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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해 ‘필승금연’ 리포트 ①] “궐련형 전자담배, 담뱃잎 그대로 담아…독성 약할수 없어”
  • 2018.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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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배, 각종 암ㆍ심혈관질환 등 일으켜…간접흡연도 폐해
-“궐련형 전자담배 같은 찐 담배 흡연자, 혈중 CO농도 증가”
-“담뱃잎 그대로 찐 궐련형 전자담배, 기존 전자담배와 달라”

“올해에는 담배 끊어야지.” 흡연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새해에 이런 결심을 해 봤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과 가장 지키기 어려운 약속이 바로 금연이라고 흡연자들은 말한다. 

특히 지난해부터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글로’, ‘릴’, ‘아이코스’(가나다순) 등 궐련형 전자담배 때문에 금연을 망설이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유해물질 함량이 (일반 담배보다)90%가량 낮다“는 제조사의 설명도 금연 결심을 흔들리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궐련형 전자담배도 일반 담배와 비교해 각종 유해물질이 만만치 않은 수준으로 함유돼 있다. ‘좀 낫지 않을까’ 하는 흡연자가 있다면 궐련형 전자담배도 과감히 끊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제안한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담뱃잎을 그대로 쪄서 만든 것이므로, 독성이 약해질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궐련형 전자담배 사이로 궐련형 전자담배를 즐기는 흡연자들의 모습이 흐릿하게 보인다. [연합뉴스]

▶“담배ㆍ술 함께 즐기면 암 발생 증가”=담배 연기에는 400여 종의 독성물질, 60여 종의 발암물질이 포함돼 있다. 특히 니코틴 성분은 담배 의존을 유발, 금연을 어렵게 한다.

조수현 중앙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담배 연기 내 주요 종양 유발 인자인 타르에 의해 담배 연기와 직접 접촉되는 부위에 구강암, 식도암, 후두암, 폐암, 기관지암이 생긴다. 이 같은 암의 90% 정도는 흡연이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담배 연기와 직접 접촉하지 않는 장기라 하더라도 대사물질의 영향으로 자궁경부암, 췌장암, 간암, 방광암, 신장암, 위장암, 백혈병 등 혈액암이 일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암 발생의 위험은 담배 연기 노출 정도에 비례해 증가한다. 담배 연기는 암 형성과 유발 전체 과정에서 강력한 발암ㆍ촉진 인자로 작용한다. 알코올, 석면, 방사성 물질 같은 다른 인자와 상호 작용해 위험을 증가시킨다. 조 교수는 “술, 즉 알코올 섭취가 많은 사람에게 식도암이나 간암의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에 흡연과 함께 음주할 경우 암 발생이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흡연은 심혈관 질환의 유병률과 사망률을 높인다. 조 교수는 ”흡연 15분 후까지 교감신경이 항진돼 심박동수, 혈압, 심박출량이 증가하고 심근의 산소요구량이 증가한다”며 “관상동맥은 담배 연기에 노출되면 급성 수축을 일으키기 때문에 흡연자의 협심증 위험도는 비흡연자보다 20배 높다. 관상동맥 수축은 한 개비의 담배 연기에도 생긴다”고 지적했다.

니코틴은 심박수와 혈압 증가에 의한 혈관 손상과 혈소판 응집에 의해 동맥경화증을 유발한다. 또 심실세동과 심실 조기 수축을 유발, 심근경색으로 인한 급사 위험을 높인다. 담배 연기 중 일산화탄소도 동맥경화증을 악화시킨다. 또 헤모글로빈과 결합, 혈액의 산소 운반력을 감소시킨다. 흡연은 혈전을 유발해 혈관 질환을 유발한다. 또 혈관 질환의 유발 인자인 비만을 부추기기도 한다.

간접흡연은 약 85%가 부류연(불 붙은 담배의 끝에서 나오는 연기)에 의한 피해다. 조 교수는 “부류연은 일산화탄소의 농도가 높을 뿐 아니라 담배 연기 입자가 주류연(흡연 시 직접 끽연자의 입안으로 빨려 들어오는 연기)보다 직경이 작아서 폐의 더욱 깊숙한 부분에 침착될 수 있다”며 “때문에 담배 연기에 민감한 사람은 안구 자극. 두통, 기침 증상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특히 유아의 호흡기는 미성숙 상태이므로 간접흡연으로 손상을 입을 위험이 있다. 때문에 흡연 부모의 유아는 폐렴과 기관지염에 더 잘 걸린다. 폐 성장도 감소돼 성인이 되어 흡연 시 폐 기능 감소 속도를 증가시켜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과 천식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조 교수는 “흡연은 65세 이전 사망 원인 중 45%의 원인이 되며 흡연자는 사망률이 높고, 평균수명이 12년 정도 짧다”며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는 연간 5만여 명이 담배로 사망하고, 치료비 등으로 연간 9조원의 비용이 손실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궐련형 전자담배 흡연자, 혈중 일산화탄소 농도 오히려 증가”=이 같은 담배의 폐해를 걱정하는 흡연자에게 한 줄기 빛이 된 것이 바로 궐련형 전자담배다. 담뱃잎을 가열해 연기가 아닌 기체 형태로 담뱃잎의 니코틴을 들이마실 수 있도록 고안한 제품이다. 궐련형 제조담배 업체들은 기존 담배처럼 담뱃잎을 불로 태우지 않기 때문에 유해물질이 덜 발생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유해성 논란은 끊이지 않는다. 지난해 11월 보건복지부 주최로 열린 ‘담뱃갑 경고그림 시행 1주년 기념 담배규제 정책포럼’에 참가한 스위스 산업보건연구소(이하 연구소)의 오렐리 베르뎃 연구원은 발표 자료 ‘궐련형 전자담배 유해성’을 통해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을 지적했다.

연구소가 ’아이코스‘와 일반 담배의 배출 성분을 비교한 결과 ’아이코스‘에서도 국제암연구소 1군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 벤조피렌이 검출됐다. 아크롤레인, 크로톤알데히드, 벤즈안트라센 등 유해물질도 나왔다. 포름알데히드의 경우 ’아이코스‘에서 배출되는 양은 일반 궐련 담배에서 배출되는 양의 74% 수준으로 ”유해물질 함량이 90% 가량 낮다“는 제조사의 설명과 배치됐다. 아크롤레인도 일반 담배 대비 82% 배출됐다. 또 상당량의 일산화탄소가 검출됐다.

역시 포럼에 참가한 오사카 국제암센터 암역학부의 타부치 타카히로 박사의 발표자료 ‘일본 내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 현황’에서도 일본 국민 5000여 명 추적 조사 결과 응답자의 12%는 궐련형 전자담배 증기(연기)에 노출된 경험이 있었고, 이 중 37%는 이로 인해 전반적 불편감, 눈ㆍ목 통증 등의 증상을 겪었다. 이는 간접흡연의 폐해 증상과 유사하다.

지난해 11월 대한금연학회가 개최한 ‘2017 추계학술대회’에서 이성규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 겸임교수(학회 총무이사)가 발표한 자료 ’궐련형 전자담배의 실체‘에 따르면 담배회사 내부 문건에도 궐련형 전자담배와 비슷한 찐 담배에서 담배의 유해성을 인정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더. 찐 담배는 이미 1980년대 후반에 다국적 담배회사인 RJ레이놀즈가 ‘이클립스’라는 이름으로 출시했다.

당시 제조사는 찐 담배의 유해성이 일반 담배에 견줘 훨씬 낮다고 영업 활동을 했다. 그러나 내부 문건에는 ’기존 궐련에 비해 이클립스의 흡연량이 거의 2배 정도 증가했다‘, ’혈청 내 니코틴양이 기존 궐련 흡연자나 차이가 없었다‘, ’대부분 이클립스 흡연자의 혈중 일산화탄소 농도가 일반 궐련 흡연자보다 증가했다‘ 등의 내용이 적시돼 있었다고 이 교수는 설명했다.

궐련형 전자담배가 담뱃잎을 통으로 쓰기 때문에 기존 액상형 전자담배보다 유해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교수는 “담뱃잎에서 니코틴 성분만 뽑아 쓴다는 액상형과 달리 궐련형은 담뱃잎을 통째로 쪄서 만들기 때문에 독성이 그대로 살아 있을 수 밖에 없다”고 “기존 전자담배와 다른 제품인 만큼 따로 궐련형 전자담배 항목을 두고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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