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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가 먹는 햄버거, 패티만 문제일까?
  • 2017.07.07.
[리얼푸드=육성연ㆍ박준규 기자, 그래픽 최현주] 이른바 ‘햄버거 병’ 때문에 소비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다섯살 여자 어린이가 고기패티가 덜익은 햄버거를 먹은 후, ‘햄버거병’인 용혈성요독증후군(HUS) 걸려 신장이 크게 손상됐다고 가족들이 맥도날드를 고소했기 때문이다.
 
이에 맥도날드는 지난 6일, 사건 당일 매장의 식품 안전 관리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내용의 공식 입장을 밝혔으나 피해자 측은 현재 맥도날드 한국지사를 식품안전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상태다. 논란이 일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햄버거를 판매하는 11개 프랜차이즈에 고기 패티 관리와 조리에 주의를 기울이고 충분히 익혀서 제공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리얼푸드와의 통화에서 “햄버거와 병 사이의 연관성이 명확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국내에서 햄버거로 인해 용혈성요독증후군(HUS) 발생이 의심된 사례는 처음이다”며 “만일 식품안전에 관련된 업체의 과실이 드러난다면 식약처 차원의 제재를 검토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판결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지만 특히 어린 아이를 둔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과연 우리 아이에게 햄버거를 먹여야 할지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햄버거는 이러한 고기 패티 논란을 제외하더라도 아이 건강에 이롭다고 할 수 없는 점들이 여러 있다. 우선 햄버거는 정크푸드라는 오명처럼 열량과 나트륨, 지방 함량은 높은 반면 성장기 아이들에게 필요한 각종 영양소는 부족하다는 점을 부인할 수가 없다.
 

리얼푸드가 국내 3대 패스트푸드체인(맥도날드ㆍ롯데리아ㆍ버거킹)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영양성분 정보를 토대로 각 회사에서 판매중인 모든 햄버거 메뉴의 열량, 나트륨, 포화지방 평균치를 따져봤다. 아이들에게 한 끼 식사로 먹이기엔 3사 모두 나트륨, 포화지방, 열량 수준이 높았다.
 
평균 열량이 가장 높은 건 버거킹으로, 20가지 햄버거의 열량은 평균 566㎉였다. 롯데리아(단일 19종ㆍ532.6㎉)와 맥도날드(단일 20종ㆍ514.5㎉)가 뒤를 이었다. 나트륨 평균치는 맥도날드가 으뜸이었다. 맥도날드 햄버거의 평균 나트륨 함량은 916.7㎎이고 롯데리아와 버거킹은 각각 852.7㎎, 888.3㎎이었다. 포화지방 평균 함량은 롯데리아(12.5g), 맥도날드(10.5g), 버거킹(10.4g) 순이었다. 보통 햄버거에 콜라와 감자튀김을 곁들인 세트메뉴로 먹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섭취하는 열량과 나트륨, 포화지방은 더 많을 수밖에 없다.
 


구체적으로 맥도날드 ‘빅맥 세트’는 880~1047㎉이며, 롯데리아 ‘모짜렐라인더버거 베이컨세트’는 964 ㎉, 버거킹의 ‘콰트로치즈와퍼세트’ 역시 1204㎉나 된다. 6~11세 아이들의 1일 영양 섭취 권장량은 남자 1700~2100㎉, 여자 1500~1800㎉ 이므로 아이들의 한끼로는 높은 음식이다. 최근들어 비만 소아ㆍ청소년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아이들은 정상 체중아에 비해 대사증후군에 걸릴 위험이 최고 52배까지 높다는 경복대 간호학과 이정애 교수의 연구결과도 있다.
 
나트륨이나 포화지방도 마찬가지다. 맥도날드 햄버거의 평균 나트륨 함량은 916.7㎎으로 이는 세계보건기구(WHO) 1일 권고량(2000㎎)의 약 45%에 해당된다. 감자튀김까지 함께 먹으면 수치는 더 올라간다. 평균 포화지방 역시 1일 권장량(15g)의 70%를 차지하는 10.5g으로 나타났다.
 
햄버거와 함께 먹는 콜라, 감자튀김은 어떨까. 콜라 1캔(250㎖)에 들어있는 당은 평균 27g, WHO 하루 당 섭취권고량(50g)의 절반을 넘긴다. 또한 일주일에 4인분 가량 감자튀김을 섭취한 사람들은 고혈압에 걸릴 위험이 17% 증가했다는 하버드 의과대학의 연구결과도 있다.

가공육도 WHO 산하 국제암연구기관(IARC)으로부터 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를 받은 바 있다. 화학첨가물을 넣지 않은 고기 패티일지라도, 햄, 소시지, 베이컨이 들어간 햄버거라면 해당된다. 또한 IARC는 적색육 역시 2A군 발암물질로 분류하며 과도한 섭취를 지적했다.

정크푸드를 많이 섭취한 청소년의 경우 인지능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호주 아넷 냐라디 박사 연구팀의 연구결과, 14세 때부터 꾸준히 햄버거, 가공육, 튀긴 감자 등을 섭취해온 청소년의 경우 17세가 됐을 때 인지능력이 떨어진 반면 채식위주의 식단을 한 청소년들은 높게 나타났다.

강재헌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고열량, 고지방, 고나트륨인 햄버거는 비만과 만성질환 위험을 높이는 음식으로 특히 아이들이 자주 섭취하면 나중에 각종 성인병 위험이 높은 성인으로 자랄 수 있다”고 말했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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