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스타그램
  • 뉴스레터
  • 모바일
  • Eat
  • 내추럴푸드
  • ‘농작물 계의 신데렐라’ 콩, 삶았더니 달라진다?
  • 2017.03.08.
[리얼푸드=고승희 기자]콩은 ‘농작물계의 신데렐라’로 불릴 만한 식품이다. 동서고금을 넘나들며 사랑받았고, 전 세계적으로 약 1000여가지 용도로 사용될 만큼 활용도가 높다. 수많은 장수마을에서 널리 먹고 있는 ‘건강의 묘약’이며, 수많은 연구결과를 통해 효능이 입증된 명실상부 ‘슈퍼푸드’다.



▶ 뭐가 좋길래?=콩은 최고의 식물성 단백질 식품이다. 단백질 함량은 그 어떤 농작물과 비교해도 월등하며, 육류와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다.

콩은 단백질 35∼40%, 지방 15∼20%, 탄수화물 30% 정도로 구성돼있다. 식이섬유, 비타민, 무기질 등이 꽉꽉 채워져있다. 콩은100g당 400㎉로 탄수화물 30.7g, 단백질 36.2g, 지방 17.8g, 비타민(비타민 B1, B2, 나이아신 등), 무기질(칼슘, 인, 철, 나트륨, 칼륨 등), 섬유소 등으로 구성된다.

콩은 사실 전 세계인이 사랑한 식품으로 세계적인 장수마을의 식단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생명의 묘약이다. 남미 에콰도르의 장수 마을 빌카밤바(Vilcabamba)가 대표적이다. 빌카밤바는 질병이 없는 ‘면역의 섬’으로 유명하다. 이 지역 장수 노인들의 천연 만병통치약은 바로 콩이다. 모든 주민들이 유기농으로 재배한 콩을 주식으로 먹고 있다. 또 다른 장수촌 일본 오키나와에선 에다마메로 불리는 풋콩이 건강의 묘약으로 꼽히고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오키나와 노인들의 식단에선 콩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12%나 됐다. 이 지역 주민들이 즐겨먹는 풋콩에는 단백질 11g, 식이섬유 9g이 함유돼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원광대학교 보건대학원에 따르면 국내 장수마을을 조사한 결과 콩과 마늘 수확량이 많은 지역에 사는 주민들이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수만 년의 역사를 가지고 인류와 함께 했던 콩이 밀레니엄 시대의 슈퍼푸드로 거듭난 것은 많은 연구결과를 통해 콩에 항암 효과가 입증됐기 때문이다. 특히 검은콩 껍질에는 노란 콩에는 없는 글리시테인(glycitein)이라는 항암 물질이 들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콩 섭취는 심혈관 질환에도 영향을 미친다. 꾸준한 콩 섭취는 동맥경화를 유발하는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저밀도지방단백질) 수치와 중성지방을 낮추고,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고밀도지방단백질(HDL)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콩에 들어있는 불포화지방산이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기 때문이다. 또한 콩에는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오메가-3 지방산도 다량 함유돼있다.

콩 섭취는 또한 뼈 건강을 위해서도 좋다. 콩은 골밀도를 유지하고 높여줘 골다공증의 예방과 치료에도 효과적이다. 콩에 들어 있는 아이소플라본이 뼈의 파괴를 막고 골밀도를 높인다. 또한 콩에 함유된 칼슘은 흡수가 좋아 골다공증 예방에 탁월하다.


▶ 삶았더니 달라진다?=건강상 이점이 많은 전통적인 ’슈퍼푸드‘ 콩은 조리방법에 따라 단백질 함량이 달라진다.

지난해 한국식품조리과학회지에 실린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선호도가 높은 대표 국산콩 백태ㆍ서리태ㆍ흑태ㆍ서목태의 단백질ㆍ아미노산 함량은 조리방법에 따라 최대 7%나 차이를 보였다.

네 가지 콩은 조리 이전 상태에선 단백질 함량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100g당 단백질 함량이 가장 높은 것은 서리태였다. 서리태의 단백질 함량은 100g당 43.1g이었으며, 서목태가 42.7gㆍ흑태가 40.9gㆍ백태가 40.8g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리가 시작되면 얘기가 달라진다. 단백질 함량은 조리방법에 따라 달라지는데 삶은 콩, 볶은 콩, 생 콩의 순서로 단백질 함량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삶은 콩은 생콩의 6∼7%, 볶은 콩은 2∼3% 단백질 함량이 증가했다.

이 연구에선 특히 콩에는 반드시 식품을 통해 섭취해야 하는 트립토판 등 필수 아미노산이 모두 들어 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식품에서 이용되는 아미노산(단백질의 기본 물질)은 모두 20가지로, 그 가운데 체내에서 충분한 양이 합성되지 않아 반드시 식품을 통해 섭취해야 하는 것을 필수아미노산이라 한다.

콩은 ’밭에서 나는 소고기‘로 불릴 만큼 단백질이 풍부하지만, 콩 단백질은 한두 가지 필수 아미노산이 빠진 불완전단백질로 통했다. 콩에 가장 많이 든 아미노산은 글루탐산(100g당 약 7g)이고, 가장 적게 함유된 아미노산은 트립토판ㆍ메티오닌이다. 글루탐산은 MSG의 핵심 성분이다.

하지만 이 논문에 따르면 콩에는 트립토판이 일체 검출되지 않았던 기존 연구결과와는 달리 이번에 분석한 4종의 콩에선 모두 미량(콩 100g당 0.4g)의 트립토판이 검출됐다. 트립토판은 ‘행복 물질’인 세로토닌의 원재료로 알려져있다.

연구팀은 “필수아미노산의 하나인 트립토판은 체내에서 비타민 B군의 일종인 나이아신(niacin)으로 전환돼 나이아신 결핍증상, 즉 펠라그라(pellagra) 예방을 돕는다”고 밝혔다. 



▶ 별별 콩들=요즘 생소한 콩들이 마트를 점령하고, 한국인의 밥상 위에 올려지고 있다.

그 중 가장 ‘핫’한 콩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은 일명 ‘미녀들의 콩’으로 불리는 흰강낭콩이다. 이탈리아 투스카니 지역의 미녀들이 많이 먹어 붙은 별칭이다. 서구에서는 콩팥을 뜻하는 ‘키드니’를 붙여 ‘화이트 키드니 빈’으로 불린다.

흰강낭통에는 파세울라민이라는 성분이 풍부하다. 파세울라민은 탄수화물이 지방으로 변환돼 쌓이는 것을 차단한다. 식사 전 흰강낭콩을 꾸준히 섭취하면 체중이 줄고 인슐린 수치가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100g당 단백질 함유량은 22.33g이다. 우유(2.8g)의 7배, 달걀(11.4g)의 2배다.

병아리콩은 이집트콩으로 알려진 콩으로 다이어트에 효과가 좋다. 원산지는 중동이며 지중해, 인도, 중앙아시아 요리에 많이 쓰인다. 다양한 품종의 콩 중에서도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기능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게다가 비타민B1, C, 칼슘, 철분 등 영양소가 풍부하다. 또한 병아리콩에 들어있는 아미노산의 일종인 L-아르지닌은 신진대사를 촉진해 지방 연소와 혈관 확장에 도움을 준다. 기관지염이나 복부팽창, 변비 완화에 효능이 있다.

렌틸콩은 가수 이효리의 건강식으로 알려지며 국내에서도 한 때 열풍이 일었던 콩이다. 이미 2006년 미국 건강 매거진 ‘헬스’가 선정한 세계 5대 슈퍼푸드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렌즈처럼 볼록 튀어나온 모양 때문에 렌즈콩이라도 불리기도 한다. 유럽 남부, 지중해 연안이 원산지다. 녹두와 비슷한 모양새로, 단백질 함량이 높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섬유질과 엽산, 철분이 많다. 식이섬유가 고구마의 10배, 바나나의 12배나 들어있다. 포만감이 높아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다.

shee@heraldcorp.com

[사진=123RF]]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