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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통사고 후유증,사후관리가 중요 ①] 치료시기 놓치면 ‘뇌진탕 후 증후군’ 등 정신질환까지
  • 2017.05.29.
- 교통사고, 1년 중 4분의 1이 여름에 발생
- 교통사고 후유증, 목뼈 손상이 가장 많아
- 어혈이 혈전 돼 혈액순환 방해하며 통증
- 사고 4주後에는 통증 있더라도 운동해야

휴가철인 여름이 곧 다가온다. 차량을 이용해 휴가지로 떠나는 사람이 많아 교통사고가 많이 일어나는 계절이 여름이기도 하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5년 한 해동안 일어난 교통사고 23만2035건 중 여름(6~8월)에 일어난 교통사고는 5만8791건으로, 전체의 4분의 1(25.3%)이나 됐다. 교통사고가 많은 만큼 후유증을 겪는 사람도 많다. 교통사고 후유증은 짧게는 사고 3~4일 후, 길게는 몇 주 후에 증상이 나타난다.

한방에서는 이러한 후유증의 원인을 어혈을 꼽는다. 어혈은 타박이나 외상 등에 의해 발생하는 정체된 혈액 순환으로, 혈액이 우리 몸을 제대로 돌지 못해 통증 같은 후유 장애를 야기하게 된다. 어혈로 인한 교통사고 후유증을 피하기 위해서는 가급적 빨리, 초기에 집중적으로 치료해야 손상된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은다. 

교통사고 후유증은 조기에 집중적으로 치료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사진은 휴가철인 지난해 7월 강원 평창 영동고속도로 봉평터널 입구 인천 방면 180㎞ 지점에서 관광버스와 승용차 5대가 잇따라 추돌해 4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친 사고 현장. 버스기사의 졸음 운전이 원인이었다. [사진제공=강원경찰청]

▶후유증, 목의 과도한 움직임으로 인한 경추 손상이 가장 많아=교통사고 후 겪는 대표적인 증상은 목의 통증과 움직임 제한이다. 경추(목뼈) 인대와 근골격 손상이 그 원인이다. 최우성 자생한방병원 의무원장은 “머리의 무게는 평균 6.5㎏여서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머리를 지탱하는 경추(목뼈)가 앞뒤로 심하게 흔들려, 목 주변의 인대와 근육이 손상될 수 있다. 심하면 경추 사이를 지나는 척수 신경이 손상되기도 한다”며 “두통이나 목 주변 통증, 목의 움직임 제한이 있을 수 있으며 팔의 저림이나 허리 통증, 구역질, 현기증 등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후경부(목 뒤쪽) 교감신경 증후군도 나타날 수도 있다. 이는 척추 동맥이 수축돼 후경부 교감신경에 이상이 생기는 질환이다. 신경 이상은 초기 진단에서는 잘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사고 후 지속적으로 관찰하면서 추적 관리를 해야 한다. 두통, 현기증, 이명, 눈의 피로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교감신경의 이상을 의심할 수 있다.

교통사고로 인한 강한 충격은 요추(허리뼈)에도 영향을 미친다. 요추 손상 역시 경추 손상과 같이 사고 직후에는 잘 발견되지 않는다. 요추 손상이 심한 경우에는 골반이 뒤틀리고 다리 길이가 달라지면서 장기적으로는 추간판 탈출증(허리 디스크)이나 만성 통증을 일으킬 수 있다. 

한방에서는 교통사고 후유증의 원인을 어혈로 꼽는다. 어혈은 혈액 순환을 방해, 통증을 야기한다. 사진은 관련 이미지. [헤럴드경제DB]

▶치료 시기 놓치면 ‘뇌진탕 후 증후군’ 등 정신적 질병 유발=교통사고 후유증은 2차 후유증이라 할 수 있는 정신적 문제까지 동반한다. 그 중 ‘뇌진탕 후 증후군’이 2차 후유증의 주된 증상이다. 최 원장은 “교통사고 시 머리에 충격이 가해지면 뇌가 주위 조직에서 순간적으로 떨어졌다가 붙게 된다”며 “이때 신경 손상을 입기 쉬운데, MRI(자기공명영상)를 찍어도 잘 확인되지 않는다. 사고 후 서서히 두통이 오는 경우는 이와 같은 경우이다”고 했다.

두통의 지속 기간은 보통 1~6개월 사이인데 어지럼증, 이명, 청력, 시력 감퇴가 올 수도 있다. 또 과민, 불안, 우울, 기억 장애, 인지 장애 등 정신과적 증상도 발생할 수 있다. 이때는 전문의 진료가 필요하다.

또 교통사고 직후 나타나지 않았던 뇌출혈이 시간이 경과한 후에 발생하기도 한다. 사고 당시 뇌의 좌상(외부 손상 없이 내부 조직만 손상된 상태)이 나중에 출혈로 이어지는 경우다. 대개 사고 3~7일쯤 후부터 두통이 점점 심해지며 구토의 증상이 있으면 이를 의심해 볼 수 있다. 이 경우 역시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이 밖에 교통사고 때 턱관절과 이를 지탱하는 부위 사이에도 일시적 이탈 현상이 발생한다. 사고로 인해 턱관절의 위치에 변화가 생기면서 아래ㆍ위 치아가 제대로 맞물리지 않는 치아 스트레스 증후군(DDS)이나 턱관절 증후군(TMJ)을 불러 올 수 있다.

▶안정 찾고 가벼운 운동 해야 ‘2차 후유증’ 예방=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생긴 어혈은 혈전을 야기한다. 멍도 어혈의 한 증상이다. 어혈은 여러 가지 특징을 갖는다. 처음에는 통증을 느끼지 못하다가도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몸이 무겁거나 통증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다. 낮에는 괜찮다가 밤에 아프기도 하며, 찌르는 듯한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원인을 알 수가 없거나 자주 뻐근하고 아픈 허리 통증도 어혈의 특징 중 하나다.

어혈을 치료할 때 한방에서는 약침요법을 주로 활용한다. 이에 대해 최 원장은 “순수 한약 성분을 정제한 약침을 경혈에 주입해 교통사고 초기의 환자들의 경우 급성적 염증 단계에 사용한다. 교통사고로 손상된 근육과 인대를 재생시키고 염증을 빠르게 제거해 준다”고 말했다.

‘2차 후유증’인 정신적인 문제를 피하기 위해서는 사고 초기 안정을 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최 원장은 “통증이 심할 때에는 운동이나 과도한 움직임을 피하고 통증을 줄여야 한다”며 “사고 이후 3주가 경과됐다면 꾸준한 유산소 운동과 스트레칭이 좋다. 4주 이상 지나면 통증이 있더라도 운동을 시작해야 통증 회복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 장기간 앉아 있기, 운전 오래 하기, 무거운 물건을 많이 들기처럼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는 행동을 최대한 자제해 줘야 한다. 아울러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과식과 음주를 피해 좋은 몸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반신욕, 찜질을 통한 온열요법이 도움이 된다.

최 원장은 “교통사고 시 초기에 잘 치료하지 않으면 후유증으로 인한 통증이 장기화 돼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며 “가벼운 증상이라도 방치하지 말고 조속히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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