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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여름밤의 야식 유혹①] “한여름밤의 야식ㆍ폭식.. ”속쓰림ㆍ위장장애 주범“
  • 2017.07.10.
-위속의 내용물, 식도로 역류…가슴 타는듯한 통증
-술ㆍ청량음료ㆍ과식ㆍ기름진 음식ㆍ흡연 등 원인
-생활습관 교정 필요…“운동 통해 체중 줄이면 좋아”

회사원 최모(34) 씨는 유난히도 무더웠던 지난해 여름부터 밤마다 ‘치맥’ 등 각종 야식을 먹고서야 잠을 청하는 일이 잦아졌다. 두 달여 간 이어진 이런 습관은 일상화가 되어 가을이 되어서도 이어졌고 급기야 ‘폭식’의 전단계까지 이어져 아침식사는 자연히 거르는 식생활패턴이 고착화됐다. 체중도 늘고 늘 더부룩한 상태가 이어져오던 올 7월 어느 날 최 씨는 평상시와마찬가지로 야식을 먹는 중에 갑자기 목이 쓰리고 명치 부위에 타는 듯한 통증을 느꼈다. 병원을 찾은 그는 위-식도 역류 질환(역류성 식도염) 진단을 받고 치료 중이다.

폭염과 장마로 덥고 습한 요즘, 집에서 선풍기나 에어컨을 켜고 즐기는 음식이 ‘치맥’과 각종 야식이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야식을 찾는 횟수가 많아지면서 위장애를 경험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있다. 특히 ‘치맥’을 즐기다 어느 순간 목에 뭔가 걸려 있는 느낌에 잠에서 깨고, 신물이 올라오고 가슴이 쓰리고 타는 듯한 통증에 깜짝 놀라는 경우도 많다. 이 같은 모습은 위-식도 역류 질환의 증상들로, 과식, 야식, 기름진 음식, 술을 피하는 등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환자들, ’가슴이 쓰리다, 화끈거린다‘ 호소”=위-식도 역류 질환이란 위산이나 위 속의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해 가슴 안쪽으로 타는 듯한 통증이나 가슴 쓰림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최정민 인제대 상계백병원소화기내과 교수는 “식도와 위 사이에는 하부식도조임근이 있다. 이 근육의 힘이 약하거나 부적절하게 열리면 위액이 식도로 거꾸로 넘어오게 되는데 이것이 위-식도 역류”라며 “마른기침이 지속되거나 목에 이물감이나 삼킴 장애가 생기고 목이 쉬는 것도 위-식도 역류에 의한 증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질환의 원인으로는 비만, 임신, 복수 등으로 인한 위 내부의 압력의 증가, 카페인ㆍ청량음료, 술, 과식, 기름진 음식, 흡연 등이 있다. 이들 요인은 하부식도조임근의 기능을 약화시킬 뿐만 아니라 위산 분비를 촉진시킨다. 특히 간식, 야식, 과식 같은 불규칙한 식생활이나 음주 등은 시도 때도 없이 위산을 과다하게 분비시켜 위-식도 역류를 일으키기 쉽다. 위 기능이 떨어져 오랫동안 음식이 소화되지 못하고 위에 계속 남아 있어도 위-식도 역류가 일어나게 된다. 

위-식도 역류 질환의 전형적인 증상은 가슴 쓰림과 위산 역류다. 최 교수는 “가슴 쓰림(heartburn)은 대개 명치 끝에서 목구멍 쪽으로 치밀어 오르는 것처럼 흉골 뒤쪽 가슴이 타는 것 같은 증상으로, 이때 환자는 ‘가슴이 쓰리다, 화끈거린다, 따갑다, 뜨겁다’ 등으로 표현한다”고 했다.
이어 “가끔 위산이나 위 속에 있던 음식이 입까지 역류하면 쓴 맛을 느낄 수도 있고, 식사 후에 쓰린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며 “게다가 심한 입 냄새까지 유발시켜 대인관계에 악영향을 미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대부분 증상은 낮보다는 밤에, 눕거나 앞으로 구부릴 때 심해진다. 물을 마시거나 제산제를 복용하면 좋아지는 특징이 있다.
이 질환은 위내시경 검사를 통해 진단하게 된다. 이때 전문의는 위산 역류에 의해 일어난 식도 점막 손상을 확인하게 된다. 위내시경 검사는 가장 객관적인 진단법이지만, 환자의 절반 이상에서는 식도염이 관찰되지 않는 한계가 있다.
이에 대해 최 교수는 “위내시경 검사 대신 시행하는 24시간 식도 산도(pH) 검사는 하루동안 식도의 산(酸)을 검사해 병적으로 과다한 위산 역류가 일어나는지를 확인하여 진단하는 방법”이라며 “식도 산도 검사는 센서가 달려있는 가는 관을 코를 통해 식도에 넣어 24시간 동안 휴대 장치에 기록하는 검사법으로, 검사하는 동안 환자는 집에 돌아가 식사와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고 했다. 

평소 ‘치맥’ 같은 야식을 즐기는 데다, 신물이 올라오고 가슴이 타는 듯한 통증을 자주 느낀다면 위-식도 역류 질환(역류성 식도염)을 의심해 보는 것이 좋다.

▶과식ㆍ야식ㆍ음주 등 피하고 운동 통해 체중 줄여야=위-식도 역류 질환자에게는 약물요법이 주로 적용된다. 위산 분비를 가장 강력히 억제하는 양성자 펌프 억제제(PPI), 위산을 중화시키는 제산제, 위장 운동 개선제, 알지네이트 등이 약물요법에 쓰인다. 최 교수는 “양성자 펌프 억제제는 위산 분비 억제 효과가 탁월해 가장 효과적이지만, 매일 아침 식전 1시간 전에 복용해야 한다. 식후에 복용하면 효과가 떨어진다”며 “양성자 펌프 억제제를 4~8주간 복용하면 역류 증상이 호전되고 식도염도 대부분 치유된다”고 말했다.
증상이 경미한 위-식도 역류 질환자의 60~70%는 약물요법에 의해 증상이 호전되며, 심한 식도염으로 진행하지 않는다. 하지만 약을 중지할 경우 증상이 재발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재발 방지를 위해 약물 치료를 계속하는 유지요법이 필요하다. 

위-식도 역류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생활 습관의 교정이 필수다. 음식을 많이 먹으면 위산이 많이 나오므로 과식, 기름진 음식, 커피, 술 등을 피하는 것이좋다. 체중 감량도 필요하다. 적절한 운동은 체중 감량 효과와 함께 건강한 위-식도 생리 리듬을 유지할 수 있어 질환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견해다. 이미 위-식도 역류 질환이 발병했다면 과식이나 고지방 음식을 피하고, 취침 3시간 전에는 음식을 섭취하지 말고, 금연해야 한다.

최 교수는 “위-식도 역류 질환 예방을 위해 늦은 밤 과식을 부르는 야식을 줄이는 것이 좋다”며 “적정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적절한 운동과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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