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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밥남녀 푸드톡!]<23>대만사람들의 소울푸드 ‘루로우판’
  • 2017.11.15.
[리얼푸드=박준규 기자] 1인 가구가 늘면서 덩달아 배달음식, 간편식 산업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성이 듬뿍 담긴 집밥과 견주면 여러 가지로 턱없이 빈약합니다. 사실상 한 끼를 때우는 셈이지요. 혼자 살지만 보다 건강한 한 끼를 고민하는 젊은이들도 있습니다. 패스트푸드가 아닌 프레시푸드를 고민하는 이들입니다. 이들의 몸과 마음을 달래주는 리얼푸드를 ‘혼밥남녀 푸드톡’에서 소개합니다. 

대만 가오슝에서 태어난 천싱이(陳欣怡ㆍ27)<사진> 씨의 현재 거주지는 서울 중곡동. 한국에서의 생활은 이제 10개월째에 접어들었습니다. 그는 ‘한쥐’(韓劇ㆍ한국드라마)로 한국이란 나라에 처음 매력을 느낀 뒤로 몇 차례 한국을 여행했습니다. 하지만 짧은 방문만으론 갈증을 다 풀지 못했나 봅니다. 올해 초,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받아 1년간의 한국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요즘 대만에서 ‘태양의 후예’ 인기가 가장 좋아요. 드라마 덕분에 한국 문화도 많이 퍼졌어요, 특히 한국식당도 대만 사람들이 많이들 가요.” 싱이 씨가 푹 빠진 한국음식은 ‘주꾸미 볶음’입니다. 대만에 있는 한국음식점에서도 주꾸미를 먹을 순 있지만 “한국에서 먹는 맛과는 천지차이”라고 하네요.

싱이 씨는 한국인 친구 집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덕분에 한국의 평범한 집밥을 연구할 수 있었죠. 대만의 집밥과 비교를 부탁했습니다.

대만의 평범한 가정식.

“대만에선 채소든 고기든 따뜻하게 먹는 게 보통인데 한국은 김치를 비롯해서 반찬은 차갑게 먹는 것들이 많더라고요. 또 대만에선 채소로 만든 요리는 가급적 한 끼에 먹을 만큼만 만들고 만약 남았다면 그냥 버리거든요, 처음에 많이 만들어두고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또 꺼내먹는 한국 문화가 처음엔 신기했어요.”

한국에서의 생활은 즐겁지만, 대만에 있는 가족과 친구 생각도 간절하답니다. 그럴 때 ‘루로우판’(滷肉飯)을 만들어 먹는데요, 우리말로 풀면 ‘돼지고기 덮밥’쯤 됩니다. 간장과 오향소스에 푹 졸인 돼지고기를 잘게 찢어서 두부, 채소와 함께 밥 위에 올려서 먹는 대만사람들의 ‘소울푸드’랍니다.

“고향을 떠나서 타이베이에서 일하던 시절엔, 집에 다녀갈 때마다 엄마가 루로우판을 많이 싸주셨어요. 자연스럽게 엄마가 생각나는 음식이죠.”

싱이 씨에게 루로우판 레시피 소개를 부탁했습니다.

<‘루로우판’ 간단 레시피>
* 재료 : 두부, 마늘, 설탕, 계란, 삼겹살(대만에서는 뒷다리살 등 다양한 부위를 쓴단다), 청경채, 적고추, 파, 후추, 간장, 밥

* 만드는 법
- 삼겹살을 잘게 썬다. 두부를 기름에 노릇노릇하게 부친다. 마늘과 고추, 파 등도 잘게 썰어둔다.

- 손질한 삼겹살을 볶는다. 이때 다진마늘과 소주를 넣으며 비린내를 잡는다.
- 고기가 살짝 익었다면 간장과 파, 고추, 두부, 계란 넣고 볶는다.
- 고기가 익으면 약불로 줄여서 5~8분 졸인다.

- 뜨거운 물에 데친 청경채와 함께 밥 위에 올린다.

루로오판은 갈거나 찢은 돼지고기를 간장과 오향소스에 졸이고 밥 위에 얹어서 먹는 덮밥입니다. 고기를 살 형편이 못 되는 가정에서 정육점에서 남은 고기를 얻어서 만든 게 시초라고 하네요. 실제로 언제 어디서나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는 대만의 대표적인 서민음식입니다. 루로우판엔 단백질이 충분해서 영양식으로 먹기에 좋습니다. 보다 균형된 영양섭취를 위해서는 양파, 양배추, 버섯류 등을 추가하면 더 좋겠어요. 또한 삼겹살과 계란은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기 때문에 너무 자주 드시는 건 피하세요. 걱정을 덜어내려면 고기는 살코기로, 계란은 흰자만 사용하세요.

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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