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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여마리 남은 ‘가장 작은 돌고래’를 지켜라
  • 2017.06.28.
판다를 닮은 외모 덕분에 ‘바다의 판다’로 유명한 바키타(Vaquita) 돌고래가 멸종 위기에 처했다. 몸길이 최대 1.5m, 몸무게 최대 55㎏가량으로 세상에서 가장 작은 돌고래 종인 바키타는 멕시코 인근 캘리포니아만에서 주로 서식하는데, 2012년 전 세계 200마리의 개체 수가 급감해 현재 20여 마리만 남은 것으로 추산된다.


바키타 돌고래가 멸종 위기에 처한 것은 바키타와 같은 지역에 사는 민어의 일종 ‘토토아바’ 불법어획 때문이다. 이 지역 어민들이 토토아바를 잡기 위해 불법 그물망을 무분별하게 설치했고, 이 그물에 바키타 돌고래까지 걸려 희생됐다. 토토아바의 부레는 중국 등 아시아권에서 혈액 순환 등에 좋다는 미신의 영향으로 ㎏당 수천 달러에 거래되다 보니 어민들은 토토아바를 잡기 위해 불법어획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멕시코 정부는 바키타 멸종을 막기 위해 그동안 약 3000만달러(340억원)를 들여 그물망 사용을 금지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어민들의 불법 어획을 막지는 못했다.

바키타 돌고래 [출처=세계자연기금(WWF)]


상황이 이렇게 급박하게 돌아가자 그동안 다른 멸종위기종 보호에 적극 나섰던 ‘멕시코 통신재벌’ 카를로스 슬림(Carlos Slimㆍ77)과 엔리케 페냐 니에토(Enrique Pena Nietoㆍ50) 멕시코 대통령, 할리우드 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Leonardo DiCaprioㆍ42)가 의기투합했다.

최근 AP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달 5일 카를로스 슬림과 엔리케 대통령, 디캐프리오는 바키타 돌고래 보존을 위해, 불법 그물망 사용의 영구 금지를 추진하는 내용의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이들이 서명한 양해각서에는 밤낚시 금지ㆍ바키타 돌고래 서식지에서의 그물망 사용 금지ㆍ 출입 통제 강화 방안 등이 포함됐다.
이와 함께 카를로스 슬림과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 각각 세운 환경보호재단은 그물망 사용 금지 조치에 따른 지역 어민들의 금전적인 타격에 대비해 경제적 지원에 나설 계획을 밝혔다.


(사진3) 바키타 돌고래 보존을 위한 양해각서를 위해 모인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왼쪽)과 할리우드 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가운데) 카를로스 슬림 회장. [출처=Leonardo DiCaprio Foundation]

멕시코 최대 통신회사 텔멕스를 이끌고 있는 카를로스 슬림 회장은 10여년 전부터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져왔던 인물이다. 2008년 이후 1억달러(1100억원) 이상을 환경단체인 세계자연기금(WWF) 등에 기부하면서, 멸종위기에 처한 모나크 나비와 재규어 보전에 앞장섰다.
모나크 나비는 멕시코를 출발해 캐나다와 미국으로 철새처럼 이동하며 생활하는 특종 나비인데, 최근 강력한 살충제 사용으로 주식이 되는 식물(밀크위드)이 사라지면서 개체 수가 95% 이상 급감했다. 10억마리가 넘던 것이 현재 3500만마리로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재규어의 경우에는 멕시코 토종 재규어 500마리를 포함해 전 세계에 1만5000마리 정도 남아있다.
카를로스 슬림 회장은 이들 희귀종을 반드시 지켜야 할 멕시코의 위대한 유산이라며 결국 이 동물이 문화ㆍ경제적으로도 멕시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SNS를 통해 바키타 돌고래 보존활동 동참을 촉구하는 디캐프리오 [출처=디캐프리오 인스타그램]
디캐프리오도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환경 운동가다. 2004년 반(反)환경 정책을 이유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재선을 적극적 반대하고, 2014년 유엔(UN) 기후변화 정상회담에 ‘UN 평화대사’ 자격으로 참석 등 활발한 환경운동을 해왔다. 지난해에도 자신의 재단을 통해 불법 어획활동 감시 기술 개발에 600만달러(68억원)을 기부했다.

지난달에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바키타 돌고래 멸종을 막는 데 적극 나서도록 멕시코정부에 요구하는 서명운동과 바키타를 지키려는 WWF 활동에 동참해달라는 글을 게시하기도 했다.
디캐프리오는 바키타 돌고래를 지키기 위한 이번 협약에 대해 “캘리포니아만이 활기차면서도 생산적인 해역으로 남도록 하기 위한 중요한 조치”라고 밝히며 바키타 보존활동 동참을 촉구했다.

민상식ㆍ윤현종 기자/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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