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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나나도 멸종위기? 언제까지 먹을 수 있을까
  • 2017.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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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푸드=고승희 기자] 맛도 좋고 영양도 좋아 남녀노소 누구나 사랑하는 바나나가 위험하다. 학계에선 바나나를 가장 임박한 멸종 위기 작물의 하나로 보고 있다.

지금 우리가 가장 많이 먹고 있는 바나나는 캐번디시 바나나(Cavendish banana)라는 종류로 우리나라에서도 가장 많이 먹고 있다. 지금이야 캐번디시 바나나가 흔하지만, 그 이전 ‘바나나 붐’을 불러온 전혀 다른 종류가 있었다.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캐번디시 바나나를 먹기 이전 가장 많이 먹던 바나나는 그로미셸(gros michel)이라는 종류였다”며 “이 바나나가 현재 판매 중인 바나나 우유의 맛과 동일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바나나 우유의 맛을 통해 바나나의 맛을 상상하기는 어렵다. 캐번디시 바나나가 아무리 푹 익어 당도가 올라가도 가공된 바나나 우유의 맛을 따라갈 수 없다. 그로미쉘 바나나는 지금의 바나나 우유처럼 맛과 향이 진한 품종으로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이 바나나는 지금의 캐번디시처럼 시장을 장악했다. 상품성이 월등히 높았다.

1960년대에 접어들며 문제가 생겼다. 문 교수는 “파나마병이 유행하며 그로미셀 바나나는 곰팡이균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고 설명했다. 푸사리움이라는 곰팡이가 일으키는 파나마병은 바나나에 치명적이다. 당시 파나마 지역에선 바나나 재배 플랜트 시설로 바나나 농사를 지었다고 한다. 문 교수는 이 같은 재배 방식을 설명하며 “바나나는 사실 모두 쌍둥이”라고 말했다. 바나나는 뿌리에 해당하는 알줄기를 잘라 심으면 열매(바나나)의 수확이 가능하다. 이렇게 재배된 바나나는 유전적으로 동일하다. 문 교수는 “유전적으로 동일한 그로미셸 바나나는 곰팡이균이 돌며 살아남을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로 인해 그로미셸은 멸종됐고, 캐번디시 품종이 개발됐다. 캐번디시라는 이름은 영국 캐번디시 공작 가문에서 유래했다. 캐번디시 공작의 정원사가 아프리카 동쪽 섬나라 모리셔스에서 바나나를 들여와 1830년부터 온실 재배를 시작했다. 이후 이 바나나가 곰팡이균 내성과 상품성이 확인돼 1970년대 이후부터 대량 재배됐다.

캐번디시는 맛과 향이 덜한데도 그로미셸 자리를 빠르게 치고 들어왔다. 유엔 식량농업기구(UN FAO)에 따르면 전 세계적에서 생산되는 바나나의 47%는 캐빈디시다. 이 역시 그로미셸과 같은 방식으로 번식하는 ‘씨 없는 바나나’다.

지금은 이 바나나가 위기에 처했다. 문 교수는 “곰팡이 균이 진화해 캐번디시에 붙어버리고 있다”며 “학계에선 15년 후 이 종의 멸종을 확실시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미 곰팡이균의 번식에 공격 당한 사례들이 목격되고 있다. 앞서 1980년대 대만에서 캐번디시가 변종 파나마 병으로 인해 말라죽은 사례가 있다. 당시 무려 70%가 죽어나갔다. 현재 이 병은 중국, 인도, 호주로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다.

몇 해전 국제바나나협의회(IBC)는 당초 코스타리카에서 열기로 했던 회의를 미국 마이애미에서 개최했다. 참석자들의 신발에 붙은 먼지를 통해 변종 파나마병이 남미로 옮아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파나마병은 토양 속의 균류에 의해 퍼져 신발에 묻은 흙을 통해서도 쉽게 전염된다. 남미는 아직 파나마병이 돌지 않은 지역이다.

바나나의 멸종이 현실화되면 바나나 생산 의존도가 높은 개발도상국은 위기에 처한다. 파나마병은 특히 토양에 40년 가까이 잔류한다는 점도 문제다. 유엔식량농업기구(UNFAO)는 이에 “360억 달러 이상 규모의 바나나 산업이 발 벗고 파나마병을 막기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전염병 확산 방지는 물론 바나나를 비롯한 모든 작물의 유전적 다양성을 지키는 일도 중요하다. 캐번디시 바나나의 멸종론이 끊임없이 나오는 것은 이 품종이 단일품종이기 때문이다. 단일 품종 작물들은 전염병은 물론 급격한 환경 변화로 순식간에 멸종될 우려가 있다. 문 교수는 “유전적 다양성이 존재할 때 작물은 살아남고 진화할 수 있다”며 “획일화된 생산과 소비는 종의 다양성을 해친다”고 꼬집었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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