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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생호랑이 100년 사이 97% 줄었다…“아시아 인프라 개발이 주범”
  • 2017.02.20.
[리얼푸드=박준규 기자] 아시아를 상징하는 동물인 호랑이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각국이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를 앞다퉈 진행하면서 서식지가 위협받는 실정이다.

세계자연기금(WWF)은 최근 ‘앞으로의 길 : 아시아의 인프라 개발 붐으로부터 호랑이 보호’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아시아 정부들이 인프라 개발 계획 수립 시 지속가능한 개발 방식을 취하지 않는다면 야생 호랑이가 멸종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전세계 야생에는 호랑이 3890마리가 생존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개 인도, 러시아, 네팔, 부탄에 몰려 산다. WWF는 각국 정부와 함께 ▷호랑이 보호지역의 관리 강화 ▷밀렵 금지 및 모니터링 강화 ▷호랑이 밀매 적발 시 강력 대응 등 다양한 대책을 벌였다. 덕분에 호랑이 주요 서식지에 사는 야생 호랑이 숫자는 소폭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100년 전에 10만마리가 살던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초라한 수준이다.

이 보고서에선 호랑이 생태계를 위협하는 가장 큰 위협을 ‘아시아 대륙 전역에 걸친 거대한 인프라 건설 프로젝트’로 규정했다. 실제 2012년부터 오는 2020년까지 아시아 각국은 총 8조달러(한화 약 9100조원)를 풀어 각종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도로, 철도, 운하를 비롯해 석유ㆍ가스 파이프라인, 송전선 등을 설치하는 계획이 주를 이룬다.

마이크 발처(Mike Baltzer) WWF 호랑이 프로젝트 리더는 “인프라 구축은 아시아의 발전에 핵심이지만, 호랑이와 호랑이 서식지를 대가로 개발해서는 안 되며 지속가능한 개발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달버그 국제 개발 자문(Dalberg Global Development Advisor)은 “아시아 각국 정부가 지속가능한 개발을 통해 호랑이를 보호하는 것이 지역주민들에게도 이익이 된다”는 내용의 연구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WWF는 관련 국가들이 개발 계획을 수립하는 단계에서 호랑이와 호랑이 서식지를 보호하는 내용도 포함시킬 것을 촉구하고 있다. 서식지 회복, 밀렵 방지 가이드라인, 멸종 위기 동물 모니터링을 위한 인프라 설립 계획 등이 대표적이다.

마이크 발처는 “정부는 앞으로 경제 개발 계획을 평가할 때 호랑이와 자연환경의 보존상태를 주요 지표로 삼아야 한다. 사람과 호랑이, 생태계를 위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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