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육성연 기자] 과일주스나 그릭요거트, 프로틴바 등 ‘건강’을 내세운 식품 중에는 설탕 함량을 줄인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식품기업들이 단 맛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악명이 높은 설탕 대신 사용되는 것은 각종 감미료다.
‘설탕 줄이기’에 돌입한 식품기업들은 다양한 감미료 개발을 통해 ‘저칼로리’, ‘무설탕’ 등을 앞세운 식품을 쏟아내고 있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민텔은 전 세계적으로 저칼로리 또는 0칼로리 감미료를 사용한 식품 수는 지난 5년 간(2017~2022년) 급증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감미료 사용이 체중감량이나 건강 측면에 도움되지 못할 수 있다는 연구들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는 수크랄로스, 아스파탐, 사카린 등의 인공 감미료 뿐 아니라, 알룰로스, 스테비아처럼 ‘천연’으로 불리는 감미료도 포함된다.
최근 보고된 연구들에 따르면 감미료 섭취는 신진대사에 이롭지 못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혈당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미국 임상영양학회지(The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발표된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어바나샴페인캠퍼스 연구진의 논문에 따르면, 정기적으로 인공 감미료를 섭취하면 우리 몸의 세포가 인슐린에 적절히 반응하지 못하게 되면서 혈당 수치를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내 미생물과 식욕에도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연구도 나왔다. 이스라엘 와이즈만연구소 연구진은 2022년 국제학술지 셀(Cell)에 실린 논문에서 “인공 감미료를 많이 섭취한 이들에게서 장 내 미생물의 기능과 구조에 부정적 영향이 나타났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설탕을 대체하는 감미료들은 대부분 칼로리가 낮지만, 오히려 음식에 대한 갈망을 더욱 높일 수도 있다. 2021년 미국의사협회 학술지(JAMA network open)에 실린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연구진 논문에서는 비만과 여성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결과, 감미료가 들어간 저칼로리 음료를 많이 마실수록 식탐이 더욱 증가하고 실제로 다음 식사 때 더 많은 음식을 먹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우리의 의지력은 강렬한 단 맛에 쉽게 압도당한다”고 말했다. 즉 “그것이 설탕이든 ‘가짜 설탕’에서 나온 것이든 중요하지 않다”는 이야기다.
천연 및 인공 감미료 사용에 대한 의견은 아직 분분하며, 더 많은 인체 실험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도 많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이러한 감미료들이 가공식품에 많이 사용된다는 점이다. 시리얼, 주스, 스낵, 빵, 요거트, 통조림, 샐러드 드레싱, 조미료 등 그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가공 식품의 과다섭취가 만성 질환 및 비만을 초래한다는 것은 이미 입증된 사실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감미료의 종류가 다양하고 이름이 어려워 감미료를 먹고 있다는 것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가능한 감미료가 들어간 가공식품 섭취를 줄이며, 모든 종류의 감미료 사용은 ‘적당히’ 먹는 것이 좋다는 것이 영양학계나 의학계의 공통된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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