한 섭취를 지적하는 새로운 권장사항을 발표한 바 있다. “인공 감미료는 체지방 감소에 도움되지 않으며, 장기 섭취시 제 2형 당뇨, 심장질환 및 조기 사망 위험도 증가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과학적 연구들에 따른 입장이다. WHO 측은 “인공 감미료는 건강 식품이 아니다. 인공 감미료로 설탕을 대체하는 것은 최선의 선택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건강을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으로 ‘단맛’에 대한 탐닉을 줄여야 한다는 말이다. 전문가들은 인공감미료 섭취가 단맛에 대한 내성과 욕구를 증가시켜 더 많은 단 음식을 찾게 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또 아스파탐이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된 이상, 아스파탐 사용량 표시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일부 시민단체의 목소리도 나온다. ‘안전성 논란이 있다면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주고, 알고나 먹도록 해야한다’는 주장이다.

아스파탐이 초가공식품에 주로 이용된다는 점도 문제다. 가공과정이 복잡한 식품들은 대부분 영양소가 손실되고 지방·설탕·나트륨·식품첨가물이 많아 장기간 다량 섭취시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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