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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우리 김, 세계 식품시장의 금맥(金脈)을 뚫다
  • 2017.09.13.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북핵,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청년 실업 등 산적한 대내외 악재 속에서도 지난해까지 부진했던 우리나라 수출이 8월까지 3751억 달러를 기록했고, 8개월 연속 두자리수 증가율을 보였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 왔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신정부의 경제정책 추진에도 큰 힘을 실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반도체 등에 의존하는 쏠림현상은 향후 수출 증대에 장애요인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수출 저변 확대를 위해 정부는 반도체, 자동차 등 13대 수출주력품목 이외에 식품 등 5대 유망 소비재의 수출을 집중 지원하고 있다. 그런데, 수출식품 중 김의 성과가 두드러지고 있다. 김 수출이 지난 10여년간 8배 이상 늘어나면서 금년에는 처음으로 5억 달러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다. 라면, 인삼을 이미 넘어 섰으며, 올해에는 참치마저 제치고 수출식품 2위 자리까지 넘볼 기세다. ‘식품산업의 반도체‘라고 할 만하다.

한국인에겐 김은 오랜 기간 친숙한 식품이다. 17세기 김 양식을 처음 성공시킨 김여익의 성을 따서, ‘김’이라고 이름 지었다는 김을 1인당 연간 100장 이상 소비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까지 상당수 외국인에게는 기피 식재료였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포로수용소에 수감되었던 미국 포로들이 종전 후 전범재판에서 일본군이 이상한 ‘검은 종이’(black paper)를 강제 배식하는 고문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이다.


최근 한류, 웰빙문화 확산으로 해외에서 우리나라 김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글로벌 푸드로의 발전 잠재력을 보여 주고 있다. 세계 1위 마른김 생산국인 우리나라가 가공한 조미김, 김스낵이 해외 시장에서 다이어트 웰빙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다만, 김이 전혀 생산되지 않는 태국 등이 우리나라에서 수입한 마른김을 다양한 김스낵으로 만들어 세계 김스낵시장을 선점하고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최근 정부는 2024년까지 수출 10억달러 달성과 글로벌 식품으로의 육성이라는 목표 아래 양식, 가공, 수출에 걸친 ‘김 산업 발전방안’을 마련하였다. 김 산업을 고부가가치 수출형 산업으로 육성하여 어업인의 소득을 높이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한편, 국민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고자 한다.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시장 개척을 위한 김 산업 종사자들의 노력과 함께, 국민적 관심이 우리나라 김 산업 발전의 밑바탕이 될 것이다.

2017년 세계 식품시장 규모는 6조 3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IT시장(3조 4238억 달러)과 자동차시장(2조 125억 달러)을 합친 것보다 더 큰 규모이다. 세계인들이 좋아하는 노르웨이 연어의 수출액은 연간 65억 달러에 달하며, 우리나라의 대표 수출품목인 휴대폰 수출액(82억 달러)에 맞먹는다. 우리나라 김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글로벌 웰빙식품으로 성장한다면, 막대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식품산업의 반도체인 김이 세계 식품시장의 금맥을 뚫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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