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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내 환기 안하면 실내 공기오염 100배↑
  • 2017.04.13.
-실내 공기오염 사망자 430만>실외 370만
-초미세먼지ㆍ화학오염물질 등 오염원인
-“단열재 등 포함 포름알데히드, 발암물질”

최근 들어 전국 대부분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이나 ‘매우 나쁨’ 수준으로 나타나는 일이 다반사가 됐다. 13일에도 경기도와 강원 영서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으로 예보됐다. 잠깐의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여는 것조차 두려운 일이 돼 버렸다.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 이상인 날에는 실외보다 실내 공기가 더 안전하다고 생각해 외출을 삼가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지금까지 우리는 미세먼지를 거꾸로만 알고 있었다. 미세먼지가 심하다고 실내에만 있는 것이 대책은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실내 공기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공기 속 발암물질 등으로 인해 호흡기 질환, 심지어 폐암까지 걸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의들은 충고한다. 
미세먼지가 심하다고 실내에만 있는 것이 대책은 될 수 없다. 실내 공기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공기 속 발암물질 등으로 인해 호흡기 질환, 심지어 폐암까지 걸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의들은 충고한다. 사진은 미세먼지가 심한 날 남산에서 시민들이 산책하는 모습(기사와 직접적인 상관이 없음). [헤럴드경제DB]
실제로 최근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실내공기 오염의 심각성과 인체 위해성에 대한 사람들의 무관심을 경고하며, 가장 시급히 처리해야 할 환경 문제 중 하나라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공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에서도 실외 공기오염으로 사망한 사람은 연간 약 370만명인데 비해 실내 공기오염으로 사망한 사람의 수는 430만명으로 더 많았다.

또 실내 오염물질이 실외 오염물질보다 폐에 전달될 확률은 약 1000배 높고, 적절한 실내 환기를 하지 않을 경우 실외 대비 실내 공기오염이 최대 100배까지 증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 같은 결과가 증명된 바 있다. 2010년 국립환경과학원이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단독ㆍ다세대주택을 대상으로 새집증후군ㆍ아토피ㆍ천식 유발 물질로 알려진 포름알데히드 같은 유해 물질 등을 조사한 결과 공기 중 세균과 곰팡이의 평균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하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전문의들은 미세먼지가 심각한 요즘 호흡기 면역체계가 약한 영유아, 노약자, 임산부, 면역억제 치료를 받는 암환자 등은 실외뿐 아니라 실내 공기 질 관리와 환기에도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재열 중앙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미세먼지 농도가 심각한 요즘 외출을 삼가고 창문을 닫고 지내면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쉽다”며 “하지만 일반 사람이 실내에서 대부분 시간을 보내는 가운데, 밀폐된 공간에서 주방에서 음식을 조리할 때 발생하는 오염물질을 비롯해 전기 전자 제품을 사용할 때 생기는 화학오염물질이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쌓여 오히려 실외보다 실내에서 심각한 호흡기 질환에 걸릴 위험이 더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실내 공기오염의 주요 원인물질로는 주방에서 요리를 구울 때 발생하는 초미세먼지가 가장 주된 오염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가운데 건축 자재에 쓰이는 포름알데히드, 벤젠 같은 유해 물질 등도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김 교수는 “특히 건물에 많이 사용되는 단열재, 실내 가구의 칠, 접착제 등에 사용되는 포름알데히드는 인체에 대한 독성이 매우 강해 1군 발암물질로 분류돼 있다”며 “포름알데히드에 노출되면 주로 유발되는 질병이 호흡기 질환”이라고 했다.

포름알데히드의 농도에 따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보면 0.1ppm 이하일 때에는 눈ㆍ코ㆍ목에 자극이 오고, 0.25~0.5ppm일 때에는 호흡기 장애와 함께 천식이 있는 사람에게는 심한 천식발작을 일으킬 수 있다.

포름알데히드의 농도가 2~5ppm의 경우에는 눈물이 나며 심한 고통을 느끼게 되고, 10~20ppm의 경우에는 정상적인 호흡이 곤란해지는 것은 물론 기침ㆍ두통ㆍ심장박동이 빨라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포름알데히드 측청기의 상한치인 50ppm 이상의 경우에는 폐의 염증과 더불어 현기증ㆍ구토ㆍ설사ㆍ경련 같은 급성 중독 증상을 일으킬 수 있고, 심한 경우에는 독성 폐기종으로 사망할 수 있다.

김 교수는 “포름알데히드를 낮은 농도로 접촉해도 피부 질환이나 기관지 점막을 자극해서 기관지염을 유발할 수 있고, 발암물질이기 때문에 장시간 노출되면 폐암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상윤 기자 /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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