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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식물 쓰레기에도 다이어트 열풍 분다
  • 2017.05.29.

[리얼푸드=육성연 기자]덴마크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자는 캠페인이 확산되고 있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덴마크는 개인당 연간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이 668kg에 달해 유럽 내 2번째로 음식물 쓰레기 문제가 심각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 했던 한 여성의 작은 행동이 덴마크 기업문화와 소비자의식을 통째로 바꿔놓았고 이러한 움직임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북유럽 최초의 포장 없는 슈퍼마켓, '로스 마켓(LØS Market)' 홈페이지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운동을 일으킨 이 여성은 러시아에서 덴마크로 이민을 온 셀리나 율(Selina Juul)이다. 그는 음식이 귀했던 러시아와 달리, 학교나 상점에서 멀쩡한 음식들이 아무렇지 않게 버려지는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 더 이상 음식물 쓰레기가 낭비되는 것을 가만히 볼 수 없던 셀리나는 2008년 페이스북에 소규모 그룹을 만들어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캠페인을 시작했다. 놀랍게도 캠페인 2주 만에 이러한 활동이 전국구 미디어를 통해 보도됐고, 3개월 만에 유명한 슈퍼마켓 체인인 '레마 (Rema)1000'이 연락을 해왔다.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200개 이상의 매장에서는 더 이상 식재료를 대량으로 구매해도 할인해주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덴마크에서 음식물 다이어트 열풍을 몰고온 셀리나 율,

이후에도 캠페인에 동참하는 기업은 날로 늘어났으며, 덴마크와 유럽 전역의 정치인 후원자도 90명으로 늘어나 해당 캠페인의 버팀목이 돼주었다. 그는 매주 2번 이상 각종 미디어(TED 포함)를 통해 사람들에게 음식물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레시피 책(Leftovers Cookbook)도 출간함으로써 캠페인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아울러 그녀는 식당에서 음식이 남을 경우에는 싸가도록 독려하는 활동도 활발히 전개 중이다. 개인의 작은 각성에서 시작된 움직임이 결실을 맺으면서 최근 설문 조사결과 덴마크인 2명 중 1명 꼴로 음식물 쓰레기를 전에 비해 덜 배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덴마크 최초의 과잉식품 전문 슈퍼마켓인 위푸드(WeFood), 유리창에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면, 전 세계 가난한 자에게 더 많은 수익금이 돌아간다'는 문구가 기재됨

셀리나 율로부터 시작된 음식물 쓰레기 다이어트 열풍의 영향으로, 2016년 2월에는 유통기한이 지나고 흠 있는 제품만 파는 전용 매장도 등장했다. 위푸드(WeFood)는 덴마크 최초의 과잉식품 전문 슈퍼마켓으로, 이 슈퍼마켓의 목표는 과잉식품 즉, 폐기 직전의 상태에 있는 식품을 팔아 남수단, 에티오피아, 방글라데시 등과 같은 저소득 국가 내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것이다. 대형슈퍼마켓 체인을 비롯해, 유명베이커리 등 다양한 기업에서 기증도 하고 있다.


위푸드 매장직원은 코트라 코펜하겐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신선하지는 않지만 먹을 만한 과일, 채소, 빵 등의 신선류 제품과 유통기한이 몇 개월 지났지만 먹어도 이상이 없는 가공식품이 주를 이룬다"며 "제품 가격은 개당 1덴마크 크로네(한화 약 170원)에서 5덴마크 크로네 내외로 식자재의 경우 보통 30~50% 정도 싸다"고 전했다.

 

포장 없는 슈퍼마켓, '로스 마켓(LØS Market)' 매장 모습

필요한 만큼만 용기에 담아 구입하는 유기농 식품 매장도 등장했다. 북유럽 최초의 포장 없는 슈퍼마켓, '로스 마켓(LØS Market)'에서 소비자는 환경오염의 주범인 플라스틱 소비량을 줄이기 위해 용기를 모두 가져와야 한다.(매장에서는 미처 용기를 준비하지 못한 고객을 위해 기증받은 용기를 무료로 제공하거나 유리병이나 가방을 팔기도 한다). 매장에서는 300개에 달하는 유기농 건식품, 와인, 오일, 비누, 야채, 과일, 커피, 향신료 등이 판매되고 있으며, 모든 것이 ㎏단위로 가격이 측정된다. 매주 수요일에는 재고를 줄이기 위해 조금이라도 신선해보이지 않는 제품을 대상으로 과감하게 50% 할인을 적용한 세일도 진행한다.


코트라 관계자는 "한국에서도 '냉장고 파먹기'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음식물 쓰레기를 줄여나가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며 "음식물 쓰레기 다이어트는 우리나라, 덴마크 뿐만 아니라 글로벌 과제이므로 사회적 변화의 흐름을 읽고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구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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