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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식혁명! 푸드스타트업]⑦ 동네 식당 메뉴로 꾸민 '움직이는 구내식당'
  • 2018.08.17.
- '외식업계의 에어비앤비', 달리셔스 이강용 대표

[리얼푸드=박준규 기자] ‘한국은 자영업자의 천국이자 지옥이다.’ 자영업 환경을 두고 온라인에서 오르내리는 말이다. 천국이라는 건 일단 어마어마한 규모(약 569만명) 때문이고, 지옥은 영업이 어려워서 문을 닫는 경우(음식ㆍ도소매업 등 4대 자영업 폐업률 88.1%)가 수두룩해서다.

한국이란 좁고 작은 시장에서 수많은 자영업자들이 경쟁한다. 특히 요식업은 초보 자영업자들이 흔히 도전하는 분야다. 떨어질 줄 모르는 건물 임대료에, 최저임금 인상까지 이슈로 불거지며 ‘벼랑끝 자영업’이란 목소리가 터져나오는 시점.

이런 가운데 “자영업자들에게 추가수익을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가진 스타트업이 있다는 얘길 들었다. 케이터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달리셔스’란 회사. 지난 7일 서울 삼성동에 있는 달리셔스의 센트럴 키친에서 이강용 대표를 만났다. 프랜차이즈 식당을 운영하고 푸드트럭 커뮤니티를 꾸려본 두터운 경험에서 비롯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지난 7일 서울 삼성동에서 만난 이강용 달리셔스 대표. [사진=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외식을 중개한다? = 그가 건넨 노란색 명함에는 ‘외식 중개 플랫폼 서비스’란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배달음식 중개 플랫폼은 들어봤어도 외식을 중개한다는 개념은 생소했다.

이 대표는 “한국에선 케이터링이 ‘행사에 식음료를 공급한다’는 한정된 의미로만 해석된다. 우리 서비스도 ‘출장 뷔페’ 정도로 이해하는 분들이 많은 게 현실”이라며 “우리가 집 밖에서 먹는 다양한 식사를 해결한다는 의미에서 ‘외식 중개’란 표현을 썼다. 우리 사업의 방향성이 어느정도 담겨있는 문구”라고 설명했다.

달리셔스의 비즈니스 모델의 기본적인 콘셉트는 이렇다. 케이터링이 필요한 고객(개인ㆍ단체ㆍ회사)이 있고, 음식을 조리해 제공할 수 있는 공급자(식당ㆍ푸드트럭ㆍ셰프)들이 있다. 달리셔스는 이들 중간에서 고객의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파악하고 그 니즈를 가장 훌륭하게 맞춰줄 수 있는 공급자를 찾아 연결한다.

이 회사의 구체적인 서비스 유형은 두 가지로 나뉜다. ‘맞춤 케이터링’과 ‘정기 케이터링’이다.

맞춤 케이터링은 주로 일회성으로 열리는 크고 작은 행사에 식음료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를테면 ‘50명 정도 참석하는 사내 시상식에서 가벼운 요깃거리와 음료가 필요하다’는 주문에 그때그때 대응한다. 
코웨이의 사내 행사에 달리셔스가 제공한 음식들. [사진=달리셔스 제공]

정기 케이터링은 구내식당을 갖추지 못한 회사에 식단을 배송하는 서비스다. 일종의 ‘움직이는 구내식당’인 셈. 아직은 직원 숫자가 적은 스타트업이나 국내에 갓 진출한 외국계 기업들이 주로 달리셔스를 찾는다.

흥미롭게도 정기 케이터링 서비스는, 각 지역에서 이미 영업하고 있는 식당들이 책임진다. 가령 잠실에 있는 A회사가 정기 케이터링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치자. 그러면 A회사 반경 2㎞ 안에 있는 식당들이 회사에 보낼 음식을 만든다. B식당이 된장찌개, C식당은 제육볶음을 만드는 식이다. 달리셔스는 각 식당에서 만든 개별 음식을 모아서 A회사로 보낸다.

이 대표는 “저희의 메인 비즈니스는 정기 케이터링”이라며 “매출 비중은 7대 3 정도로 정기 케이터링이 많다”고 소개했다.

▶요식업계 ‘공유모델’ = 이강용 대표가 달리셔스 창업을 준비하면서 요식업의 이모저모를 뜯어봤다. 그랬더니 남는 공간과 사람, 시간이 보였다. 그렇게 남는 자원을 공유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방법을 궁리했다.

“각 지역에 있는 일반음식점들은 장사하려고 투자한 자원들이 있잖아요. 공간을 임대하고 종업원을 뽑고 시설을 갖춥니다. 그런데 이런 자원들은 보통 점심, 저녁 프라임 시간대에만 집중적으로 쓰이거든요. 매출도 이 시간에만 주로 발생하고요. 이런 식당이 우리의 정기 케이터링 공급자로 참여하면 별도의 투자 없이도 추가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죠.” 이 대표의 설명이다.

달리셔스에서는 음식 공급자들을 ‘메이커스’라고 부른다. 앞에서 언급했듯 식당이나 푸드트럭 오너나, 고용된 요리사들이 모두 메이커스로 등록할 수 있다. 현재 784명이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달리셔스 직원들이 손품, 발품을 팔아 찾아내고 접촉해 메이커스로 영입한다. 
달리셔스엔 ‘메이커스’라고 부르는 음식 공급자들이 있다. 식당, 푸드트럭, 셰프들로 구성됐다.

이 대표는 “음식점과 푸드트럭이 투자한 공간과 인력 그리고 셰프들이 가진 시간을 조합하면 합리적이면서도 꽤 괜찮은 음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자기가 소유한 조리공간이 없는 셰프들은 삼성동 키친에서 음식을 조리하거나 연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달리셔스의 시선은 에어비엔비와 우버에 머무른다. ‘공유 모델’을 활용해 레전드로 발돋움한 회사들이다. 이강용 대표가 말했다. “달리셔스를 물리적인 공간은 없지만 세계에서 가장 큰 음식점이 되고 싶다는 과감한 이야기를 종종 해요. 에어비엔비가 ‘객실은 하나도 없는 세계에서 가장 큰 숙박업소’인 것처럼 말이죠.”

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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