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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엔 ‘헐값’ 올해는 ‘금값’…폭등하는 채솟값
  • 2017.06.13.
-가뭄 지속에 생산량 줄고, 수확 늦어져
-양파 전년比 50%↑, 배추도 상승세
-정부, 물가 잡기위해 수급대책회의 개최

채솟값이 무섭게 오르고 있다. 계속되는 가뭄에 노지 채소 생산량이 줄어들고, 지난해 비교적 ‘헐값’이었기 때문에 더욱 비싸게 느껴지는 것이다.

1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양파, 배추 등 노지 채소의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급등하고 있다. 양파는 지난 9일 20㎏당 도매가격 기준 2만2800원에 거래됐다. 1만5120원이었던 전년동기 대비 50.3% 상승했고, 1개월 전(2만750원)과 비교해도 9.9% 올랐다. 국내 양파 물량 전체의 80% 가량을 차지하는 만생종 양파가 계속되는 가뭄으로 생산량이 감소하고, 이상기후로 인해 수확 시기도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배춧값 역시 오를 전망이다. 봄배추의 경우 생산량이 많아 현재 비교적 낮은 가격대가 형성돼 있지만, 가뭄과 폭염이 이어지면서 고랭지 재배를 하는 배추의 주산지 피해가 예상된다.

한국인들이 가장 보편적으로 먹는 채소인 양파와 배추 가격이 폭등하면서 서민들은 더욱 불안해지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해 계란과 닭고기 등 이미 다른 식료품들의 가격도 폭등하는 데 이어 채솟값까지 오르면서 장보기가 무섭다는 것이다.

경기 수원에 거주하는 주부 박은정(38) 씨는 “이제 1만원짜리 한장 들고 나가서는 한 끼 장을 볼 수가 없다”며 “외식 비용도 만만치 않아 올해 내내 식비 부담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농산물 가격이 밥상 물가 상승을 견인하는 주요 품목으로 떠오르며 정부는 밥상물가 잡기에 나섰다. 정부는 생산자단체와 저장업체, 수급관계기관이 함께 올해 생산된 양파의 수급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8일 긴급 수급대책회의도 개최했다. 양파의 경우 7월까지 수확기인데, 수확기의 높은 가격을 잡지 않으면 7월부터 이듬해 3월인 수확기 이후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또 높게 형성된 국내산 가격으로 인해 중국산 등 수입 물량이 증가하면 국산 양파의 자급률이 떨어져 국내 양파산업도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수급 부족이 예상되는 배추에 대해서도 정부는 이상기상 대응 수급안정 매뉴얼에 따라 기상피해에 대비한 배추 예비묘 150만 주를 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고, 가뭄에 대비해 비상급수가 가능하도록 조치했다. 이 밖에도 실시간 생육상황을 파악하고 이와 관련된 조치를 취하기 위해 ‘산지기동반’을 다음달 1일부터 9월까지 운영하기로 했다.

구민정 기자/korean.g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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