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육성연 기자] 지금이 제철인 참외와 멜론은 형제지간이다.
농촌진흥청이 2014년 발간한 ‘달콤한 향기의 채소’ 자료에 따르면 참외와 멜론은 식물학적으로 같은 작물이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유럽 지역으로 전해진 것이 서양 멜론이고, 동양으로 전파돼 우리나라의 자연·기후에 맞게 적응된 것이 참외다. 참외는 주로 한국에서 재배되는 과일이란 뜻에서 ‘코리안 멜론’이란 이름을 가졌다.
뿌리가 같은 참외와 멜론은 공통점도 있지만 동서양의 지역에서 각자 정착되면서 생김새는 물론, 영양소나 맛에서도 차이가 생겼다.
일본에서 기능성 표시식품으로 등록된 한국산 참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제공] |
우선 참외는 과일중 가장 엽산이 많은 과일이다. 경상북도농업기술원의 연구에 따르면 참외 100g당 엽산 함량은 132.4 마이크로그램(㎍)으로, 과일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참외는 칼륨이 많은 과일로도 유명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영양성분자료에 따르면 참외 100g당 450㎎의 칼륨이 들어있는데 이는 멜론(137~374㎎)보다 많은 함량이다. 칼륨은 우리 몸에서 나트륨 배출을 돕는다.
참외와 달리 멜론 과육의 색깔은 녹색, 황록색, 적색 등 다양하기 때문에 영양소에도 차이가 난다. 대체적으로 녹색이나 황록색의 과육에 비타민C가 많고 적색을 띤 과육에는 비타민A의 함량이 높다. 멜론과 참외에서 공통적으로 주목할 만한 성분은 ‘가바(GABA, Gamma-Aminobutyric acid)’라는 기능성 성분이다.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신경전달물질로, 불안 해소와 항우울 증상, 혈압강하 등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참외는 ‘스트레스 완화’라는 기능성 표시를 달고 일본 현지에서 팔릴 수 있게 됐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가바 성분이 풍부한 한국산 참외는 일본에서 일시적인 스트레스 완화 효과를 인정받아 올해 8월 4일 일본 소비자청에 기능성표시식품으로 등록됐다.
맛에서는 참외와 멜론 모두 달콤한 과육을 가지고 있다. 씨가 붙어있는 하얀 부분인 태좌도 공통된 특징이다. 참외의 태좌에는 과육보다 5배나 더 높은 엽산과 비타민C가 들어있다. 달달한 맛도 책임진다. 반면 멜론의 태좌는 당 함량이 비교적 높지 않아 오히려 태좌를 긁어내고 먹어야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다.
참외와 멜론의 장점을 합친 프리미엄 과실도 최근 국내에서 개발됐다. 경북 성주군 산지에서 재배한 ‘베타카로틴 참외’는 멜론과 참외를 접목한 신품종이다. 당도가 일반 참외보다 5브릭스(Brix·당도측정단위) 이상 높고, 베타카로틴이 107㎎/㎏ 함유된 기능성 품종이다.
보관법에도 차이가 있다. 가정에서 멜론을 단기간 보관할 때는 상온(20∼25도)에 두는 것이 좋다. 멜론을 냉장고에 장기간 넣어두면 단맛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먹기 2시간 전에 멜론을 냉장고에 두었다가 꺼내 먹으면 가장 달고 시원한 멜론을 즐길 수 있다.
반면 참외는 냉장고에 보관해야 한다. 참외는 저온에서 단맛이 잘 유지되고 상온에서는 쉽게 상할 수 있어 구입후에는 냉장고에 넣어둔다.
멜론 볶음밥(왼쪽), 멜론연어롤 [농촌진흥청 제공] |
참외와 멜론은 달콤한 맛이 강해 주로 디저트로 애용되나, 다양한 요리에도 활용할 수 있다. 멜론의 경우 밥과도 잘 어울린다. 파인애플볶음밥이나 망고찰밥처럼 멜론 역시 볶음밥이나 연어롤 등에 사용할 수 있다. 특히 멜론의 속을 파내 그릇으로 만들고, 그 안에 멜론볶음밥을 담아내면 레스토랑 못지않은 ‘멜론 볶음밥’이 완성된다.
최근 관심이 높아진 이탈리아의 ‘프로슈토와 멜론’을 만들어도 좋다. 짠 맛의 프로슈토와 달콤한 멜론이 ‘단짠(달고 짠)’ 조화를 이뤄내면서 와인 안주에도 잘 어울린다.
참외는 아삭한 식감을 이용해 ‘참외 샌드위치’나 ‘참외 소박이’에 이용할 수 있다. 소금에 살짝 절인 참외와 마요네즈를 버무린다음, 딸기잼을 바른 식빵에 넣으면 완성이다. 참외에 김치양념장을 채워넣고 숙성시킨 참외 소박이 역시 여름철 반찬으로 먹기 좋다.
gorgeou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