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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염, 갈증 푸는법 ①] 음료수 대신 오미자차ㆍ인삼차ㆍ제호탕 어떠세요
  • 2018.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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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염 속 갈증이 심해져…수분도 가려 섭취해야
- 커피 등 카페인음료ㆍ맥주, 요로결석 등 일으켜
- 맥문동차ㆍ매실차 등 기운 일으켜 여름에 좋아

회사원 한모(32) 씨는 평소 더위를 심하게 타고 갈증도 많이 호소하는 편이었다. 그동안 여름만 되면 시원한 탄산음료와 아이스 커피를 입에 달고 살아 왔다. 그러다 지난해 여름 낭패를 겪었다. 삼복 중이었던 8월 초순의 어느 날 밤이었다. 옆구리가 찌르듯 아파 한 씨는 급하게 집 인근 종합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진단명은 요로결석이었다. 많이 마시던 음료수가 원인이었다.

폭염이 시작됐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 중인 상태다. 더위로 인해 땀을 많이 흘려 갈증도 심해지는 때도 요즘이다. 보건당국과 기상청은 열사병 등 온열 질환에 걸리지 않으려면 자주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여름에는 청량음료보다 인삼차 등 한방음료가 갈증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어린이들이 전통 차 체험을 하고 있는 모습. [헤럴드경제DB]

폭염땐 대부분 청량음료, 아이스 커피 등 음료수나 맥주를 찾기 마련이다. 하지만 너무 차가운 음료수는 감기, 배탈 등을 일으킨다. 특히 커피 등 카페인이 든 음료, 맥주는 수분을 빼앗아 소변을 잘 보지 못하게 하는 병인 요로결석, 전립선 비대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한방에서는 인간은 천지자연의 기운에 순응해야 건강하다고 본다. 여름에는 시원한 것만 찾는 것보다 적절히 땀 흘리고, 운동하고, 더위를 겪어야 기운이 펼쳐져 가을에 그 기운을 다시 거둬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재흥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재활의학과 교수는 “여름에는 지하수가 시원하듯 사람의 표면은 덥지만 내장에는 음기가 잠복하게 되므로, 갈증이 심하다고 찬 음료수를 먹는 것보다 속을 따뜻하게 해 주는 것이 좋다”며 ”지나치게 더워 땀을 많이 흘리게 되면 땀과 함께 기운도 소진돼 더위를 먹게 되므로 과다한 땀 배출을 막아주는 한방음료도 효과적”이라고 했다. 여름에 좋은 대표적 한방 차로 오미자차, 인삼차, 제호탕 등이 있다. 

▶인삼차, 설사ㆍ복통ㆍ구토에도 좋아=오미자는 다섯가지 맛이 난다고 해서 명명됐다. 특히 다섯가지 맛 중 신맛이 가장 강하다. 조 교수는 “신맛을 내는 성분이 수축 작용과 관련이 있어 땀샘이 확장되는 것을 막음으로써 땀을 조절한다”며 “사고력, 기억력, 주의력을 향상시키고 비타민 AㆍC가 풍부해 피로 회복에도 좋다”고 했다.

물을 끓여 조금 식힌 뒤 잘씻어 건져 놓은 오미자를 넣어 적당한 정도로 우려내면 오미자차가 완성된다. 처음 우릴 때에는 맛이 진해 꿀을 첨가해 마셔도 좋다. 두세 번 우린 물은 냉장고에 넣어 차게 해 두고 물처럼 마시면 갈증 해소에 큰 도움이 된다.

맥문동은 수분 대사를 원활하게 하는 효과가 있어 갈증 해소에 좋은 효과가 있다. 성질도 차가워 열을 식히는 효과가 있는 자양 강장제다,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에 특히 좋다. 물 1ℓ에 맥문동을 8g 정도 넣고 2시간 정도 달여 식힌 후 차게 해서 맥문동차를 만들어 수시로 마시면 된다.

인삼은 대표적적으로 기(氣)를 보(補)하는 한방 약이다. 조 교수는 “인삼은 몸 안의 진액을 생성시켜 갈증 해소애 탁월한 효능을 갖고 있다”며 “여름철 더위로 인해 생기는 설사, 복통, 구토 증상을 완화시켜 입맛이 없을 때 복용해도 좋다”고 했다. 인삼차는 꿀을 곁들이면 효과가 증강된다. 인삼을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은 다음 건져 얇게 편으로 썰고 밀폐 용기에 꿀과 함께 넣고 10일 이상 재운 다음 마실 때에는 꿀에 잰 인삼을 잔에 적당량 담고 팔팔 끓인 물을 부어 마신다.

매실은 매화나무의 열매다. 매년 5월말~6월 중순, 초록색으로 익는다. 매실의 과육 중 약 85%가 수분, 당질은 10%다. 칼슘, 인, 칼륨 등 무기질과 카로틴도 소량 들어 있다.

조 교수는 “매실은 피로 회복과 갈증 해소에 좋고, 입맛을 돋우는 효과가 있다”며 “함유된 피크린산이 독성물질을 분해하는 등 해독ㆍ살균작용이 있어 식중독ㆍ배탈을 예방ㆍ치료한다. 정장 작용도 좋아 설사ㆍ변비 치료에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연산, 사과산 등 유기산이 많이 함유돼 심한 무더위에 지치거나 찬 음식을 많이 먹어 컨디션이 안 좋을 때 복용하면 효과적이다”며 “젖산이 근육에 쌓이는 것을 방지하므로 근육통, 두통, 요통 등을 예방한다”고 덧붙였다.

조선 후기 서적인 ‘규합총서(閨閤叢書)’에 매실차 만드는 방법이 나와 있다. 책을 보면 ‘오매육(烏梅肉ㆍ덜 익은 매실의 과육을 벗겨 핵을 제거하고 연기에 건조시킨 것)을 가루로 만든다. 꿀을 졸여 매실가루를 섞는다. 그것을 사향에 담갔다 여름에 물에 타 먹으면 제호탕을 대신해 갈증을 풀어 준다’고 적혀 있다.

매실차는 청매(靑梅)나 오매(烏梅ㆍ매실을 말린 약재)로 만든다. 오매를 이용하는 방법은 먼저 상처가 없는 청매를 40도 내외의 저온으로 2∼3시간 불에 쪼인다. 청매가 황갈색을 띠며 주름이 생길 때까지 말린다. 말린 열매를 뚜껑이 있는 그릇에 넣고 2∼3일 동안 따뜻하게 두면 검은색의 오매가 된다. 물 2ℓ에 약 30g의 오매를 넣고 끓인 다음, 걸러서 찻잔에 담고 꿀을 타서 마신다.

청매를 이용하는 방법은 잘 익은 매실을 씻어서 물기를 완전히 제거한다. 병에 매실 한 층, 설탕 한 층을 번갈아 담아서 밀봉한다. 즙이 나오면 물을 뜨겁게 끓여 타서 먹는다.

▶갈증에 좋은 생맥산ㆍ제호탕=여름 갈증에 특별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 세 가지 한약재, 오미자ㆍ맥문동ㆍ인삼을 함께 써서 나온 유명한 처방이 생맥산(生脈散)이다. 맥문동ㆍ인삼ㆍ오미자를 각각 2대 1대 1의 비율로 배합, 차로 끓여 마신다. 예를 들어 맥문동 70g, 인삼과 오미자는 각각 35g씩 해서 재료의 3배 정도로 물을 부은 뒤 3시간 정도 은근한 불에 끓이면 된다. 아침저녁으로 하루 2번씩 마셔 주면 더위에 지친 몸을 되살려 주는 생맥산차가 된다.

생맥산과 더불어 여름철 무더위와 갈증을 물리치는데 좋은 것이 ‘제왕의 음료’라 불리는 제호탕이다. 조 교수는 “제호탕은 땀을 많이 흘려 기력이 쇠진했을 때 찬물에 타 마시면 생기가 나고 더위를 쉽게 물리칠 수 있다고 해서 이미 세간에 널리 알려져 있는 한방 약차”라고 했다.

청량음료 대신 마시면 금방 갈증이 해소되는 제호탕의 주재료는 오매다. 매실을 굵게 갈고 곱게 간 초과, 백단향, 사인을 꿀에 버무려 중탕해서 걸쭉하게 끓이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냉장고에 넣었다가 필요할 때 꺼내 냉수에 타 마시면 갈증 해소에 특히 좋다. 



■제호탕

<재료>

꿀 3㎏, 제호가루(오매육 600g, 초과 37.5g, 백단향 18.7g, 사인 18.7g).

<만드는 법>

① 오매육을 굵게 간다.

② 초과ㆍ백단향ㆍ사인도 곱게 간다.

③ ①ㆍ②를 꿀에 넣고 섞어 연고 상태처럼 될 때까지 중탕한다.

④ ③을 항아리에 담아 두고 먹을 때 찬물에 타서 마신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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