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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즘 ‘핫’한프리미엄 햄버거 직접 먹어보니…
  • 2017.02.08.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햄버거도 나름 억울했을 것이다. 탄수화물(번)과 단백질(패티), 식이섬유(야채)까지 갖춰진 식단임에도 불구하고 패스트푸드의 대명사로 수십년 동안 낙인이 찍혀 죄악시(?) 되곤 했으니 말이다.

사실 문제는 따로 있다. 부위와 성분을 알 수 없는 싸구려 지방 덩어리 패티, 고당도 고나트륨으로 범벅된 소스, 공장에서 첨가물과 보존제가 필수였던 번. 그리고 트랜스지방 감자튀김과 설탕과잉 콜라까지….

이 두 가지 사이드(감자튀김ㆍ콜라)를 빼고 재료도 더 건강하게 바꾸면 햄버거는 끼니로 충분한 영양과 맛을 즐길 수 있는 음식이다. 패스트푸드점에서 단가를 맞추기 위해 내놓았던 고칼로리 저가 햄버거가 아니라, 양질의 재료로 프리미엄 버거 시대가 열렸다. 비싸도 먹겠다는 이들을 위해 프리미엄 버거를 기자가 직접 먹어봤다.
쉐이크쉑 쉑버거ㆍ쉑스택ㆍ스모크쉑(위부터 시계방향).

▶뉴욕감성 미 3대 버거 ‘쉐이크쉑(쉑쉑버거)’=미각 노마드족이라면 일찍이 지난 여름, ‘쉐이크쉑’(쉑쉑버거)이 한국에 들어오자 뙤약볕을 마다 않고 줄을 섰을 게다. 뒷북이지만, 기자도 직접 먹으러 청담 2호점에 다녀왔다. 지난 주말 밤 9시가 넘은 시각. ‘오픈발’이니 ‘거품’이니 말들이 많았지만, 쉐이크쉑은 여전히 인기몰이 중이었다.

7일 SPC에 따르면 1호점인 강남점에서는 하루 3000~3500개의 버거가, 2호점인 청담점에서는 하루 2000~2500개가 팔려나간다. 
쉐이크쉑 청담점. 일요일밤 9시가 넘은 시간에도 사람들로 북적인다.

브루클린 버거와 아이엠어버거를 좋아했던 기자 역시 얼마나 맛있으려나 잔뜩 별렀다. 한 입 물자, ‘인정’ 소리가 나왔다.

포테이토 번은 쫄깃하지만 부드럽게 찢어지고 항생제와 호르몬제를 먹이지 않은 앵거스 비프 패티는 잡내가 전혀없다. 그 위로 녹아내린 치즈, 신선한 토마토와 양상추로 만든 ‘쉑 버거’는 가장 기본 토핑만으로도 훌륭한 맛을 낸다. 단, 베이컨이 추가된 ‘스모크 쉑’은 베이컨이 웬 과자인줄 알 정도로 굽기에 실패한 모양이었다. 버섯 패티로 맛을 낸 ‘슈룸 버거’도 테이블 곳곳에 보였다. 
쉐이크쉑 ‘스모크쉑’ 베이컨만 리오더 하고 싶은 심정.

SPC 확인 결과 번과 고기 모두 미국 본사에서 직접 공수한다. 고기는 냉동상태로 들여와 매장에 나가기 하루전 필요한 만큼만 해동해 패티로 만들어진다. 쉑버거 싱글 6900원, 더블 1만900원, 스모크쉑 싱글 8900원, 더블 1만2900원.

뉴욕감성 비용 운운하거나 가성비 따질거면 버거킹으로 직행해 올엑스트라(all extra)를 먹는게 정신건강에 이롭지 않을까. 다만 프렌치프라이(크링클컷 프라이)와 음료가 함께 있는 세트가 없는 게 다소 불친절하게 느껴지기도….(기자의 평)

그리고 맛있게 먹다가 영수증을 보면 입맛이 떨어지는 희한한 경험을 하기도 했다는 게 지인들의 귀띔.

▶맥도날드 60년 인생의 야심작 ‘시그니처 버거’=프리미엄 앵거스 비프를 사용한 130g의 두툼한 소고기 패티와 브리오슈 번, 히코리 스모크 베이컨, 아보카도 등 기존 버거 체인에서 볼 수 없었던 프리미엄 재료를 사용했다. 계란과 치즈를 사용한 ‘골든 에그 치즈버거’, 진하게 구운 버섯과 양파, 고소한 뮌스터 치즈, 이탈리안 발사믹 소스를 쓴 ‘그릴드 머쉬룸 버거’, 아보카도에 사워크림과 스리라차 핫소스를 더한 ‘스파이시 아보카도 버거’등 총 3가지다. 맥도날드가 이렇게 ‘고급진 맛’을 내다니 싶다. 
맥도날드 골든 에그치즈버거ㆍ그릴드 머쉬룸버거ㆍ스파이시 아보카도 버거(위부터 시계방향).

미각적 선택과 한참 먼 거리, 궁핍할 때 대충 때우던 끼니, 패스트푸드 시장의 몰락 등 갖가지 편견에 맞서듯 반전을 노린 패기가 느껴진다. 시그니처 버거 단품 7500원, 세트 8900원.

별로 눈에 띄지도 않던 흔남이 어느날 갑자기 킹카가 돼 나타난 기분. 기껏 오른 성적표를 엄마에게 보여드렸을 때 하시던 말씀도 절로 나온다. “그거봐 이렇게 잘할거 왜 진작 안했어.”(기자의 평)

▶이름그대로 정직, 서래마을 ‘어니스트버거’=영국식 브런치 맛집으로 이름난 파크로얄 1층에 자리잡은 영국스타일의 수제 프리미엄 버거집. 앞서 두 가지가 프랜차이즈 프리미엄 버거였다면, 어니스트버거는 매일 아침 직접 만드는 번, 40시간을 숙성시킨 100% 쇠고기 패티, 피클, 소스 하나까지 셰프의 손에서 직접 만들어지는 진짜 수제버거다. 낮은 조도와 아늑한 분위기는 쉐이크쉑과 맥도날드의 시장통 같은 느낌과는 정반대라 한껏 멋내고 와도 좋다. 갈비살, 부채살만 사용한 두툼한 패티에 화이트 트러플, 양송이 버섯, 포르치니 마요네즈, 치즈가 들어간 트러플 버거를 맛봤다. ‘버섯맛 좀 내는데?’ 정도가 아니라 크리미한 소스와 버섯풍미가 뜻밖의 감동을 안긴다. 
서래마을 ‘어니스트 버거’ 쉬림프버거ㆍ트러플버거.

이곳은 서래마을 프랑스인들을 비롯한 외국인들에게도 인정받은 곳이다. 어니스트버거의 오너인 김지원 씨는 “서래마을이다보니 프랑스인들이 많이 찾아온다”며 “특히 단골 프랑스가족이 있는데 오실때마다 한 문장씩 불어를 가르쳐주시는 분들이 있고, 재방문하시면 전에 알려준 문구를 꼭 퀴즈를 내시기도 한다. 햄버거 낼 때 보다 더 긴장된다”고 했다. 어니스트버거 9800원. 트러플버거, 쉬림프버거 각각 1만500원, 1만2800원.

프랜차이즈 프리미엄 버거에서 ‘맛있네’ 싶다가 어니스트 버거에서 미각감동의 방점을 찍는다.(기자의 평)

summ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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