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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이, 무조건 뛰어놀게 해야 성장판이 ‘쑥쑥’
  • 2017.05.04.
- 성장호르몬, 평소보다 뛰어놀때 더많이 분비

-“근육 성장판도 자극받아 근육세포 자라게 해”

- 소아비만 어린이, 성장 늦고 2차 성징 빨라져

-“보조제보다 음식 통한 고른 영양섭취가 중요”


5일은 제95회 어린이날이다. 어린이날을 맞아 부모가 자녀에게 가장 주고 싶은 선물 중 하나가 바로 건강이다. 특히 자녀가 잘 성장해 이른바 ‘롱다리’가 되길 바라는 부모가 대부분일 것이다.

이런 부모에게 자녀가 잘 자라게 하려는 지름길은 잘 뛰어놀게 해서 성장판을 자극시키는 것이라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은다. ‘공부를 시키겠다’고 자녀를 학교랑 학원만 왔다 갔다 하게 하거나, ‘애가 좋아한다’고 집안에서 TV, PC, 스마트폰만 보게 하는 부모라면 새겨들을 만한 조언이다. 
<사진설명>어린이는 뛰어놀면 성장판이 자극을 받아 성장호르몬이 분비돼 보다 키가 커질 수 있다. 사진은 지난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교대에서 열린 ‘2017 서울교육대학교 어린이 한마당’에서 물총 놀이를 하고 있며 뛰어놀고 있는 어린이들. [연합뉴스]

▶“뛰어놀면 성장판 자극돼 키ㆍ근육세포 자라”=엄마 뱃속에서 임신되는 순간부터 완전한 성인이 되기까지 자녀는 지속적으로 성장한다. 물론 시기에 따라 눈에 띄게 쑥쑥 자라기도 하고, 조금 더디게 성장하기도 한다. 태어나 가장 많이 자라는 시기는 출생 시부터 만 2세까지다. 이 시기에는 1년에 키가 약 10~25㎝ 자란다. 2세를 지나 사춘기 이전까지는 성장 발육 속도가 다소 주춤해지지만, 그래도 연평균 5~6㎝씩 성장한다.

그러다 사춘기가 시작되며 성장 속도가 다시 빨라진다. 박수성 서울아산병원 소아정형외과 교수는 “보통 여아의 경우 11세, 남아의 경우에는 약 13세께 사춘기가 시작된다. 2차 최대 성장 시기는 여자아이의 경우 11~13세, 남자아이의 경우 13~15세 사이”라며 “이후 팔다리의 성장은 서서히 멈추게 되고 주로 몸통만 성장하다가 16~18세 이후에는 차츰 모든 성장이 멈추게 된다”고 했다. 
<사진설명>어린이는 뛰어놀면 성장판이 자극을 받아 성장호르몬이 분비돼 보다 키가 커질 수 있다. 사진은 지난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교대에서 열린 ‘2017 서울교육대학교 어린이 한마당’에서 물총 놀이를 하고 있며 뛰어놀고 있는 어린이들. [연합뉴스]

어린이를 자라게 하는 데 필수적인 성장호르몬은 가만히 있을 때보다 몸을 일정한 강도 이상으로 움직여 줄 때 더 많이 분비된다. 박 교수는 “뛰어노는 것,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뛰는 것이 성장점을 자극해 성장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한다”며 “천방지축으로 뛰어노는 것 같은 아이들도 알고 보면 성장점을 자극하는 점핑(Jumping) 운동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운동은 단순히 어린이의 키만 쑥쑥 늘려 주는 것이 아니다. 박 교수는 “뼈와 마찬가지로 근육에도 존재하는 성장판은 관절운동을 통해 수축과 이완이 반복되면 자극을 받아 근육세포를 자라게 한다”며 “또 성장판 주위의 혈액순환과 대사 활동을 증가시켜 아이의 성장과 발달도 촉진시킨다”고 말했다.

▶소아비만 어린이, 키 커지는 데 제한 받아=어릴 때 통통했던 어린이나 청소년은 커서도 통통한 경우가 적지 않다. 어릴 때 살이 찌는 것은 지방세포의 수가 늘어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지방세포의 부피가 커지는 성인비만과 다르다. 한 번 늘어난 지방세포의 수는 다이어트를 해도 줄이기 쉽지 않다. 때문에 소아비만은 나중에 다시 살을 찌우기 위한 공간이 이미 준비되어 있는 것이므로 언제라도 살이 찔 수 있는 시한폭탄 같은 것이라고 전문의들은 지적한다.

실제로 소아비만이 성인비만으로 이어질 확률은 60~80%로 매우 높다. 그러므로 어릴 때 미리 비만을 예방해 지방세포의 수가 증가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박 교수는 “살을 빼겠다고 무턱대고 열량을 조절하는 방법은 자칫 아이의 성장이나 신체 기능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건강하고 올바른 다이어트로 성장을 뒷받침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살이 찌면 키가 커지는 데 제한을 받게 된다. 성장호르몬은 어린이를 자라게 할 뿐만 아니라 지방을 태우는 역할까지 한다. 비만이면 성장호르몬이 지방을 태우는데 집중적으로 쓰요 성장이 더딜 수밖에 없다. 따라서 자녀의 키를 높이려면 비만부터 해결해야 한다. 박 교수는 “과다하게 쌓인 지방은 성호르몬의 분비를 자극시키는 역할을 한다. 비만인 아이의 2차 성징이 빠른 이유”라며 “운동과 식사 조절을 통해 아이의 지방을 줄여 주면 키가 자랄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다”고 말했다.

어린이의 키를 크게 하는 방법에는 왕도(王道)가 없다. 음식을 잘 먹어 영양소를 고루 섭취하게 하는 것이 첩경이다. 박 교수는 “키를 크게 하는 보약이나 보조제는 대개 효과도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았을 뿐더러 이 같은 약에 의존하다가는 훨씬 더 중요한 건강한 생활 습관을 잃을 수 있다”고 충고했다.

어린이의 성장을 원활하게 하고 키를 크게 하기 위해서는 음식을 고르게 먹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되, 이를 정성이 가득 든 음식으로 채우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박 교수는 “즉석식품이나 외식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건강한 먹거리를 준비해 주는 것만으로도 아이에게 건강이라는 엄청난 재산을 줄 수 있다”며 “식탁을 돌보는 것, 즉 균형 있는 영양 섭취를 하게 하는 것이 아이의 키를 높이는 핵심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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