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푸드=육성연 기자] 굴은 ‘바다의 우유’라고 불릴만큼 영양소가 풍부한 식품이지만, 섭취시 주의가 필요한 재료이기도 하다.

지난 7월 말 미국 플로리다주의 한 식당에서는 루이지애나산(Louisiana) 생굴을 먹은 40대가 비브리오 패혈증 진단을 받고 사망했으며, 2018년에도 비슷한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비브리오패혈증은 비브리오균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 패혈증으로, 주로 날것의 어패류를 먹을 경우 발생한다.

국내의 경우, 지난 2018년 생굴을 나눠먹은 고등학생들이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돼 집단 식중독에 걸리기도 했다. 지난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검사에서는 생식용 굴 7건이 기준치 이상의 노로바이러스 검출로 적발됐다.

이 같은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은 비브리오 패혈증균과 살모넬라균, 노로바이러스 등 다양하다. 비브리오 감염은 수온이 높아지는 5월에서 10월 사이에,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은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많이 발생한다. 즉 생굴의 경우 여름뿐 아니라 겨울철까지도 안전한 섭취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얘기다. 9월부터 12월까지는 제철을 맞은 굴의 섭취량이 많아지고 기온이 낮기 때문에 관리에 방심하기도 쉽다.

최근에는 기후위기로 인한 바닷물의 온도 상승도 이러한 미생물 감염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적받는다. 생굴 사고 소식에 전염병 전문가인 프레드 로페즈(Fred Lopez) 교수는 현지 매체를 통해 “기후 위기는 미생물 감염을 일으키는 기간을 연장할 뿐 아니라 지리적 범위를 확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균에 감염된 생굴은 무엇보다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에게 치명적이다. 세균에 오염된 생굴은 건강한 사람에게는 설사처럼 가벼운 증상에 그칠수 있으나, 당뇨나 간 · 신장질환 등이 있거나 면역체계가 약한 사람에게는 생명을 위협하는 혈액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고위험군의 경우 비브리오 패혈증의 치사율은 50%에 이른다.

하지만 굴은 잘못이 없다. 문제는 관리와 조리법이다. 시중에 판매되는 굴은 적절한 관리와 조리법을 잘 따른다면 문제가 없다. 노로바이러스의 경우 영하의 날씨에도 살아남지만, ‘열’에 약하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따라서 굴은 가급적 익혀서 먹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굴국밥, 굴전, 굴찜처럼 익힌 메뉴들도 다양하게 즐길 수 있으며, 마늘과 버터 등 굴과 잘 어울리는 식재료를 넣고 조리해도 맛있다.

‘가급적’이 아니라 ‘반드시’ 가열해서 먹어야 하는 굴도 있다. 생굴은 ‘생식용’과 ‘가열·조리용’으로 분류되는데, 껍질을 벗긴 굴 중 제품포장에 ‘가열 조리용’, ‘익혀 먹는’ 등의 표시가 있다면, 반드시 85℃에서 최소 1분 이상 가열해야 한다.

신선한 굴을 고르는 방법도 알아둔다. ‘껍질이 붙은 굴’이라면, 입을 꽉 다물고 있으면서 깨끗한 수조안에 들어있는 것, 또는 패각 속에 해수가 들어있는 것이 좋다. ‘껍질을 벗긴 굴’의 경우, 우윳빛이 돌면서 검은색 테두리가 선명한 것을 고른다. 알이 굵고 속살이 통통하면서 탄력있는 것이 신선한 굴이다.

세척시에는 껍질을 벗긴 굴을 소금물에 10분간 담가 놓은 뒤 씻거나, 물과 함께 무즙을 풀어 5분 정도 두면 이물질 제거에 도움이 된다. 생굴을 먹을 때 뿌리는 레몬즙은 노로바이러스균을 없앨 수 없기 때문에 비린내 제거와 풍미를 높이는 용도로만 사용한다.

일찍부터 굴은 피부미용이나 체력보강 등에 도움되는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칼슘이나 철분, 요오드 등의 미네랄과 비타민이 풍부하기에 성장기 어린이나 회복기 환자에게도 좋은 식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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