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육성연 기자] 100세 이상 건강하게 장수하는 사람들이 많은 지역을 ‘블루존(Blue Zone)’이라 부른다. 이 용어는 오랫동안 전 세계 장수마을을 연구해온 댄 뷰트너(Dan Buettner)가 저서 ‘블루존(Blue Zones)’에서 표현한 단어다. 미국 내셔널지오그래픽사의 연구위원인 그는 이탈리아의 사르데냐, 일본의 오키나와, 코스타리카의 니코야, 그리스의 이카리아, 미국 캘리포니아 로마린다 지역을 ‘세계 5대 블루존’으로 꼽으며 전 세계적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난해에는 ‘더 블루존 아메리칸 키친’을 출간하며 다시 한번 건강 식습관을 소개했다. 댄 뷰트너는 블루존에서 매일 먹는 식품 중에 견과류와 콩류가 공통적으로 들어간다며, “하루 식단에 견과류와 콩류를 포함시킬 것”을 강조했다.
댄 뷰트너에 따르면, 견과류는 블루존 사람들에게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중요한 식품이다. 대표 견과류로는 아몬드가 손꼽히며, 이카리아와 사르데냐 등에서 인기가 높다. 니코야의 경우 피스타치오를 선호한다.
2018년 미국 의학전문지 뉴잉글랜드 저널오브 메디신(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소개된 논문도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한다. 미국 하버드 T.H. 챈 공중보건대학원 연구진이 20년 이상 성인 7만여 명을 추적관찰한 결과, ‘최소 한 줌의 견과류나 콩류’를 먹는 것처럼 간단히 식단을 변경해도 질환의 위험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었다. 연구진은 “식습관을 극적으로 바꿀 필요는 없으며, 작은 부분부터 실천해나가면 된다”고 전했다.
2015년 국제역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Epidemiology)에 소개된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대학교 연구진의 논문에서도 견과류의 효능은 컸다. 성인 12만여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 매일 견과류를 최소10g씩만 섭취해도 암이나 심장질환 같은 주요 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이 감소됐다.
견과류와 함께 블루존 사람들은 콩류를 음식에서 많이 활용한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물성 위주로 식단을 차리며,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식품이 콩류다. 콩은 이들에게 충분한 식이섬유와 더불어 식물성 단백질과 비타민, 미네랄, 항산화물질까지 보충해준다. 포만감을 높이면서 콜레스테롤이나 혈당 수치를 개선해주는 역할도 한다.
콩류 섭취의 중요성을 과학적으로 증명한 연구들은 꾸준히 보고돼왔다. 2022년 국제학술지 공공 과학도서관-의학(PLoS Medicine)에 실린 노르웨이 베르겐 대학교 연구진 논문에 따르면, 전통 서양식 식단에서 지중해식으로 변경할 경우, 기대 수명이 11년에서 최대 13년까지 연장될 수 있었으며, 이러한 효과에서 콩류는 빠져서는 안될 중요한 역할을 했다. 연구진은 “콩 섭취가 우리 몸의 염증 및 콜레스테롤을 줄이고, 건강 수명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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