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스타그램
  • 뉴스레터
  • 모바일
  • Read
  • 트렌드
  • 사람 잡는 ‘질소’…왜 식품에 써도 되는걸까?
  • 2017.08.04.
[리얼푸드=박준규 기자] ‘햄버거 포비아’가 ‘질소과자 포비아’로 번졌다. 액체질소가 든 과자(이른바 ‘용가리 과자’)를 먹은 한 초등학생의 위에 구멍이 나는 사고가 최근 발생하면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4일 서둘러 ‘질소 식품’에 대한 관리기준을 강화하고 소비자 피해구제책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액체질소는 식약처가 인정하는 식품첨가물 가운데 하나다. 봉지에 든 과자를 포장할 때 질소를 주입해 빵빵하게 부풀린다.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과정에도 활용된다. 여기까진 사람에게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용가리 과자’라는 별칭으로 더 잘 알려진 질소 주입 과자.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국민적 이슈로 떠오른 ‘용가리 과자’는 플라스틱 컵에 평범한 과자를 담고 여기에 액체질소를 부어 판매하는 것이다. 이 과자를 입에 넣으면 하얀 연기도 같이 나오는데 이게 영화 속 괴수인 ‘용가리’가 입에서 불을 뿜는 것과 닮았다 해서 용가리 과자라는 별칭이 붙었다.

최근에 주요 커피 전문점에서 앞다퉈 내놓은 ‘질소 커피’도 비슷한 원리로 만든다. 찬물로 추출한 커피에 질소를 주입하면 하얀 거품이 만들어진다. 시각적으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잇어서 소비자들 사이에선 이렇게 질소를 활용한 식품이 인기다.

다만 문제는 질소를 먹는 용도로 활용했을 때 소비자가 주의해야 할 사항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커피 전문점에서 판매하는 니트로 커피(질소커피).

액화 질소는 영하 200도 가까운 탓에 입으로 직접 삼키는 건 금물이다. 피부에 직접 닿아도 순식간에 화상이나 동상에 걸릴 수 있다. 하지만 각종 질소 식품 판매처에선 이러한 위험성이 소비자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실정이다. 용가리 과자를 먹고 위에 구멍이 난 초등학생도 액체질소를 경계하지 않고 마신 것으로 추정된다.

식약처는 일단 시중에서 액체질소를 첨가물로 활용한 식품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판매되는지 조사하기로 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액체질소를 비롯한 식품첨가물 취급 관리를 강화하고 교육과 홍보, 주의 표시 등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액체질소를 첨가물로 인정하는 건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익명을 원한 한 식품전문가는 “연령이 낮은 소비자들이라면 홍보나 교육만으로 피해를 예방한다는 보장이 없다. 문제를 잠재하고 있는 질소를 식품첨가물로 허용하는 건 난센스”라고 말했다.

nynag@heraldcorp.com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