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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강한 회삿밥①]“집에서도 소홀해지는 저염식 회사에서 챙겨먹어요”
  • 2017.02.16.
-나트륨 함량 절반으로 낮춘 저염식 제공하는 롯데백화점 본점 직원식당

[리얼푸드=박준규 기자] 지난 13일 정오.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15층에 있는 직원식당은 그야말로 북새통이었다. 층마다 흩어져 일하던 판매사원, 사무직, 청소직원들이 오전업무를 마치고 한데 모였다. 식당 입구에서 메뉴를 확인한 직원들은 대부분 국밥이나 비빔밥을 내는 일반식 코너로 몰려갔다. 사람들이 몰리면서 10~15m짜리 줄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일부 직원들은 다른 선택을 했다. 배식대 한쪽 끝에 마련된 건강식 코너를 선택한 것. 4~5명이 무리지어 식당으로 들어오면 한 명 정도만 여기서 식사를 받아갔다.
롯데백화점 직원들이 건강식 코너에서 음식을 받고 있다.

이날 건강식 코너 메뉴는 현미밥, 스크램블에그, 닭가슴살데리야끼구이, 된장국, 야채샐러드와 과일이었다. 샐러드용 야채와 사과가 담긴 접시가 냉장 쇼케이스 안에 줄맞춰 있었다.

건강식 코너 천장엔 모니터가 달렸는데, 오늘 메뉴의 나트륨 제공량이 490.5㎎라고 안내했다. 신라면 1봉지에 든 나트륨 함량(1930㎎)의 4분의 1 수준이다. 이날 일반식 코너에서 제공된 국밥과 비빔밥의 나트륨 함량은 1500~1700㎎이었다.
이날 건강식 메뉴의 나트륨 함량은 490㎎ 수준. 일반식 코너(1500~1700㎎)보다 확연히 낮다.

롯데백화점 직원식당을 위탁 운영하는 제이제이케터링의 김기숙 총괄운영팀장은 “건강식 코너는 나트륨 함량은 평균적으로 600~700㎎ 수준에 맞춘다”며 “아무리 높아도 900㎎을 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면세점 근무복을 입은 이정임(49) 씨를 건강식 코너에서 만났다. 이 씨는 “면세점 직원들을 위한 식당이 따로 있는데 거긴 메뉴가 적고 맛도 자극적인 편이라 일주일에 2~3번은 15층 식당에 올라와서 먹는다”고 말했다. 그는 건강식 코너를 2년째 이용하고 있다.

기자도 직접 건강 코너에서 배식받아 직접 맛을 봤다. 된장국부터 떠먹었다. 짠 기운이 거의 없었다. 스크램블에그도 마찬가지여서 계란 본연의 맛과 약간의 기름기만 느낄 수 있었다. 그나마 구운 닭가슴살에 얹은 소스는 간이 조금 된 상태였다. 하지만 평소 짠맛에 길들여진 사람이라면 분명 싱겁다고 할 수준이었다. 김치는 메뉴에 들어가지 않았는데, 김치만 따로 받아와서 건강식을 먹는 직원도 보였다.
이날 건강식은 현미밥, 스크램블에그, 닭가슴살데리야끼구이, 된장국, 야채 샐러드와 과일로 꾸며졌다.

이곳 전효희 매니저(영양사)는 “데리야끼 소스는 조리사들이 직접 만든 것”이라며 “건강식 메뉴에는 완제품을 납품받아서 사용하는 일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소개했다. 아무래도 식품공장에서 납품받은 식품엔 나트륨이 많이 들었다는 이유에서다. 급식 단가는 건강식과 일반식 모두 3300원에 맞춰져 있다.

롯데백화점 직원식당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삼삼급식소’ 인정을 받았다. 식약처는 2014년부터 한 끼의 나트륨 함량이 1300㎎를 넘지 않는 급식소를 대상으로 삼삼급식소란 이름을 붙이고 있다. 나트륨 저감화 캠페인의 일환이다.
이곳 직원식당은 식약처로부터 ‘삼삼급식소’ 인증을 받았다.

이곳 직원식당에선 적극적으로 건강식 메뉴를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 직원 입장에서는 회사에서 건강한 식단을 먹을 수 있다는 건 긍정적인 일이다. 전 매니저는 “고혈압 등으로 약 드시는 직원들이 많이 이용하고 저염식을 꾸준히 먹고 살도 뺐다는 피드백을 받기도 했다”고 했다.

롯데백화점의 사회공헌 업무를 담당하는 김혁신(35) 씨도 이날 저염메뉴를 선택했다. 그와 함께 점심을 먹던 동료는 국밥을 먹고 있었다. 김 씨는 “집에서나 밖에서 조미료를 까다롭게 조절해서 먹기 어려운데, 회사에서라도 건강을 챙길 수 있어서 (건강 코너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건강코너를 선택하는 비율은 아직 5~10% 수준에 그친다. 이날 2000명 이상의 직원이 식당을 다녀갔고 이 가운데 125명이 건강코너를 이용했다.

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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