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인스타그램
  • 뉴스레터
  • 모바일
  • Read
  • 트렌드
  • [K-푸드, 현지화지원사업으로 문을 열다]⑤대륙의 입맛 홀린 ‘샤인머스캣’…中 어떻게 뚫었나
  • 2018.11.26.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리얼푸드=(상주)박준규 기자] 그간 국내 포도농가의 터줏대감은 캠벨, 거봉 같은 품종이었다. 단단한 ‘양강 구도’를 뒤흔든 건 ‘샤인머스캣’(Shine Muscat)이란 청포도 품종이다. 껍질은 얇고 속에 씨가 없는데다 달콤한 맛과 아삭한 식감이 뛰어나서 신선과일 시장에서 무섭게 떠오르는 별이다. SNS에서는 ‘명품 포도’, ‘망고 포도’라는 별칭으로 인기다.

국내에는 현재 경상북도 상주, 김천, 영천에 샤인머스캣 재배농가가 몰려있다. 국내 생산량의 80% 정도를 담당한다. 이곳의 생산품은 국내는 물론 동남아와 중국, 미주까지 수출된다. 특히 거대 시장인 중국은 바이어들이 “값은 걱정하지 말고 품질만 잘 유지해달라”고 할 정도로 국내산 샤인머스캣에 빠졌다.
수확 직전의 샤인머스캣 포도. 달콤하고 아삭한 식감이 일품이다. [사진=산떼루아영농조합법인]

경북 상주시 화동면에 자리잡은 ‘산떼루아영농조합법인’(이하 산떼루아)도 샤인머스캣으로 나라밖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2016년 처음 동남아 5개 나라에 27t을 수출했고, 올해는 중국 대륙에도 발을 내딛었다. 산떼루아는 중국 문을 두드리는 과정에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현지화지원사업’을 받았다. 지난 19일, 상주를 찾아 김동근 대표이사로부터 직접 이야기를 들었다.

▶고르고 고른 특상품만 ‘중국行’ = 2015년 영농조합법인으로 출범한 산떼루아에는 24개 농가가 속해있다. 지난해 기준, 산떼루아의 전체 포도 경작지(약 32만㎡)의 56%인 18만㎡에서 샤인머스캣을 키웠다. 김동근 대표는 “2015년 하반기부터 캠벨, 거봉을 심던 자리를 신품종으로 전환하기 시작했고 3년이 된 올해까지 90% 이상 작목을 샤인머스캣으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올해 수출 목표로 잡은 물량은 300t이다. 이 중에서 중국 바이어들과 계약한 양은 200t에 달한다. 19일에도 산떼루아 공동선별장에서는 직원들이 분주한 손길로 포도를 선별하고 상자에 포장하고 있었다. 
산떼루아 공동 선별장에서 직원들이 중국으로 수출할 포도를 추려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박준규 기자]

중국행(行) 상자에 담기는 샤인머스캣은 아주 까다롭게 선별한다. 기본적으로 포도 한 알의 무게가 14g을 넘어야 하고 육안으로 볼 때 색감과 모양새가 예뻐야 한다. 한 송이 무게가 750g 이상이고 한 알은 20g이 넘으면 최상품 프리미엄으로 분류된다.

김동근 산떼루아 대표
김 대표는 “보급된 지 오래되지 않은 품종이라 통일된 품질 기준이 없어서 자체적으로 포도 선별 기준을 마련해서 수출용, 내수용으로 나눈다”며 “무게도 무게지만 알의 크기와 모양이 균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상자에 담긴 샤인머스캣은 중국 상하이와 선전의 오프라인 매장으로 팔려나간다. 통상 2~3송이가 든 2㎏짜리는 3만6000원 정도에 판매된다. 수도 베이징으로는 징동닷컴 같은 전자상거래몰을 통해서 유통된다. “박람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베이징을 비롯해 중국 내륙 도시의 백화점, 대형 마트에 입점하는 게 목표”라고 김 대표가 말했다.

▶대륙의 시장, 어떻게 열었나 = 산떼루아가 aT와 처음 인연을 맺은 건 지난해 9월, 베이징에서 열린 ‘K-푸드 페어’에서다. 당시 중국 수출을 타진하던 산떼루아는 행사장에서 만난 aT 베이징 지사 직원들에게 수출 절차를 문의했다. ‘현지화지원사업’의 존재를 알게된 것도 이때다.

신희용 산떼루아 사무국장은 “지난해까진 우리 포도를 위탁 수출했는데 올해부터는 직접 해보자는 계획을 세워뒀다. 하지만 막상 해보려니 두려움이 생기더라”며 “그래서 법률 자문, 상표 등록, 포장, 라벨링 등의 분야에서 현지화지원사업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특히 산떼루아라는 브랜드명을 중국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과정에서 aT의 도움이 컸다. 상표 등록에 필요한 자료(영문ㆍ중문 회사명, 사업자등록증 등)만 정리해서 aT 쪽에 넘겼고 상표 등록 대행사가 절차를 대신 밟았다. 상표 등록에 드는 비용의 90%는 aT가 지원했다. 현재 한글, 영문, 중문 상표명이 중국에서 출원된 상태다. 
산떼루아는 지난 9월 베이징에서 열린 ‘K-푸드 페어’에 참여했다. 당시 행사장 부스에서 김동근 대표이사(맨 왼쪽)가 현지 바이어들에게 샤인머스캣을 소개했다. [사진=산떼루아]

수출용 상자도 새로운 디자인으로 바꿨다. aT가 현지 수입업체(바이어)에 직접 지원하는 포장 디자인개선 사업을 통해 중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디자인으로 바꾼 것. 포장 디자인을 개선하는 부분은 aT가 현지의 수입업체에 직접 지원하고 있다. 산떼루아는 내년부터는 샤인머스캣을 새 상자에 담아 중국으로 보낼 계획이다.

김 대표는 중국 수출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얻은 가장 큰 수확 가운데 하나는 ‘자신감’이라고 했다. “결국 우리는 다 농민이고 수출은 미지의 영역이거든요. ‘포도를 보내놓고 돈 못받으면 어쩌지’하는 걱정도 컸고요. aT 덕분에 불확실성이 많이 해소됐죠. 관심을 보이는 바이어를 연결해주고 수출 단가에 관한 정보나 조언도 많이 듣습니다.”

▶‘포도계의 제스프리’ 꿈꾼다 = 지난달 말 프랑스 파리에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식품박람회인 ‘시알 파리(Sial Paris)’가 열렸다. 전세계 7000곳이 넘는 업체들이 참가했고 이들은 약 2500개의 식품을 선보였다. 이 행사에 산떼루아의 샤인머스캣도 이름을 올렸다.
샤인머스캣이 담긴 상자. 중국 상하이, 선전으로 수출된다. [사진=박준규 기자]

김 대표는 “유럽 바이어들의 반응이 대단했다”면서 “비록 파리 박람회에는 우리 포도가 농협 브랜드 상표로 소개되긴 했지만 유럽에서도 시장성이 있음을 확인했다”고 언급했다. 내년에는 미국, 독일에서 열리는 박람회에 직접 참가하면서 아시아 바깥의 ‘미지의 영역’으로 외연을 확대할 계획이다.

그는 “우리 포도 브랜드를, 대표적인 뉴질랜드 골드키위 브랜드인 제스프리처럼 키우는 게 포부이자 욕심”이라며 “샤인머스캣은 잘 키워서 수출을 확대하겠지만 동시에 ‘샤인머스캣 이후’의 새 품종도 도전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nyang@heraldcorp.com

[관련기사]
[K-푸드, 현지화지원사업으로 문을 열다]⑥ 중국 수출 이렇게 이뤄진다...'중국 수출입 프로세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