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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플라스틱 컵 대신 꽃을 든다면…
  • 2018.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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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최근 많은 사람들을 충격에 빠뜨린 사진 한 장이 있었다. 북극해 근처에서 두 마리의 어린 북극곰이 검은색 플라스틱 시트를 뜯어먹는 모습이었다. 과학자, 예술가, 시민단체 회원들로 구성된 북극지역 환경탐사단이 이 사진을 촬영했는데, 이들은 플라스틱병, 비닐 포장지 등이 근처에 널려있다고 전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생산된 플라스틱의 총량은 약 83억톤에 이르고, 이 가운데 75% 이상인 약 63억톤이 쓰레기로 배출되었다. 2015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1인당 플라스틱 소비량은 132.7kg으로 미국(93.8kg)이나 일본(65.8kg)보다 훨씬 많은 세계 최상위권 수준이다. 플라스틱 사용에 따른 환경 부담이 매우 심각하다.

정부는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을 50% 감축하고 재활용률을 7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재활용 확대를 위해 2020년까지 모든 생수·음료수에 사용되는 유색 페트병을 무색으로 전환하고, 유통과정의 비닐, 스티로폼 사용을 줄이기 위해 과대포장 관리도 강화하기로 했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에서는 사무실 및 각종 회의 시에 자주 쓰는 페트병 음료수도 최소화하도록 했다. 특히, 카페, 패스트푸드점 등 매장 내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을 금지하면서 최근 각 지자체가 현장 점검에 나서고 있다. 



환경보호를 위해 일회용 컵 사용을 제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2년부터 테이크아웃점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를 운영한 바 있다. 초반에는 효과를 보는 듯했으나, 일회용 컵 회수율이 점점 낮아지면서 유명무실한 규제라는 지적에 따라 2008년 폐지되었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출근길에 개인 텀블러를 들고 카페로 향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보증금이나 규제 때문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몸에 배인 생활습관이다. 결국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려면 소비자들의 생활습관, 소비패턴이 변화해야 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는 ‘그린팀(Green Team)’이라는 사내 모임이 있다. 일괄적인 지침에 따르는 수동적인 환경보호가 아니라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환경보호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실천하는 모임이다. 얼마 전 그린팀 직원들과 만나 아이디어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복사용지 절약에 대한 마일리지제도 시행, 배추·쌀 등 비축농산물에 친환경포장재 사용 방안을 비롯하여 급식 잔반을 줄이기 위해 aT 사이버거래소 학교급식 참여업체를 대상으로 환경친화적 음식물쓰레기 처리방안을 공모하자는 의견 등 다양한 환경보호 아이디어가 나왔다. 외부고객을 위한 전용컵 구비, 사내 카페에서 개인컵 사용 시 포인트 적립이나 할인 적용 등 최근 화두로 떠오른 플라스틱 일회용 컵 사용 절감을 위한 의견도 있었다. 단순한 할인에 그치지 말고 고객들의 소비패턴을 바꾸기 위한 방안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카페에 개인 컵이나 텀블러를 가져오는 고객에게 장미꽃이나 작은 화분 등을 나눠주면 어떨까. 꽃을 선물받는 고객들도 기분 좋고 꽃 소비도 촉진하고 환경보호가 자연을 살린다는 메시지도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환경보호’라는 대의에는 모두가 공감하지만, 이를 실천하고 생활화하는 과정은 귀찮고 번거로워서 회피하는 경우가 많다. 장기적으로는 현재 감수하는 불편함이 우리 생활에 가져올 변화를 인식할 수 있어야 하며, 단기적으로는 불편함을 상쇄할 수 있는 작은 보람이나 보상도 필요하다. 건강한 지구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어렵고 거창한 명제가 아니라 작고 일상적인 실천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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