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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학기 우리 아이 건강법 ②] 친구 오래 사귈수있도록 경청하는 습관 들여주세요
  • 2017.08.21.
- 새학기 학교 적응 걱정하는 어린이 많아
- 친구와 못 사귄다면 클럽활동 참여 도움
-“자녀와 학교서 있었던 일 관련 대화해야”

여름 방학동안 자유롭고 한가한 시간을 보내다 새 학기를 맞는 부모와 어린이는 대부분 마음이 편치 않다.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공부를 잘 할까’ 등 걱정이 끝도 없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방학 중 전학을 가거나 다시 새로운 학교와 친구들에게 적응해야 하는 어린이의 경우 걱정이 커질 수 있다. 요즘에는 집단 따돌림(왕따)이나 학교폭력이 흔해 자녀도 부모도 어울릴 친구를 빨리 사귀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자녀가 친구 사귀기를 두려워하거나 어려워한다면 부모는 자녀의 상태를 잘 관찰해 다시 시작된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친구 관계를 맺는 것이 왜 어려운지 정확한 원인을 알아야 올바른 지도가 가능하다고 전문의들은 조언한다.
새 학기 부모는 자녀가 친구를 잘 사귀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지 등을 살펴 줘야 한다. 지난 16일 개학한 서울 노원구 신계초 학생들이 교실에서 어울려 팔씨름을 하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연합뉴스]

▶친구와 잘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노는 어린이=자신감이 부족한 어린이는 먼저 친구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혼자 노는 경향이 있다. 이런 어린이는 반(班) 친구들 중 관심사를 공유하거나 성향이 비슷한 친구를 찾아 일대일 놀이 시간을 정기적으로 갖게 하면 도움이 된다. 방과 후 수업이나 운동, 그룹 활동(합창반, 오케스트라, 방송댄스 등)에서 다른 친구들과 어울릴 기회를 늘려 주면 좋다.

김효원 서울아산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간혹 우울하거나 불안한 아이, 과거 부모가 모르는 사이에 집단 따돌림을 경험한 적이 있어 위축된 아이, 드물지만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보다 혼자 있는 것을 편하게 생각하는 고기능 자폐증(아스퍼거 증후군)이 있는 아이의 경우는 놀이 치료, 정신 치료, 사회기술훈련 등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친구 관계를 오래 유지하지 못하는 어린이=성격이 밝고 에너지가 많아 친구들에게 먼저 말도 잘 걸고 친구가 되지만 관계를 오래 유지하지 못하는 어린이 중에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주지 못하고 자기 이야기만 하는 경우가 많다. 또 친구의 사소한 장난에도 크게 반응해 싸우거나, 행동이 크고 거칠어서 다른 친구를 괴롭히는 어린이도 많다.

이런 어린이에게는 다른 친구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고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법, 마음에 들지 않는 결과를 받아들이는 법, 놀이의 규칙이나 차례를 기다리는 법 등을 가르치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될 수 있는 행동은 하지 않도록 확실하게 지도해야 한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가 있는 어린이의 경우 가정에서의 행동 수정 외에 약물 치료나 사회성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다른 사람이 싫어할 만한 말이나 행동을 하는 어린이=눈치가 없고 상황에 맞지 않거나, 남이 싫어할 만한 말이나 행동을 하거나, 남이 잘못한 것을 지나치게 지적하는 것은 ADHD나 아스퍼거 증후군 어린이에게 흔히 볼 수 있는 행동이다.

그러나 요즘에는 일반 어린이 중에서도 이런 식으로 다른 사람의 감정, 생각, 입장을 이해하는 사회적 인지 능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형제나 동네 친구들과 어울리는 기회가 적다 보니 이런 사회적 인지 기능을 자연스럽게 학습할 기회가 적은 탓이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이런 어린이에게는 학교에서 일어났던 일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하면서, 어떻게 된 일인지, 그때 아이의 기분이 어땠는지, 상대편은 왜 그런 행동을 했을지, 다른 가능성은 없었는지, 상대편의 기분은 어땠을 것 같은지, 어떻게 행동했으면 다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을지 함께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규칙적으로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책, 영화 등을 같이 읽으면서 등장인물이 왜 그런 말이나 행동을 했을지, 어떤 기분이었을지 함께 이야기해 보는 것도 좋다.

김 교수는 “유아기를 거쳐 아동ㆍ청소년기에 또래와 적절한 상호작용을 통해서 완성되는 사회성은 이의 대인관계의 기초가 될 뿐 아니라 정서적 안정감과 자존감의 바탕이 된다”며 “부모의 노력만으로 친구 관계의 문제가 호전되지 않을 때는 전문 기관에서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통해 조기에 사회성을 키워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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