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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더위와 함께 찾아온 ‘식중독 경보’…냉장고 안 음식도 안심 금물
  • 2018.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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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식중독이 늘어나는 시기. 전국 곳곳서 사고 발생
-냉장고 속 음식, 안전치 않아…하루 이상 보관은 금물
-조리된 식품, 바로 먹는 것이 바람직…‘손씻기’도 철저

이달 초 대구시 달서구의 한 중학교에서 학생과 교직원 319명이 집단 고열ㆍ설사ㆍ구토 증세를 보였다. 학생 중 일부는 고열로 결석하기도 했다. 대구 달서구보건소에 따르면 이들의 증세는 식중독 때문에 조사됐다. 달서구보건소가 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 이들이 먹은 급식, 조리기구 등을 역학조사한 결과 캄필로박터균이 검출됐다. 캄필로박터균은 오염된 음식, 음용수 등을 통해 전파돼 발열, 복통, 설사 등 증상을 일으킨다.

최근 최고기온이 30도를 넘나드는 등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위 사례처럼 전국 곳곳에서 식중독 발생 소식도 이어지고 있다. 해마다 6월에는 잦은 야외 활동, 기온 상승 등으로 식중독 사고가 쉽게 일어난다. 이럴 때 안심하고 찾는 것이 냉장고 속 음식이다. 그러나 요리ㆍ이동 중 음식이 식중독균에 오염됐다면 냉장고 속에서도 균이 자랄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조리된 음식은 바로 먹고,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켜야 식중독을 예방할 수 있다. 

▶“6월, 고온에 야외 활동 많아져 식중독 증가”=2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중독 지수서비스’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3~2017년) 식중독 사고 1649건 중 171건(10.4%)가 6월에 발생했다. 8월(197건ㆍ11.4%)에 이어 두 번째다. 환자 3만1216명 중 4061명(13.0%)가 6월에 걸렸다. 역시 8월(7506명ㆍ24.0%) 다음이었다.

이에 대해 김영상 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6월에는 기온이 급격히 올라가면서 더운 날씨가 지속된다”며 “야유회, 가족 나들이 등 야외 활동이 많아지면서 급식, 도시락 등으로 인한 집단 식중독 사고가 일어나기 쉽다”고 분석했다.

식중독균에 감염되면 12~72시간 후 구토, 설사, 복통 등에 시달리게 되지만, 보통 성인은 1~3일이면 자연 치유가 된다. 하지만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 노약자, 만성질환자는 식중독에 걸리기 쉽고, 설사가 지속되면 탈수 증상이 올 수 있다. 이런 환자는 따뜻한 물을 많이 마셔 탈수 증상이 악화되지 않도록 조치한 뒤 신속히 병원으로 가는 것이 좋다.

식중독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세균은 대장균, 황색포도상구균, 살모넬라균, 비브리오균 등이다. 드물지만 이질균(시겔라균), 캄필로박터균, 지알디아균 등도 식중독을 일으키는 원인균이다.

포도상구균은 요리하는 사람의 손에 염증이나 부스럼이 있을 때 해당 상처로부터 균이 음식으로 오염된다. 포도상구균 식중독은 음식 속에서 번식한 포도상구균이 내는 독소 때문에 생기므로 음식을 끓여도 독소는 파괴되지 않아 발병할 수 있다. 증상이 나타나는 시간이 매우 빨라 음식을 먹은 후 1~3시간이면 심한 구토ㆍ복통ㆍ설사가 나타난다.

장염살모넬라균은 장티푸스를 일으키는 세균과 다른 종류의 균이다. 김 교수는 “장티푸스는 사람에게서만 발병하지만, 장염살모넬라균은 동물과 사람, 인수 공통에게 감염을 일으킨다”며 “육류, 계란, 우유, 버터 등에 균을 포함한 동물의 분변이 오염될 경우 사람에게 섭취돼 발병한다. 오염된 음식을 먹고 8~48시간이면 고열, 복통, 설사,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고 했다.

잘 알려진 장염비브리오균은 주로 민물과 바닷물이 합쳐지는 해수에서 서식한다. 바닷가에서 어패류나 생선을 날로 먹고 난 뒤에 생기는 식중독이면 비브리오균에 의한 식중독으로 생각할 수 있다. 조개, 굴, 낙지, 생선 등을 날로 먹은 후 10~24시간이 지나 배가 아프고 구토, 심한 설사와 함께 사람에 따라 열이 나는 증세를 보인다.

비브리오패혈증은 초기에는 장염 증상을 일으켰다가 패혈증을 일으켜 생명을 앗아갈 수 있다. 김 교수는 “비브리오패혈증은 간 기능이 나쁜 사람이나 당뇨 같은 만성질환을 앓는 사람에게 중증으로 진행하는 사례가 많다”며 “어패류나 생선회를 먹고 10~24시간 후 열, 피부 반점, 물집 등이 생기고 전신의 통증과 함께 팔이나 다리의 궤사가 일어난다. 패혈증이 악화되면 의식을 잃거나 쇼크 상태에 이르러 결국 사망하게 된다”고 말했다. 


▶냉장고 속 음식도 안심해서는 안 돼=흔히 잘못 알고 있는 상식이 냉장 보관된 음식은 안전하다고 믿는 것이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만약 음식이나 음식 재료가 요리 또는 이동 중에 오염됐다면 냉장고에 넣어두더라도 음식물 속에 균이 그대로 살아있고 냉장고 속에서도 균이 자랄 수가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일부 식중독은 음식물을 끓여 먹더라도 발생할 수 있지만, 그렇더라도 여름철 음식은 무조건 끓여 먹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며 “차게 먹어야 하는 음식도 끓인 후 식혀 먹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냉장 또는 냉동해야 하는 음식물은 상온에 10분 이상 방치하지 않는 것이 좋다. 냉장실 보관도 하루 이상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식중독은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치료를 하면 회복될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식중독 예방을 위해서는 개인위생과 식품위생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화장실에 다녀온 후 손을 깨끗이 씻는 것은 물론 음식 만들기 전이나 식사 전에도 손을 씻어야 한다. 이때 흐르는 물에 비누로 씻는 것이 좋다.

음식 조리 시 완전히 익히고 되도록 가공식품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리된 식품은 바로 먹는 것이 좋다. 날 음식과 조리된 음식이 섞이지 않도록 하고 음식을 보관할 때에도 상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부엌을 깨끗이 하고 도마, 칼, 행주 등은 정기적으로 삶거나 햇볕에 말려 소독해야 한다. 항상 깨끗한 물을 사용해야 한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식중독 예방 생활 수칙>

▶안전하게 가공 처리된 식품을 먹는다.

▶육류, 달걀 등 날 음식은 70도 이상의 온도에서 조리한다.

▶조리한 음식은 즉시 먹어야 한다.

▶먹다 남은 음식을 4시간 이상 보관할 때에는 60도 이상이나 10도 이하에서 보관한다.

▶조리한 음식을 다시 먹을 때에도 반드시 70도 이상에서 가열한 뒤 먹는다.

▶조리한 음식과 날 음식이 함께 섞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철저하게 손을 씻고, 손의 상처 부위는 붕대ㆍ반창고를 이용해 음식에 닿지 않게 한다.

▶주방의 모든 표면은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

▶음식이 해충, 바퀴벌레 등에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안전한 물을 사용해야 하며, 깨끗한 물인지 의심스러우면 반드시 끓여서 사용해야 한다.

자료:세계보건기구(WHO)



<사진>해마다 6월은 식중독이 급증하는 시기다. 냉장고 속 음식도 오염될 수 있으므로 안심해서는 안 된다. [헤럴드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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