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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최초로 파프리카를 판 사나이
  • 2017.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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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정현 AK플라자 식품팀장의 인생
- 입사후 17년간 ‘백화점 먹거리’ 올인
- 고급식재료 공수위해 방방곡곡 찾아

“피망이랑 파프리카랑 아예 다른 채소라구요?”
설명을 듣고 ‘유레카’를 외쳤다. 나름 평소에 채식을 즐겨한다고 자부해왔는데 지금껏 피망과 파프리카가 같은 채소인줄 알고 있었다. 파프리카는 원래 2000년대 ‘착색 단고추’란 이름으로 일본 수출용만 판매되고 있던 것을 2003년 국내에 처음 출시한 것이다. 그리고 국내 최초로 파프리카를 선보인데는 임정현 AK플라자 식품팀장이 있었다.

“2003년 당시만 해도 고객들이 파프리카가 그냥 ‘피망’인줄 알았어요. 고객들 눈엔 빨간 피망, 노란 피망 같으니까…. 원래 개당 300원도 안하는걸 1000~2000원에 팔고 있었으니 사가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죠. 썩어나가서 버리기를 여러 번 했습니다.”
“백화점 식품관에 대한 고객들의 높은 기대를 만족시키기 위해 식재료의 품질 뿐만 아니라 포장ㆍ배송 등까지 세밀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말하는 임정현 AK플라자 식품팀장.

하지만 임 팀장은 포기하지 않고 고객들에게 파프리카를 꾸준히 알렸고 1년 지나서 파프리카로만 단일매장에서 300만원의 매출을 거뒀다. “파프리카 대중화에 내가 선봉장이었다는 사실에 뿌듯하다”고 말하는 임 팀장. 그를 AK플라자 분당점 식품관에서 최근 만났다.

임 팀장은 2001년 AK플라자(당시 삼성물산 삼성플라자)에 입사해 현재까지 17년간 식품 부문에서만 근무한 ‘먹거리 베테랑’이다. 농축산 실무 바이어 업무를 거쳐 매장 내 생식품 총괄 업무, AK플라자 분당점 식품관의 2002년, 2012년에 이어 올해 리뉴얼까지 담당했다. 현재는 농산, 수산, 축산, F&B, 가공까지 총 5개 분야에 걸쳐 14명의 바이어와 함께 상품본부 매입 총괄업무를 수행 중이다.
임 팀장 등 AK플라자 식품팀이 공들여 지난 4월 리뉴얼 공사를 마치고 재오픈한 AK플라자 분당점 식품관 ‘분당의 부엌’ 내부 모습.

그가 말하는 식품 업무는 ‘첩보전’이다. 식재료 공수 상황이 시시각각 변하고 소비자들의 입맛도 매번 까다롭기 때문이다. 

“새로운 식재료에 대한 고객들의 거부감을 없애는 게 가장 힘든데, 새로운 식재료가 나오면 처음엔 고객들의 외면을 받을 수 밖에 없는데 홍보, 새로운 포장법 등으로 그 거부감을 없애야 합니다. 예전 웰빙, 유기농 식재료가 처음 나왔을 때가 그랬죠.”

그래서 그가 내세우는 게 ‘정직론’이다. 정직한 품질로 승부할때 결국은 먹힌다는 것이다.

임 팀장은 “가장 좋은 품질 상태 그대로 고객 식탁으로 갖고가게 하기 위해 포장, 배송, 진열 등 신경써야 하는 부분들이 많아 매순간 긴장해야 한다”고 했다.

17년 넘게 고객 입맛을 곁에서 지켜봐온 임 팀장이 보는 ‘요즘 고객들’은 어떨까. 

“최근 고객들은 정말 합리적입니다. 예전과 다르게 접할 수 있는 유통정보채널이 다양해져서 그런지 어떤 식재료든 꼼꼼히 비교해서 딱 그 값어치에 맞는 재료가 아니면 아무리 백화점 물건이라도 고르지 않아요. 또 온라인이나 산지직배송 등 구매채널도 다양화됐기에 가격 대비 선도, 품질 등 더 꼼꼼히 챙깁니다.”

‘식탁의 세계화’도 AK플라자 식품관이 이끌고 있는 트렌드 중 하나다. “식문화 자체도 해외 현지음식을 접해본 인구가 늘어나서 이제 집에서 외국음식을 직접 만들어 드시는 분이 많습니다. 일종의 마니아층이 두터워지는 셈이죠.”

임 팀장은 대형벤더를 통해 ‘다품목’ 판매원칙을 지키고 있다고 했다. 더 합리적이고 가치있는 소비를 지향하는 고객들을 위해 제대로 된 상품, 제대로 된 가치를 부여해야 한단다. 그렇지 않으면 고객들은 바로 외면한단다.
앞으로 임 팀장이 그리는 AK플라자 식품 부문은 ‘지역성’이다. 최근 AK플라자 분당점 식품관을 리뉴얼하면서도 가장 공들인 게 주변상권 분석이다.
“AK플라자는 점포 4군데서 식품관을 운영하고 있지만 일괄적으로 같은 테마, 같은 매장 구성을 고집하지 않습니다.주변 상권분석을 철저히 해서 각자 다른 개성을 가진 식품관으로 운영하는 것이 일관된 모토입니다.”
구민정 기자/korean.g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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