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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성화수술, 우리 강아지에게 ‘약’일까, ‘독’일까?
  • 2017.08.21.
‘학대 vs. 질병예방’ 찬반 팽팽 중성화수술
반려견 나이ㆍ품종ㆍ건강 상태 등 고려
수술 여부ㆍ시기 등 보호자 판단이 중요
수술 후 식단관리ㆍ꾸준한 운동 필요

한 살 난 포메라니안 ‘아토’를 키우는 초보 반려인 김희선(가명) 씨는 최근 보호자의 다리에 마운팅을 하는 반려견을 보며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중성화 수술을 해줘야 하나?’ 하는 생각을 했다. 한편으론 ‘수술하면 살이 찐다는데, 건강을 위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하는 고민에 빠졌다.
반려인들의 관심사 중 각종 질병 다음으로 궁금한 것이 중성화 수술일 것이다. 

사람으로 치면 불임수술에 해당하는 중성화 수술에 대해 반려인 사이에도 찬반 의견이 팽팽하다. “보호자가 편하려고 하는 것으로, 임의로 번식을 막는 행위는 ‘학대’일 수 있어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하는 반려인이 있는가 하면, 한편에서는 “출산계획이 더 이상 없다면 질병 예방을 위해 해주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모두가 반려견의 건강한 삶을 위한 의견이기에 보호자들은 더 고민하게 된다. 결국 수술 결정은 보호자의 몫이므로 어떤 수술이든 장점과 단점은 있다는 점과 또 반려견의 나이와 성격 등을 고려해 담당 수의사와 충분히 상의한 후 판단하는 것이 좋을 듯싶다.

▶수술하면 좋은 점은?=무엇보다 ‘질병 예방’에 좋다. 더 이상 출산계획이 없는 암컷 반려견의 경우 난소와 자궁을 없애는 수술을 하게 되면 성호르몬 관련 질병인 난소종양이나 자궁축농증, 유선종양 등의 질환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수컷 강아지도 마찬가지로 수술을 하게 되면 고환, 전립선 종양을 포함한 비뇨생식기계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또 행동학적인 측면에서 영역 표시의 일종인 과도한 마킹 행위나 공격성이 줄어든다는 이점이 있다.


▶수술 후 나빠지는 것은?=중성화 수술을 한 반려견들은 ‘비만’이 가장 큰 골칫거리다. 급격한 호르몬 변화와 기초대사에 필요한 에너지양이 줄어 수술 전과 같은 양을 먹을 경우 쉽게 살이 찌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성화 수술 후에는 사료와 간식량을 조절해야 하며 적절한 운동을 시켜주는 것이 필요하다. 


▶수술을 결정했다면=나이, 몸무게, 품종, 건강 상태 등에 따라 수술 시기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수의사와 상의해 시기를 결정하는 것이 가장 좋다.
대개 수컷 반려견의 경우 양쪽 고환이 잘 내려온 경우 생후 5~6개월에 수술을 하는 것이 좋다. 간혹 뱃속이나 피부에 고환이 묻혀 있는 잠복고환인 경우가 있는데, 이럴 경우 종양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으므로 반드시 수술로 제거해야 한다. 

암컷 반려견의 경우는 첫 발정 이전에 수술을 할 경우 유선종양을 99% 예방할 수 있다. 만약 출산 후라면 이유기에 수술을 해주는 것이 좋다. 성견이 된 뒤에도 수술은 가능하지만 나이가 많을 경우 간, 콩팥, 심장 등의 기능이 약해져 있을 수 있어 건강 상태 확인 후 수술을 하는 것이 안전하다. 수술 전에는 6~8시간 금식해야 하며, 암컷 반려견의 경우 필요에 따라 1~2일 정도 입원하는 경우도 있으며 수컷 반려견은 반나절 만에 퇴원할 수도 있다.


▶수술 후 관리는?=중성화 수술이 대부분의 반려견에게는 ‘생애 첫 수술’일 수 있다. 불안해할 수 있으니 보호자는 될 수 있는 한 오랜 시간 곁에서 안정감을 주며, 수술 부위에 염증이나 출혈이 있는지도 살피도록 한다. 수술 후상처 부위를 핥지 않도록 씌운 넥칼라는 갑갑해하더라도 잘 채워져 있나 수시로 체크해야 한다. 간혹 넥칼라가 느슨해져 수술 부위를 핥는 경우가 있는데, 상처가 덧나 회복기간이 길어질 뿐 아니라 2차 감염이 있을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또 다른 반려견이 있다면 상처가 아물 때까지 반드시 격리해야 한다.


이 밖에도 반려견의 건강 회복속도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가벼운 산책 정도는 수술 다음날부터 해도 된다. 또 수술 전후 열흘 안팎으로 실밥을 풀게 되는데, 상처가 잘 아물었다면 다음날부터는 목욕해줘도 괜찮다.
이후엔 수술 후 살이 찌기 쉬운 상태가 되므로 운동이나 가벼운 산책과 식이조절을 통해 비만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김나연 서울대동물병원 수의사는 “중성화 수술은 선택사항이지만, 질병의 예방 측면에서는 하는 것이 좋다”며 “충분한 고민과 상담을 통해 반려견과 반려인 모두를 위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지영 서울탑동물병원 원장은 “반복적인 발정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비뇨생식기계 질병을 예방하고 가족들과 건강하게 지내기 위해 중성화 수술을 받는 것을 추천한다”며 “반려견마다 품종, 몸무게, 나이 등이 다르기 때문에 안전한 수술을 위해 마취 전 건강 상태를 충분히 확인 후 수술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조현아 기자/joy@heraldcorp.com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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