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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만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뚱뚱한 사람이 충치 적어”
  • 2017.06.08.
- 송인석ㆍ박준범 교수팀, 국제학술지 발표
- 1만6000여명 대상 비만ㆍ충치 관계 분석
- “저체중, 영양결핍 탓에 충치 위험성 높아”
- “적당히 살찐 사람이 더 오래 산다”와 상통

뚱뚱한 사람이 마른 사람보다 충치 경험률이 20% 가까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나왔다. 저체중에 따른 영양결핍이 충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적당히 살찐 사람이 마른 사람보다 오히려 더 오래 산다’ 같은 ‘비만의 역설’을 방증하는 사례 중 하나여서, 의학계에서는 주목하고 있다.

송인석(고려대 안암병원)ㆍ박준범(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치과 교수팀은 2008∼2010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1만6129명을 대상으로 비만과 충치(치아 우식증)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8일 밝혔다.

비만한 사람이 저체중인 사람보다 충치에 덜 걸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관련 이미지. [헤럴드경제DB]
연구팀은 체중(㎏)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지수(BMI·㎏/㎡)에 따라 조사 대상자를 저체중(18.5 미만), 정상체중(18.5 이상 23 미만), 과체중(23 이상 25 미만), 비만(25 이상)으로 분류했다. 또 체지방률(전체 체중에서 지방이 차지하는 비중) 기준으로도 4개 그룹으로 나눠 충치와의 상관관계를 살폈다.

이 결과 비만 그룹의 충치 경험률은 충치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변수를 모두 보정했을 때 저체중 그룹보다 20% 낮았다. 비만 그룹은 같은 조건에서 정상 체중 그룹과 비교해서도 충치 경험률이 약 19%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과체중 그룹도 비만 그룹만큼은 아니지만, 저체중 그룹과 정상 체중 그룹에 견줘 충치 경험률이 각각 13%, 12% 적었다.

이 같은 ‘비만의 역설’은 체지방률을 기준으로 한 충치 경험률 분석에서도 나타났다. 체지방률이 가장 높은 그룹의 충치 경험률은 체지방률이 가장 낮은 그룹보다 16%가 적었다.

연구팀은 저체중인 사람에게 더 많이 생길 수 있는 영양결핍이 충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해석했다. 영양결핍이 입 안의 침 분비 기능을 떨어뜨리고, 이로 인해 침으로 인한 치아 세정 작용이 덜해지면서 충치가 발생할 수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송 교수는 “체근육량이 상대적으로 적으면 여러 질환에 더 취약해질 수 있다는 개념으로도 충치와 관련한 비만의 역설을 설명할 수 있다”며 “다만 향후 명확한 인과관계를 밝히기 위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구강 질병(Oral Diseases)’ 최근 호(號)에 실렸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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