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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 같은 피자가 아니다…여기가 진짜 나폴리
  • 2016.12.19.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피자는 수천년 간 이탈리아 음식 문화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했다. 피자의 유래에 대한 설은 다양하지만 대중화에는 나폴리 피자가 큰 역할을 했다. 나폴리는 피자의 본산이라고 할 만하다.

오늘날과 같은 피자의 형태는 18세기 시작됐다. 이후 1830년 캄파니아주 나폴리에서 피체리아라는 이름으로 상품화되며 전 지역으로 퍼졌다. 특히 움베르토 1세의 왕비인 마르게리타가 피자에 관심을 보이자, 1889년 나폴리의 유명 피자점 주인인 돈 라파엘 에스폰트가 토마토소스, 바질, 모짜렐라 치즈 등 이탈리아 국기를 상징하는 세 가지 색이 조화를 이룬 마르게리타 피자를 만들었다.

전통 나폴리피자협회가 결성된 것은 1984년이다. 피자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자 ‘피자의 원형이 사라지고 있다’는 안타까움이 이들을 결집시킨 요인이었다. 나폴리 시내엔 ‘베라 피자(Vera Pizza)’ 글씨와 함께 가면을 쓴 광대가 피자를 들고 있는 그림이 그려진 로고가 붙은 피자집에 흔하다. 이 곳은 나폴리 정통 피자를 파는 가게다. 나폴리피자협회가 인증해준 곳이다.

이 로고가 붙은 국내 피자집도 있다. 하지만 모든 곳이 나폴리피자협회(AVPN: Associazione Verace Pizza Napoletana)의 인증을 받는 것은 아니다. 엄격한 8개의 규정을 담은 가이드라인이 있다. 이 규정을 준수해야 ‘진짜 나폴리 피자(Vera Pizza Napoletana)’라고 하는 인증을 부여한다.

<나폴리 피자 규정>

①장작화덕 사용
②화덕 온도는 485℃
③둥근 형태
④수제 크러스트 반죽
⑤크러스트 두께는 2cm 이하
⑥피자 가운데 부분의 두께는 0.3cm 이하
⑦토핑은 토마토소스와 치즈
⑧쫄깃하고 부드러운 식감, 쉽게 접어먹을 수 있는 두께

이미 국내에도 소문난 피자 전문점이 넘쳐나지만 나폴리피자협회로부 인증받은 자부심으로 ‘진짜 피자’를 내놓고 있는 피자점을 찾아봤다.

1. 베라피자

상호부터 베라 피자다. ‘베라’는 이탈리아어로 ‘진짜’라는 의미다.

서울 한남동에 위치한 베라 피자는 SPC그룹이 운영 중이다. 이 곳의 대표 메뉴는 나폴리피자협회에서 인증받은 ‘마리나라(Marinara)’와 ‘버팔로 모짜렐라 마르게리타(Margherita con bufala)’피자다. 마리나라는 토마토소스, 마늘, 바질, 올리브 오일 등 최상의 재료로 맛을 낸 가장 기본적인 나폴리식 피자이며, 버팔로 모짜렐라 마르게리타는 버팔로 모짜렐라 치즈,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 등으로 만들었다. 깔끔하고 담백해 이탈리아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피자다.

SPC 관계자에 따르면 ‘베라’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화덕이다. 베라의 화덕은 폼페이를 멸망시킨 화산으로 유명한 베수비오 화산석을 현지 최고의 장인이 한층 한층 쌓아 만들었다. 이 화덕에서 이탈리아 D.O.P 인증(지역농산물 품질인증서)을 받은 올리브오일, 토마토 페이스트, 버팔로 모짜렐라 치즈를 올려 참나무 장작에 구워낸 피자는 원료에서부터 제조방식까지 원조의 맛을 재현한다.

2. 볼라레
서울 방배동 서래마을 볼라레는 한국인 최초로 나폴리피자협회로부터 인증을 받았다. 이 곳은 이탈리아 유명 요리학교인 ICIF 출신의 정두원 오너 셰프가 운영하는 이탈리아 레스토랑이다. 방배동 카페골목에서 30년간 자리를 지켰던 ‘장미의 숲’이 이 곳으로 옮겨왔다. 서래마을에서도 이미 유명한 피자집이다.

볼라레는 나폴리의 구석구석에 자리잡은 현지인들의 피자 맛을 그대로 구현했다. 토마토소스와 올리브오일, 마늘이 조화를 이룬 마리나라와 나폴리에서 태어난 마르게리타, 화덕에서 갓 구워 내놓는 식전빵, 모짜렐라와 프로토슈햄을 얆게 펴올린 루꼴라 피자가 인기다.

3. 더 키친 살바토레 쿠오모
서울 청담동 도산공원에 위치한 스타셰프 살바토레 쿠오모가 설립한 이탈리아 레스토랑이다. 탁 트인 오픈 키친 스타일의 내부에선 살바토레 쿠오모라는 상호가 새겨진 검은색 화덕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이 화덕은 이탈리아 나폴리의 화덕 장인이 현지 재료들을 가지고 한국을 방문해 손수 만들었다.

이 곳은 지난 2009년 4월 국내에선 최초로, 세계에선 300번재로 나폴리 피자협회로부터 인증을 받았다. 앞서 케이블 채널 tvN ‘수요미식회’에도 등장, 출연자로부터 “우리나라에서 제일 맛있는 피자집”이라는 극찬을 듣기도 했다. ‘마리나라 No.1′, 나폴리 피자대회에서 우승한 ‘D.O.C 피자’가 유명하다. ‘D.O.C 피자’는 체피 토마토, 바질, 부팔라 모짜렐라 치즈가 풍성하게 올려져 있다.

4. 빠넬로 
서울 홍대 일대의 수많은 피자 전문점 가운데 나폴리 피자협회로부터 인증받은 유일한 피자전문점이다. 아기자기한 규모이기에 활활 타오르는 화덕 안에서 피자가 구워지는 장면들을 가까운 거리에서 볼 수 있다는 것도 특이점이다.

이 곳을 다녀온 사람들이 특히나 추천하는 메뉴는 살시챠 프리아리엘리다. 한국에선 잘 알려진 피자가 아니라 더 독특하다. 올리브오일과 마늘, 페페론치노를 넣고 볶은 프리아리엘리에 익힌 살시차와 모짜렐라를 올려 구워낸다. 식욕을 돋우는 빨간 토마토 소스는 없지만 나폴리를 상징하는 피자라 할 수 있다.

5. 대전 피제리아 다 알리 
대전 유성구로 가면 한국에서 두 번째로 나폴리피자협회로부터 인증을 받은 피자집이 있다. 세계에선 497번째다. 지방에선 최초로 인증을 받은 곳으로 tvN ‘수요미식회’에 출연했고, 트래블스푼이 선정한 전국 10대 화덕피자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이탈리아 유학파 셰프가 나폴리 피자 맛을 구현, 장작화덕에서 구워낸 피자 도우의 담백하고 쫄깃한 맛이 일품이다. 마리나라, 마르게리타부터 피자 위에 감자튀김과 소시지를 올린 빠따떼&우스텔과 같은 독특한 메뉴도 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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