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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나나는 노랗다? 빨간 바나나도 있다
  • 2019.03.27.
[리얼푸드=고승희 기자] 바나나는 ‘노란색’의 대명사다. 그나마 알려진 새로운 종류는 노랗게 익기 직전인 ‘녹색 바나나’ 정도. 하지만 붉은 빛깔을 자랑하는 의외의 바나나도 있다.

빨간 바나나의 고향은 동남아시아 캄보디아다. 앙코르와트를 남긴 크메르 왕조가 시작된 프놈쿨렌의 쿨렌산에서 빨간 바나나는 태어났다. 이곳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와 카리브해 일대의 다양한 지역에서 생산된다.

빨간 바나나의 정체가 전 세계에 알려진 것은 1889년 미국의 바나나 광고 때문이었다. 바나나에는 노란색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당시 빨간 바나나는 희소성 때문에 보통 바나나 가격의 두 배나 됐지만, 소비자들은 ‘색깔’에 현혹돼 기꺼이 빨간 바나나에 높은 비용을 지불했다고 한다. 20세기 초 발간된 ‘보스턴 요리 학교 요리책’에선 빨간 바나나를 디저트의 귀한 식재료로 추천하기도 했다.

지금도 빨간 바나나는 ‘귀하신 몸’이다. 노란 바나나보다 흔치 않은 데다 다루는 것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 빨간 바나나 VS 노란 바나나…무엇이 닮았을까?

빨간 바나나와 노란 바나나는 같지만 다르다. 빨간 바나나는 노란 바나나에 비해 크기가 작고 밀도가 높다. 향미는 더욱 풍부한 편이다.

빨간 바나나 역시 노란 바나나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영양소가 들어있다. 100g 짜리 작은 빨간 바나나 한 개는 일일 권장 섭취량의 9%에 해당하는 칼륨을 제공한다. 비타민C 역시 9%, 마그네슘은 8%, 비타민B6는 28%를 채울 수 있다. 식이섬유는 3g이 들어 있다.

칼륨과 마그네슘이 풍부한 빨간 바나나는 혈압 조절에도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노란 바나나와 마찬가지의 효과다. 2013년 세계보건기구 산하 조직에서 진행한 자체 연구에선 22개 대조군 연구를 검토, 칼륨을 더 많이 섭취하면 수축기 혈압이 7mmHg 낮아진다는 점을 확인했다.

노란 바나나와 마찬가지로 빨간 바나나 역시 식이섬유가 풍부하며, 이는 체내에서 유산균의 먹이가 되는 프리바이오틱스의 역할을 한다. 이에 장내 환경 개선에 도움이 돼 각종 장 질환 예방에 효과적이다.

■ 항산화 영양소 많고 혈당지수 낮고…빨간 바나나 승

빨간 바나나와 노란 바나나의 결정적 차이는 색깔에 있다. 두 바나나의 색깔 차이는 ‘영양소의 차이’를 가져왔다.

빨간 바나나는 붉은빛을 보이게 하는 항산화 색소인 카로티노이드가 다량 함유돼있다. 특히 빨간 바나나에는 루테인과 베타카로틴 등의 두 가지 카로티노이드가 풍부하다. 이 두 영양소는 최근 스마트폰과 컴퓨터 사용이 많은 현대인에게 빼놓을 수 없는 영양소로 꼽히고 있다. 두 영양소가 눈 건강을 지켜주기 때문이다. 특히 루테인은 컴퓨터나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청색광으로부터 망막을 보호한다. 중국 북경대학에서 진행된 2012년 연구에 따르면 루테인이 풍부한 식품을 먹으면 황반변성의 위험을 26%까지 낮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빨간 바나나는 노란 바나나보다 안토시아닌과 같은 강력한 산화 방지제도 풍부하다. 산화방지제는 활성산소의 생성과 활동을 억제해 체내 노화와 노화로 인한 질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활성산소는 세포를 손상시켜 심장질환, 당뇨, 암 유발에 영향을 미친다. 안토시아닌이 풍부한 식품을 섭취하면 관상동맥질환의 위험이 9% 낮아진다는 영국 노섬브리아 대학의 연구(2018)도 있다. 또한 빨간 바나나의 섭취가 심혈관 질환을 낮춘다는 중국 산둥 대학의 연구(2014)도 있다.

빨간 바나나는 노란 바나나보다 혈당지수(GIㆍGlycemic Index)도 더 낮다. 혈당지수는 어떤 식품을 먹었을 때 우리 몸의 혈당 수치가 변화하는 속도를 수치로 나타낸 것이다. 노란 바나나의 혈당 지수는 51인데 반해 빨간 바나나는 45인 것으로 확인됐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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