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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수산물 트렌드는 ‘연어’…“연어 아니었으면 스시붐도 없었다”
  • 2017.06.19.
[리얼푸드=고승희 기자] 한국인의 수산물 사랑은 대단하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수산양식현황(SOFIA)이 지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국민 1인당 연간 58.4kg의 수산물을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 세계 1위에 달하는 소비량이다. 수산물 대국으로 불리는 노르웨이(53.3kg)와 일본(50.2kg)고 앞선 수치다.

심지어 한국의 수산물 소비는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군바르 비에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 이사는 “한국의 수산물 섭취는 2025년엔 약 10% 증가할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고 말했다.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 시장분석전문가인 아스비욘 뢰르트베이트 이사

노르웨이는 세계3대 수산물 수출국이자, 한국 시장에 막대한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2017 한-노 공동 수산물 심포지엄 (2017 Norway-Korea Seafood Symposium)에 참석하기 위해 내한한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의 시장분석 전문가인 아스비욘 뢰르트베이트 (Director of Market Insight, Asbjørn Warvik Rørtveit) 이사와 군바르 비에(Gunvar L. Wie) 한국 담당 이사를 만나 인터뷰했다.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 군바르 비에 한국 담당 이사

▶ 한국은 고등어, 유럽은 연어=명실상부 수산물 소비 강국으로 떠오른 한국의 수산물 트렌드는 유럽 각국에서 나타나는 글로벌 수산물 트렌드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의 특이점은 고등어 사랑이 뛰어나다는 점이에요. 일상식으로도 많이 먹을 뿐 아니라 주말에도 즐겨 먹어요. 고등어는 한국인의 식탁에서 굉장히 상징적인 생선이라고 할 수 있어요.” (아스비욘 뢰르트베이트 이사)

구이, 조림은 물론 찌개 등 각종 음식으로 재탄생하는 고등어는 서민 음식의 대명사다. 워낙에 고등어 소비가 높지만, 최근 한국 해역에선 고등어 어획량이 급감해 생산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 하고 있는 상뢍이다.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의 고등어 수출량은 이 같은 이유로 증가했다. 지난해 노르웨이 고등어의 한국 수출량은 전년 대비 39%나 늘었다. 그 결과 노르웨이산 고등어가 한국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절반 가량을 차지하게 됐다. 
노르웨이 고등어

흥미롭게도 이 같은 현상은 한국에서만 별나게 나타나는 부분이다. 아스비욘 뢰르트베이트 이사는 “해외 시장에선 한국에서 고등어를 선호하는 것만큼 특정 어종이 두드러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글로벌 수산물 트렌드’는 존재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연어예요. 연어는 유럽 시장에서 단연 인기있는 어종입니다. 특히 스웨덴 독일 노르웨이에서 연어의 소비량이 가장 많죠. 그 다음이 대구이고요.”

연어가 유럽 시장에서 인기 어종으로 떠오른 데에는 이유가 있다. 아스비욘 뢰르트베이트 이사는 그 이유를 두 가지로 꼽았다.

“연어를 자연에서 어획하던 시기엔 어획량이 제한돼있어 대중화되긴 어려웠어요. 이젠 양시이 되면서 어획량이 늘고, 그러면서 연어를 스시에 활용하게 됐어요. 전 세계적 스시붐 역시 연어의 대중화와 함께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노르웨이 연어양식장

실제로 연어스시는 ‘수산물 대국’이자 선진화된 연어양식으로 유명한 노르웨이의 창작품이다. 1980년대초 노르웨이의 연어 양식업자들은 ‘스시 본토’인 일본에 생연어를 수출하기 위한 시도를 해왔다. 당시 일본은 생선회를 즐겨먹으면서도 연어를 생으로 먹지는 않았다고 한다. 연어초밥이 성공하기까진 오랜 시간이 걸렸다. 1990년대 중반이 돼서야 일본에서 편의점이나 도시락, 초밥 전문식당에 연어초밥이 등장하며 성공 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이른바 노르웨이의 ‘프로젝트 재팬’이었다.

“연어가 대중화되지 않았다면 스시가 글로벌 음식이 되지 않았을 거예요. 이젠 아프리카에서도 스시 레스토랑을 만날 수 있게 됐죠. 지금은 아시아의 많은 시장에서도 연어가 2위나 3위에 오르는 인기 어종이 됐어요.” (아스비욘 뢰르트베이트 이사)

한국도 마찬가지다. 연어의 인기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군바르 비에 이사는 “한국의 경우 몇 해전부터 시작된 해산물 뷔페의 유행으로 인기 어종으로 거듭났다”며 “뷔페에서의 연어회 무제한 제공이 연어 대중화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노르웨이 연어양식장

▶ 국경 없는 수산물…연어에게도 여권이?=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의 수산물 수출량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단연 유럽이 압도적이다. 유럽 전역으로 전체의 67%에 해당하는 양을 수출하고 있으며, 아시아는 19%에 해당한다. 그 가운에 유럽으로 수출되는 연어의 양은 무려 75%나 된다. 한국으로의 수출량은 2014년 이해 큰 폭으로 성장, 2016년엔 전년 대비 29%나 증가했다.

노르웨이가 세계 최대 연어 양식 국가로 성장한 배경에는 뛰어난 맛은 물론 선진화된 양식 시스템에 있다. 특이점은 노르웨이에서 수출되는 모든 연어는 연어 여권을 통해 이력을 추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람도 여권이 있는 것처럼 노르웨이에서 키운 연어는 개별 연어에 대한 식별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요. 연어 여권이라는 이력 추적제죠. 여기에는 맑고 깨끗하고, 차가운 바다에서 자란 연어, 노르웨의 우수한 가공과 유통기술이 적용됐다는 것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군바르 비에 이사)

사실 수산물에는 ‘국적’이 없다. 하지만 노르웨이가 연어에게 ‘연어 여권’이라는 신분증을 부여할 수 있는 것은 이 곳에서 생산되는 연어는 ‘양식’이기 때문이다.

“고등어는 노르웨이 해역에서 잡은 것을 노르웨이산이라고 부르지만, 이 고등어가 어디에서부터 왔는지는 알 수 없죠. 하지만 연어는 양식이기 때문에 어디서 태어났고, 자랐고, 품질 등급은 어떻게 되는지, 포장은 어떻게 하는지, 어떤 양식과정과 유통과정을 거치는지 알 수 있어요. 그 모든 과정에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연어 이력제예요.” (군바르 비에 이사)

“소비자에겐 알 권리를 충족시키고, 공급업자에겐 자신이 키우는 연어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통해 자부심을 부여하는 거죠.” (아스비욘 뢰르트베이트 이사)
노르웨이에서 수출되는 모든 연어에 부여하고 있는 연어 여권으로, 여기에는 무게, 등급, 생산번호, 포장일자, 가공법, 보존기법, 보관온도, 수출업자 등이 기록돼있다.

양식 시스템은 물론 자연에서 어획하는 생선 역시 선진화된 과정을 거쳐 전 세계로 수출된다.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가 수출하는 고등어는 “차고 깨끗한 바다에서 3년 이상 자란 프리미엄급 고등어”(군바르 비에 이사)다. 고등어 제철로 꼽히는 9~11월에 잡은 것을 급속 냉동 과정을 거쳐 한국으로 수출한다. 차가운 바다에서 잡아올린 순간부터 사람의 손에 닿지 않고 자동화된 급속냉동 시스템 안으로 들어간다. 그 과정 자체는 ‘과학’이라 해도 무리는 없다.

하지만 무턱대고 잡아들이는 것은 아니다. 품질 좋은 수산물로 소비자의 욕구에 부응하면서도 수산물 대국으로서 수산자원의 활용과 보호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모든 어선에 쿼터제를 부여하고 있으며, 어린 어종 보호를 위한 규정도 만들어놓고 있다. 어획 가능한 최소한의 크기(노르웨이 바다에서는 44cm), 트롤선박의 격자 간격, 트롤 망의 사이즈를 정해놨다. 전체 어획량의 15% 이상이 규격 미만일 경우 일시적으로 어업활동을 금지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수산업은 노르웨이에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환경보호 측면에서만이 아니라 오늘도, 내일도, 내년에도 수산업을 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한 이슈예요. 자원고갈이 전세계적 이슈가 되고 있어요. 10년, 20년 후에도 우리 후손이 천연자원을 잘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죠. 비단 업계 사람들뿐만 아니라 소비자들 역시 ‘내가 남획된 걸 소비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이 부분에 있어 투명하게, 팩트 그대로를 전달하는 것이 우리의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아스비욘 뢰르트베이트 이사)

shee@heraldcorp.com
[사진=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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