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에선 63.4%로 가장 대중적 음료
커피전문점에서는 오트밀크가 대세
가장 빠른 성장세 기록하며 확장중
[리얼푸드=육성연 기자]우유를 대신하는 새로운 식물성 음료들이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다. 식물성 우유 시장을 이끄는 양대산맥은 아몬드밀크와 오트밀크(귀리우유)이다. 아몬드밀크는 전 세계 음료 시장에서 두유 다음으로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며,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이는 오트밀크는 커피전문점을 통해 부상하고 있다.
전통적인 두유를 제외하고 아몬드밀크의 거대한 몸집을 따라갈만한 식물성 우유는 아직 없다. 시장조사기관 민텔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기준으로 글로벌 식물성 우유 시장에서 두유에 이어, 아몬드밀크가 두 번째로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마켓에서는 지난 2020년 전 세계 아몬드밀크의 시장 규모가 약 65억 달러(한화 약 8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몬드밀크는 오는 2026년까지 연 평균 15.8%의 성장율을 보이며, 135억 5000만 달러(한화 약 17조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2020년 전 세계 아몬드밀크의 시장 규모가 약 65억 달러(한화 약 8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리서치앤 마켓) |
글로벌 시장에서 두유가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아시아의 수요 때문이다. 흥미로운 점은 오래전부터 두유를 먹어온 아시아권과 달리, 서구에서는 아몬드밀크의 수요가 높다는 점이다. 특히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식물성 우유 중에서 아몬드밀크가 가장 대중적인 음료로, 전체 시장의 3분의 2가량을 차지한다. 민텔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기준으로 미국의 식물성 우유 시장은 아몬드가 63.4%로 압도적인 비율을 가진다. 뒤를 이어 오트밀크가 9%, 두유 8.6%, 코코넛밀크 5.3%의 순이다. 캐나다 역시 아몬드가 1위(63.4%)이며, 두유가 19%, 코코넛밀크가 9.2%를 차지한다.
미국 식물성 우유 시장에서 아몬드밀크는 63.4%로 압도적인 비율을 가진다(민텔, 2019년 기준) |
국내에서도 ‘새로운’ 식물성 우유 가운데 가장 높은 선택을 받는 것은 아몬드밀크다. 캘리포니아아몬드협회에서 진행한 한국 소비자 대상 인식 조사(2021)에 따르면 ‘최근 구매한 적이 있거나 현재 소비하는 우유 대체 음료 중, 가장 익숙한 종류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아몬드 음료’라고 응답한 사람은 ‘두유’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꾸준하게 이어지는 국내 성장세도 주목할 만하다. 아몬드음료 ‘아몬드브리즈’의 경우, 지난 2015년 블루다이아몬드와 매일유업이 파트너쉽을 맺어 판매를 시작한 이래, 매년 40% 이상의 높은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최근 3년간(2019년~2021년 12월 기준) 매출은 2배 이상 증가했다. 아몬드브리즈 관계자는 “깔끔하고 담백한 맛이 특징인 아몬드브리즈는 건강에 관심이 많거나 우유를 못 마시는 소비자들, 또는 다이어터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비타민E와 칼슘 등이 풍부한 아몬드밀크는 특히 다이어트를 하는 이들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아몬드브리즈가 놓여진 다이어트 식단 사진이 많이 올려져 있다.
아몬드음료 ‘아몬드브리즈’는 지난 2015년 국내 판매를 시작한 이래, 매년 40% 이상의 높은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아몬드브리즈 제공] |
아몬드밀크는 음료 외에도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우유를 대신해 시리얼이나 쉐이크에 넣을 수 있으며, 최근에는 얼린 과일과 아몬드밀크를 갈아서 만든 ‘비건(vegan. 완전 채식) 스무디볼’에도 자주 사용된다. 베이커리 분야, 파스타 및 리조또와 같은 요리에서도 우유를 대신하고 있다.
식물성 음료 시장을 장악한 아몬드밀크와 달리 시장 규모는 아직 미비하나, 커피전문점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대상은 오트밀트이다. 글로벌마켓인사이트 분석 결과, 전 세계 오트밀크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해 오는 2026년에는 지난 2019년보다 2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식물성 우유 시장에서 오트밀크의 성장률은 전년 대비 304%로, 식물성 우유 가운데 가장 높다. (민텔, 2019년 기준) |
특히 미국 내 성장은 매우 빠르다. 민텔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기준으로 미국 식물성 우유 시장에서 오트밀크는 9% 규모에 그쳤지만 성장률은 전년 대비 304%로, 식물성 우유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오트밀크의 빠른 성장은 스웨덴의 귀리음료 제조업체 오틀리(Oatly)의 활약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2001년부터 제품을 선보이면서 오트밀크를 널리 알렸으며, 지난해에는 미국 나스닥 시장에도 상장됐다. 당시 투자에는 세계 최대 대체투자자산운용사인 블랙스톤(Blackstone)과 함께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전 회장 등의 유명인들이 대거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토니 피터슨 오틀리 CEO가 귀리밭에서 “일반 우유 같지만, 인간(환경)을 위하는 귀리 우유”라는 노래를 부르고 있다[오틀리 제공] |
오틀리의 성장 비결은 친환경 마케팅과 더불어 커피전문점에 집중공략한 점이었다. 오틀리는 고급 커피를 다루는 카페를 통해 라떼 전문제품인 ‘바리스타 에디션’ 을 내놓으며 인기를 끌었다. 라떼 메뉴에서 우유 대체제였던 두유를 또 다시 ‘대신하는’ 대상으로 떠오른 것이다. 오틀리는 현재 미국 전역의 스타벅스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국내의 경우 스타벅스코리아에서 자체개발한 오트밀크를 사용중이다.
투썸플레이스의 오트밀트 메뉴 [투썸플레이스 제공] |
커피전문점 투썸플레이스 또한 지난해 2월부터 오트밀크 메뉴를 꾸준히 내놓고 있다. 에스프레소에 오트밀크를 넣은 ‘오트 화이트 카페라떼’를 비롯해 코코넛과 바나나를 응용한 ‘데일리 오트 코코넛 라떼’, ‘데일리 오트 바나나 프라페’도 선보였다. 투썸플레이스 관계자는 “기존 메뉴에 대한 우유 변경 옵션뿐 아니라 오트밀크 전용 메뉴를 선보이며, 다양한 식물성 우유의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명 커피전문점 뿐 아니라 일반 동네 카페에서도 오트라떼를 제공하는 곳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비타민E를 내세우는 아몬드밀크와 달리 오트밀크의 대표 영양소는 베타글루칸이라는 수용성 식이섬유이다. 베타글루칸은 장 내 노폐물 배출을 돕고, ‘나쁜’ 콜레스테롤 흡수를 돕는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는 현재 글로벌 식물성 우유 시장의 매출을 19조 원으로 보고 있으며, 이는 전체 우유 시장 점유율의 13%를 차지한다. 오는 2026년까지 5.3% 연평균 성장률이 예상된다. 국내 식물성 우유 시장의 경우, 식품산업통계정보(FIS)에 따르면 지난 2016년 4663억 원에서 2021년 6337억 원)으로 급성장했으며, 오는 2026년에는 약 8251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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