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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못생겼지만 저는 괜찮은 아이입니다’
  • 2017.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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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푸드=육성연 기자]이들이 등장하면 ‘못생김 주의보’가 뜬다. 추한 감자, 실패한 토마토, 괴상한 사과, 두다리 당근, 주먹코 딸기, 허리 휜 오이들…
 

미인대회는 사람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못생긴 야채와 과일은 외모 실패에서 그치지 않고 무참히 버려지기까지 한다. 아름다워할 장신구도 아닌데 단지 못생겼다는 이유에서다.
 
세계적인 스타 셰프인 영국의 제이미 올리버는 “50만 명의 영국인들이 푸드 뱅크(빈곤층을 위한 급식소)에 의존하고 있는데, 채소와 과일이 버려지는 것은 범죄에 가깝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을 정성껏 길러낸 농부들도 울상을 짓는다. 미국의 한 농부는 라디오에서 자신이 키운 작물의 30~35%가 “괴상하게 생겨 버려진다”고 호소했다.
 
못생긴 농산물을 구입하자는 프랑스 ‘앵테르마르셰’의 캠페인

▶‘못생김’이 치뤄야 할 대가, 환경오염=못생긴 농산물을 무참히 버린 ‘죄’로 우리가 치뤄야 할 대가는 크다. 음식물 쓰레기로 인한 환경오염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전 세계의 음식물 쓰레기는 매년 13억톤이나 된다. 특히 매립지에 버려진 농산물은 메탄을 내뿜는데, 메탄이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은 이산화탄소의 21배다.
 
먹지도 않는 농작물을 기르기 위해 사용되는 물, 비료, 에너지, 기타 자원들의 양도 어마어마하다. 쓰레기 반대 연맹인 자연자원방어회(ReFED)에 따르면 미국에서만 전체의 40%에 달하는 식품이 그대로 버려지는데, 이를 생산ㆍ운송하는 과정에서 사용된 물의 양은 미국 전체의 4분의 1이나 된다.  
 
버려진 농산물로 셰프들이 음식을 만드는 ‘wastED’ 캠페인 (wastED 홈페이지)

▶‘못생겨도 괜찮아’=환경오염에 영향을 미치는 못난이들에게도 기회가 오기 시작했다. 이들을 다시 바라보자는 캠페인이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지구환경을 지킬뿐 아니라 지구촌의 굶주림 해결에 도움이 되고, 농가 소득은 증가하며 소비자는 착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환경단체의 끈질긴 노력으로 이들은 지난해 ‘타임지’ 표지모델까지 장식했다. ‘못생긴 야채나 과일도 먹자’는 타이틀과 함께 말이다. 
버려진 농산물로 셰프들이 음식을 만드는 ‘wastED’ 캠페인 (wastED 홈페이지)

프랑스의 대형마트인 ‘앵테르마르셰(Intermarche)’는 2014년부터 못생긴 야채나 과일을 30%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캠페인을 벌여 큰 성과를 얻었다. 이들에게 ‘못생긴’ 대신 ‘명예롭지 않은’이라는 이름도 지어주었다. 지난해 2월 ‘삐딱한 야채 박스’를 판매한 영국의 ‘아스다(Asda)’는 이 박스들이 수백톤의 쓰레기를 살려낸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소비자들이 나서 ‘못생긴 과일과 채소를 판매하라’는 캠페인을 벌여 14만 5000명이 서명했으며, '팜투페이블'(farm to table)을 운동을 펼치는 미국의 유명 요리사인 댄 바버는 지역농부들과 합심해 못생긴 농산물로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wastED’ 캠페인을 진행했다. 해외 사례와 관련,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관계자는 “소규모 생산자, 친환경 상품, 환경보호에 관한 측면이 상품 가치에 있어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지역 유통농협 a마켓에서 못난이 농산물을 판매중이며, 옥션, 11번가 등의 온라인몰 업체들도 B급 농산물의 카테고리를 신설했다. 옥션 관계자는 “못난이 농산물이 더 맛있고 건강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기존에 잡혀있던 고정관념이 변화되고 있다”며 “흠집이 있거나 못생긴 농산물을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못난이 농산물은 멍들거나 상한 것이 아니다. 그저 못생겼을 뿐이다. 미국 방송 NPR에 따르면 과수 전문가인 엘라이자 그린먼의 연구결과 못생기거나 흠집있는 과일의 당도가 약 2~5% 더 높았다. 또 2014년 ‘영국 영양학 학회’ 연구에 따르면 못생긴 채소가 일반 채소보다 산화방지제가 20~ 40% 더 높을뿐 아니라 살충제 잔해도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gorgeous@heraldcorp.com

Go green은 리얼푸드가 내추럴푸드 기업 올가니카와 함께하는 환경보존 활동의 일환입니다. 지속 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친환경 재료 사용, 음식물 쓰레기 최소화, 야생동물 보호 등 더불어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컨텐츠를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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