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육성연 기자] 토란은 추석 절기 음식 중 한·중·일 삼국이 모두 먹는 식재료다. 감자와 고구마가 전해지기 전까지 토란은 쌀을 대신해 배고픔을 해결해 준 구황작물이었기 때문이다.
하와이에서도 즐겨 먹는데, 한국과 달리 속살이 자줏빛인 토란 품종을 이용한다. 자주색 토란을 으깨서 걸쭉하게 만든 것이 ‘포이(poi)’다. 카리브해에서도 토란을 수프나 스튜로 끓여먹는다.
여러 지역에서 다양한 형태로 사용되는 토란은 그 이름처럼 영양소가 풍부한 식재료다. ‘흙 토(土)’에 ‘달걀 란(卵)’으로 ‘땅에서 나는 달걀’이라고 칭할만큼 영양이 풍부하다는 의미를 가졌다.
식이섬유와 칼륨이 많으며, 토란 특유의 미끈미끈한 갈락탄(galactan) 성분은 몸 속 콜레스테롤 수치 개선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2010년 한국식품과학회지에 실린 쥐실험 연구에 따르면 토란분말을 제공한 쥐그룹은 대조군보다 간에 지방이 쌓이는 현상이 억제됐으며, ‘나쁜’ LDL 콜레스테롤 수치도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토란은 소화도 잘 된다. 전분이 적어 다른 작물보다 소화가 잘 될 뿐 아니라 위를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조선시대 의서 ‘동의보감’에서는 ‘(토란이) 배 속의 열을 내리고 위장 운동을 원활하게 해주는 음식’이라고 적혀있다.
토란은 국과 탕, 조림 등으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데, 주의할 점은 반드시 열에 익혀 먹어야 한다는 점이다. 토란 속 옥살산칼슘 성분을 제거해야 하기 때문이다. 섭취시 혀가 아리거나 복통, 두통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손질 과정에서는 비닐장갑을 착용 후 껍질을 벗기는 것이 좋다. 맨손으로 작업시 피부가 약할 경우 가려움증이나 쓰린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껍질을 벗긴 토란은 아린 맛을 제거하기 위해 쌀뜨물에 담궈두거나 소금물에 삶아 찬물에 헹구면 좋다.
토란과 최고의 궁합을 자랑하는 재료는 다시마다. 다시마에 풍부한 알긴과 요오드 성분이 토란 속 수산석회의 흡수를 억제해 준다. 수산석회는 다량 섭취시 결석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또한 다시마 특유의 감칠맛이 토란의 떫은 맛까지 잡아내면서 맛을 한층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요리시 다시마를 첨가하면 더욱 맛있는 토란을 즐길 수 있다.
토란은 주로 추석에만 먹게 되지만, 맑은 토란국 외에도 레시피는 다양하다. 토란 들깨탕, 토란 조밥, 토란 수수 지짐이, 토란 사태 찜 등 다양한 요리에도 이용할 수 있다.
[농촌진흥청 제공] |
gorgeou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