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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슬기로운 채식생활]“음식궁합으로 보면 치킨에 맥주보단, 백숙에 막걸리”
  • 2018.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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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마크로비오틱’ 전도사 이양지 요리연구가 인터뷰
- 유기농ㆍ무농약 식재료로 음양(陰陽) 조화 이룬 식단이 최고


[리얼푸드=박준규 기자]‘토마토는 음성. 그래서 소금과 궁합이 맞는다.’, ‘양배추를 쪄도 상관없다. 다만 굽는 게 양의 기운을 더 돋운다.’

수업이 한창인 한 요리교실, 수강생 10명이 강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수강생들이 손에 쥔 레시피를 슬쩍 들여다보니 필기해 둔 메모들이 많다. ‘극음(極陰)’, ‘양(陽)의 기운’ 같은 단어가 눈에 확 띈다. 여느 요리수업에선 만나기 어려운 단어들이다.

어딘가 평범하지 않은 이 요리교실은 ‘마크로비오틱(Macrobiotic)’에 기반한 조리법을 배우는 자리였다. 수강생들에게 조리방법을 직접 보여주며, 설명하는 이는 이양지 요리연구가다.

지난 8일 경기도 분당에 있는 한국마크로비오틱협회 스튜디오에서 이 연구가를 만났다. 그는 “음양원리는 마크로비오틱 식생활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다”며 “건강한 밥, 건강하지 않은 밥을 음양을 기준으로 파악하고 구별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8일 경기도 분당에 있는 한국마크로비오틱협회 스튜디오에서 이양지 요리연구가(협회장)을 만났다. 마침 수업이 진행 중이었다. [사진=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마크로비오틱? 매크로바이오틱?= 마크로비오틱은 음식을 고르고, 조리하고, 섭취하는 일련의 방식을 의미한다. ‘사람의 몸과 자연은 하나’라는 노자의 자연사상과 음양론에 이론적 바탕을 둔다. 무농약ㆍ유기농법으로 재배한 채소와 곡류, 과일이 중심이 된 식사를 추구한다. 각 식재료는 껍질이나 뿌리, 잎을 버리지 않고 오롯이 먹는 게 원칙이다. 이렇게 하면 현대인들을 괴롭히는 각종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본다.

영어 단어로 이뤄진 ‘Macrobiotic’은 매크로바이오틱이라고 읽는 게 원칙이다. 하지만 이양지 연구가는 일본어식 발음인 ‘마크로비오틱’이라고 말하고 협회 이름도 이렇게 적는다. 이 개념이 20세기 초반 일본에서 본격적으로 하나의 식생활 운동으로 자리매김한 까닭이다.

이양지 연구가는 한국에선 ‘마크로비오틱 전도사’로 통한다. 지난 2003년 펴낸 ‘참 쉬운 건강밥상’이란 책에서 마크로비오틱을 국내 독자들에게 소개하면서다. 
이양지 연구가는 식재료의 특징과 손질하는 방법을 자세히 설명했다. [사진=윤병찬 기자]

“1994년부터 2001년까지 저는 일본에서 제과ㆍ제빵 공부를 했어요. 파티시에를 준비했거든요. 공부하는 내내 몸이 안 좋았어요. 공부에 몰두하면서 설탕이 엄청 들어간 음식들을 주로 먹다보니 달콤함에 거의 중독된 수준이었죠. 결국 갑상선에 문제가 생기고 당뇨 직전까지 갔어요. ‘이래선 안 되겠다’ 싶었는데 우연히 마크로비오틱 식사를 접했고 덕분에 몸을 회복했어요. 한국에 돌아와서는 건강한 음식 먹고 회복된 나의 경험을 사람들에게 알려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 연구가가 마크로비오틱을 주제로 수업을 처음 시작한 건 2004년. 처음엔 강좌에 신청하는 사람이 없었다고 했다. 그는 “2010년을 기점으로 건강식이 화두가 됐다. 그러면서 배우겠다고 오는 사람이 늘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그에게 음식을 배운 수강생은 1000명에 달한다. 
스튜디오 벽면에 걸린 ‘식재 음양 일람표’. 곡류, 채소, 과일 등 주요 식재료의 성질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마크로비오틱 vs 채식 = 이양지 연구가는 수업에서 다루는 레시피를 100% 채식 식단으로 준비한다. 수강생 가운데는 고기는 물론이고 달걀, 유제품, 생선을 먹지 않는 비건(완전채식인)들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마크로비오틱이 곧 채식을 의미하진 않는다”고 이 연구가는 말했다.

“마크로비오틱이 보다 넓은 개념이에요. 채식은 그 안에 포함되는 하나의 방법론이죠. 비록 수업에서는 동물성 제품을 사용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마크로비오틱에서 고기를 절대 먹지 말라고 하진 않아요. 뭘 먹든 균형이 중요한 거죠. 고기를 먹는다면 거기에 채소를 곁들여서 음양의 조화를 맞추면 됩니다.”

참고로 이양지 연구가는 비건에 가까운 식생활을 지키고 있다. 육류(소ㆍ돼지ㆍ닭고기)는 입에 대지않고, 생선만 가끔  챙겨 먹는다.
이날 수강생들이 만든 음식. 토마토솥밥, 햇양파 된장국, 양배추 구이, 죽순팔보채로 꾸며졌다. [사진=윤병찬 기자]

▶최악의 궁합은 ‘치맥’ = 이양지 연구가의 쿠킹 스튜디오 벽면에는 ‘식재 음양 일람표’가 걸려있다. 사람들이 주로 소비하는 곡류, 채소, 과일, 육류 등 각 식재료의 성질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일람표에는 조리방식이나 맛에 따른 분류도 있다. 이를테면 쓰거나 떫은맛은 양성이 강하다는 뜻이고, 시거나 매운맛은 음에 가까운 것이다. 또 튀기고 태우면 양성이 커지고, 찌거나 삶으면 음성이 강해진다.

마크로비오틱을 배우려는 자, 일단 이 표를 달달 외워야 할까? 이 연구가는 “외울 필요는 없다. 조리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내가 먹는 걸 통해서 음양 밸런스를 찾고 나에게 맞는 음식, 조리법을 찾게 된다”고 설명했다.

음양 밸런스를 쉽게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사례가 궁금했다. “사람들이 무심코 즐기는 음식 가운데 음양 밸런스가 나쁜 사례를 꼽아달라”고 부탁했다.

“치맥(치킨과 맥주)이 대표적이죠. 닭은 기본적으로 양성을 가지고 있어요, 그걸 튀기기까지 하면 극도의 양성을 띠게 돼요. 반대로 맥주는 음성이 강한 식품이거든요. 하나는 양이고 하나는 음이니 어울리는 것 아니냐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요 그렇지 않아요. 극단을 달리는 두 음식이라서 우리 몸에는 부담이 커요. 가장 안 좋은 사례죠. 백숙에 막걸리를 곁들이는 게 훨씬 좋은 방법이에요.”

이양지 연구가는 2016년 9월부터 8개월간 식당을 운영했다. 면적이 105㎡(약 32평)쯤 되는 분당 스튜디오의 일부(7평)를 식당으로 꾸미고 채식 함박스테이크, 채식 파스타 등을 마크로비오틱 방식으로 만들어 손님에게 냈다. 건강하면서도 맛도 좋다는 입소문이 나며 사람들이 몰렸지만, 식당 경영을 이어가진 못했다.
 
“수업을 하면서 동시에 식당까지 운영하려니 정신이 없었어요. 매니저를 두긴 했지만 음식 내는데 제 손이 다 필요했거든요. 고민 끝에 ‘더 중요한 일에 집중하자’고 결심했죠. 기존에 하던 쿠킹 클래스와 기업체 메뉴 컨설팅 같은 활동에 힘을 집중하면서 마크로비오틱을 더 알리는 게 보다 절실하다고 생각했어요. 식당 경영이야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 다시 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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