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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에서 600만원짜리 녹차가 팔리는 이유는?
  • 2017.02.21.
[리얼푸드=박준규 기자] 일본에서 ‘가격을 낮춰야 산다’는 상식이 깨지는 모습이다. 대담한 가격정책을 내세우면서도 오히려 ‘블루오션’을 개척하는 회사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

21일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일본 식음료 업계에선 고가의 가격을 책정하는 업체들이 눈에 띈다. 재밌는 건 이런 시도가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례로 도쿄 외곽에 자리잡은 디저트 가게 다루마야모치가시텐(だるまや餅菓子店)은 한 접시에 3000엔(약 3만원)에 달하는 빙수를 판매한다. 이 가게는 좌석이 20개 정도에 그치지만 이 빙수는 연간 400그릇 이상 팔린다.

빙수에는 고급 녹차가루, 비료ㆍ농약 없이 키운 유기능 팥을 얹는다. 또 얼음도 그날의 기온과 습도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갈아낸다.

아무리 좋은 재료를 사용하더라도 3000엔이란 가격은 부담스러운 게 사실. 보통의 가게에선 빙수가 300엔 내외에 판매된다. 일본인의 점심값이 평균 800엔 수준임을 감안하면 이곳 빙수 가격은 파격적이다. 하지만 ‘3000엔 빙수’를 맛보기 위해 일본 전국에서 손님이 몰리고 있고 외국인 관광객도 많이 찾는다고 한다.

한 병에 최대 60만엔(약 600만 원)에 팔리는 녹차도 있다. 대량생산이 어려운 고급 차 잎만 사용해 약 일주일간 수작업으로 차를 추출, 품질을 오래 유지하는 와인병에 담아 고급 목재 상자로 포장해 출하한다.

이 제품을 생산ㆍ판매하는 ‘로열블루티’라는 회사는 2014년 설립된 후발주자지만 매년 25%씩 매출이 증가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업계에선 “10~20% 정도의 가격인상은 자칫 매출 감소를 불러올 수 있는데, 오히려 대담하게 10배 이상 가격을 높이게 되면 완전히 새로운 고객층을 확보했다”고 분석한다. 이런 수요층은 자신의 기호나 관심사에 맞는다면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특징을 갖고 있다.

코트라 관계자는 “경쟁 제품과 확연히 차별화되는 부가가치를 부여하고 파격적인 가격을 책정하는 전략이 일본시장에서는 유효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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