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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말 깐깐하다’ 마돈나, 저커버그가 사랑한 ‘코셔 식품’을 아시나요?
  • 2017.05.10.
[리얼푸드=고승희 기자]‘팝의 여왕’ 마돈나, 할리우드 배우 기네스 팰트로, 페이스북 최고 경영자 마크 저커버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딸 이방카 트럼프….

전문 영역도 제각각인 이들 유명인사에게선 교집합이 나온다. ‘코셔 식단’을 찾는 ‘깐깐한 소비자’라는 점이다. 이들 덕에 ‘코셔 식품’이 국내에서도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이미 북미 지역은 물론 유럽에선 ‘코셔’가 건강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전 세계 코셔 시장은 약 25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으며, 영국에선 식품시장의 40%가 코셔인증을 받은 식품이다. 미국엔 코셔 전문 마켓도 있다. 명실상품 ‘대세 식품’이다. 

▶ ‘코셔’가 뭐예요?=‘코셔’(Kosher)는 유대인들의 식품 인증 제도다.

국내에서 널리 알려진 ‘할랄’이 이슬람의 율법에 따라 인증받은 식품이라면 ‘코셔’ 식품은 유대교의 율법에 따라 인증을 받은 것을 말한다. 원재료는 물론 가공 등 식품 제조의 전체 공정을 관리하는 제도다. 이스라엘 국민 스낵 브랜드인 유니레버 한국 지사의 이두호 부장은 “원료부터 원료의 보관, 도살, 처리, 가공, 제조에 이르는 전 과정, 즉 A to Z를 코셔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코셔는 할랄보다도 깐깐한 승인 절차로 유명하다. 이스라엘 식품 업계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코셔의 ‘안전성’이 “푸드 트렌드로 주목받는 이유”라고 말한다.

이스라엘 출신 루쓰 루쏘 셰프는 리얼푸드와의 인터뷰에서 코셔 식품에 대해 “최근 건강과 웰빙 트렌드로 먹거리의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코셔는 아무 공장에서나 만드는 것이 아닌 엄격한 가이드라인과 인증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식품이다.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코셔 식품의 인기 이유다”라고 말했다. 

특히 인증과정이 깐깐하고 투명한 만큼 코셔 식품은 ‘클린 라벨’의 대명사로 불리기도 한다.

클린 라벨은 최근 일고 있는 전 세계 푸드 트렌드 가운데 하나로, 제품 내 함유 성분을 소비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표기한 것이다. 설탕이나 인공색소 및 각종 식품 첨가물을 넣지 않고 가공을 최소화한 원료로 생산된 제품을 말한다. NON(논)-GMO, 글루텐 프리, 유기농 등 생산 및 유통 과정이 투명한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며 ‘클린 라벨’이 각광받고 있다.

이스라엘 수출공사 캐롤라인 나베 씨는 코셔 식품은 전 세계 어떤 식품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의 감독 하에 제조된 제품이자 클린 라벨을 가진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코셔 식품과 할랄 식품은 사실 겹치는 부분이 많다.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코셔와 할랄은 90% 이상이 공유된다”며 “할랄을 먹는 사람들이 할랄 식품을 구할 수 없을 때 코셔를 찾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할랄 식품이 코셔 식품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루쓰 루쏘 셰프는 “모든 코셔는 할랄 음식이지만, 모든 할랄이 코셔는 아니다”라며 할랄 식품이 더 큰 개념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코란에는 유대민족에 허용되는 것은 무슬림에도 허락된다고 나와있어, 무슬림은 할랄 음식이 없을 경우 코셔로 대체하고 있다.

하지만 유대인은 다르다. 독실한 유대인들은 오직 코셔 식품만 섭취한다.또한 코셔는 할랄보다 더 까다롭고 엄격한 인증과정을 자랑한다. 코셔는 제조과정에서는 물론 음식 섭취에 있어서도 제한 규정이 구체적이다.

▶ 코셔, ‘치즈버거’는 안돼요!=코셔는 구약성경을 근거로 만들어진 인증 제도다. 재료, 만드는 과정, 식기 사용, 주방 위생상태 등에 대한 세세한 제한 규정이 많다.

구약 성경에서 ‘부정하다’고 인식하는 동물(돼지고기, 토끼 등)은 식재료가 될 수 없다. 육류의 경우 발굽이 갈라지고, 되새김질 하는 가축(소, 양, 염소)만 먹는다. 가금류는 닭, 칠면조, 거위만 허락한다. 어류에 대한 제한도 있다. 비늘과 지느러미가 달린 어류만 먹는다. 조개류는 금지된다.

또한 육류와 유제품을 함께 먹지 못할 뿐 아니라, 한 그릇에 담을 수도 없으며, 한 식품의 원료로 쓸 수도 없다. 출애굽기 23장 19절인 ‘염소 새끼를 그 어미의 젖으로 삶지 말지니라’라는 구절 때문이다. 

이두호 유니레버 코리아 부장은 “예를 들면 치즈와 고기는 함께 먹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식품 제조 과정에서도 섞지 않는다. 코셔에선 돼지고기를 먹지 않으니, 소고기만 섭취하는데 치즈는 소의 우유로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이유로 “신실한 유대인들은 치즈버거를 먹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식사 과정에선 시간차를 둬야 한다. 고기를 먹은 뒤 2~4시간 후에 치즈를 먹도록 한다. 반면 치즈를 먼저 먹을 경우엔 시간이 더 빨라져도 된다. “치즈의 경우 소화가 빠르니 15~60분 이후에 고기를 먹는”(이두호 유니레버 코리아 부장) 등 상당히 복잡한 규정이 많다.

제조과정에서도 마찬가지다. 이두호 부장은 “코셔 식품은 혼합을 싫어한다”며 “동물성 원료가 들어가면 식물성 원료가 들어가지 않고, 육류와 우유 등 유제품 역시 제조과정에서 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코셔에선 “인도적인 차원에서 정결하고 날카로운 칼로 고통없는 도축”을 통해 피를 뺀내 뒤 고기를 요리한다.

현재 전 세계 정식 코셔 인증기관은 약 1000여 개다. 까다로운 절차로 인해 준비기간도 길고 인증 비용도 많이 든다. 하지만 코셔 인증의 경쟁력으로 인해 이미 글로벌 기업들이 발 빠르게 뛰어들고 있다. 코카콜라, 네슬레, 하인즈 등 식품 대기업이 코셔 인증을 취득했고, 스타벅스와 같은 커피전문점도 코셔 인증을 받고 있다.

이두호 부장은 “코셔는 깐깐하고 어려운 인증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그것을 컨트롤하는 모태 나라가 이스라엘 한 군데다. 전 세계 코셔 식품이 일관성있는 기준으로 인증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shee@heraldcorp.com
[사진=주한이스라엘대사관, 123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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