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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멀쩡한데 싸네?’ 똑똑한 가치 소비가 뜬다…이젠 리퍼브 시대
  • 2017.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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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푸드=육성연 기자]#싱글족인 직장인 이모(28)씨는 생활비를 줄이기 위해 리퍼브 전문 쇼핑몰을 자주 이용한다. 세제, 샴푸, 치약 등 생활용품들을 최저가로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디자인 변경’이나 ‘단종 변경’ 등 리퍼브 제품이 된 이유까지 명시돼 있어 안심할 수 있고, 이름이 잘 알려진 브랜드 제품들이 많아 믿음도 간다. 기능상으로도 문제가 없고 매일 사용하는 생활용품 비용을 크게 절약할 수 있어 높은 가성비에 만족하고 있다.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리퍼브(Refurb)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리퍼브 제품이란 ‘새로 꾸미다’라는 리퍼비시(refurbish)에서 유래한 말로 제조ㆍ유통 과정에서 미세한 흠집이 생긴 상품이나 매장 전시 상품, 구매자의 단순 변심으로 인한 반품 상품 등을 저렴한 가격으로 되파는 제품을 말한다. 과거 리퍼브 제품들은 가전제품과 가구 위주였으나 최근엔 의류, 생활용품까지 다양하게 판매하고 있다.
 
세계 최초의 식품 리퍼브 전문 슈퍼마켓인 덴마크의 ‘위푸드’(WeFood)

그동안 리퍼브 제품은 브랜드 이미지를 의식하는 기업, 그리고 새 것을 선호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외면받아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리퍼브 시장은 소비자와 유통업계가 주목하는 시장이 됐다. 일부 알뜰족에게만 이용됐던 리퍼브가 이제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 당당하게 주목받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4년 새 10배 성장, 소비자는 왜 리퍼브를 찾을까=국내 리퍼브 시장은 빠르게 성장 중이다. 신한카드 트렌드연구소가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간 신한카드 이용 고객 1033만 명의 소비 패턴을 분석한 결과, 국내 리퍼브 시장의 매출규모(신한카드에 등록된 80개의 리퍼브 매장을 기준)는 2013년 1월 2800만원 수준에서 2017년 1월 1억9500만원을 넘어서며 10배 가까이 커졌다.

리퍼브 시장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 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75%(복수응답)가 ‘B급 상품을 구매하는 것은 똑똑한 소비활동’이라고 답했다. 단순한 B급으로 리퍼브를 바라보던 시선이 합리적인 경제활동으로 바뀐 것이다. 리퍼브에 대한 인지도 역시 2014년 81.7%에서 2016년 94.7%로 크게 올랐다.

리퍼브 시장의 증가는 온라인 쇼핑시장의 성장과도 관련이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온라인 쇼핑 연 거래액은 총 64조9000억원 가량으로, 전년 대비 20.5% 증가하며 매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쉽게 구입하고 쉽게 반품하는 구매패턴이 익숙해지면서 이른바 ‘반품족’들도 빠르게 늘고 있다. 이러한 ‘반품족’의 증가는 리퍼브 대상인 반품 제품들의 증가로 이어진다.
 
계속되는 불황에 따른 합리적 소비 트렌드도 영향을 미친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을 중요하게 여기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정품과 비교해 성능면에서 차이가 없고 가격이 저렴한 리퍼브 제품에 관심을 돌리는 것이다. 트렌드 분야의 권위자인 김난도 서울대 교수는 소비자들이 브랜드의 후광효과 대신 ‘가격 대비 성능’에 집중하기 시작하며 ‘사치의 시대’가 가고 ‘가치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분석한다.
 
기업의 입장에서도 리퍼브는 만만치 않은 폐기물 비용과 ‘재고’ 부담을 덜수 있는 새로운 시장이 생긴 셈이다.
 

▶세계가 주목하는 소비 트렌드, 리퍼브=세계적인 장기 불황과 맞물리면서 리퍼브 시장은 세계가 주목하는 새로운 소비 트렌드가 됐다. 이미 선진국에선 리퍼브에 대한 합리적인 소비 인식이 확산됐기에 향후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과 유럽에선 아마존이나 월마트, 버라이즌 등을 통해 리퍼브 제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다. 식품거래도 활발하다. 세계 최초의 리퍼브 전문 슈퍼마켓인 덴마크의 ‘위푸드’ (WeFood)나 캐나다의 세컨드 라이프(Second Life) 등도 판매 일자가 지났거나 흠집난 식품을 저렴하게 판매 중이다.
 
국내 리퍼브 시장은 선진국에 비해 아직은 걸음마 단계이지만 그만큼 성장세도 기대된다. 아울렛 중심이었던 리퍼브 매장은 이제 온라인 쇼핑몰과 대형마트, 백화점 등으로 번졌다. 옥션, 11번가, 지마켓등 국내 대형오픈마켓은 리퍼브 상품 판매 코너를 별도로 운영하며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유통기한이 임박한 식재료와 간식류 등을 주로 판매하는 ‘떠리몰’, ‘임박몰’, ‘이유몰’ 도 매출이 크게 늘었으며, ‘롯데아이몰’의 ‘창고털이’처럼 홈쇼핑사들도 리퍼전문 코너를 따로 두고 있다.
 

▶ 리퍼브 쇼핑몰, 대기업도 참여한다=최근에는 국내 최초로 대기업 제조사 및 유통사와 손을 잡은 리퍼브 전문 쇼핑몰도 등장했다. 리퍼브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대기업 참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이러한 쇼핑몰의 등장은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김미화 자원순환사회연대 사무총장은 “리퍼브 시장은 현재까지 주로 영세한 업체들만 참여하고 있지만 제품의 질을 높이고, 시장을 육성시키기 위해서는 대기업들의 투자와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기업의 참여가 이뤄진 리퍼브 전문 쇼핑몰은 미디어를 넘어 친환경 라이프스타일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헤럴드가 런칭한 쇼핑몰 ‘LUCKBE’(럭비)이다. 럭비 쇼핑몰(http://luckbe.co.kr/)에는 애경 등 대기업 제조사 및 유통사가 참여한다. 


대기업의 참여는 리퍼브의 친환경과 가치 소비의 철학에 동참한다는 의미도 지닌다. 럭비는 가치를 잃어버릴 수 있는 리퍼브 제품을 재공급해 착한 가격의 정착을 유도하며, 소비자에게 가치 소비를 장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나아가 국내 리퍼브 시장 활성화를 통해 자원의 리사이클링(recycling, 재활용 가능한 물건을 원래의 용도로 다시 전환하는 것)을 통한 친환경 가치를 전파하겠다는 포부다.
 
대기업의 동참은 신뢰감 형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단순히 싼 제품이 아니라 믿을 수 있는 제품의 공급이다. 럭비는 대기업 제조사 및 유통사와 손을 잡으며 ‘제품의 신뢰성’을 최우선 가치로 내걸었다. 이와 동시에 단순변심, 단종, 유통기한 임박, 시즌 아웃, 디자인 변경 등 제품설명과 리퍼의 사유를 정확히 명시해 소비자가 안심하고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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