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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랑스ㆍ호주서 ‘과격’ 채식주의자들 논란
  • 2019.04.13.
[리얼푸드=민상식 기자] 유럽과 호주에서 동물의 권리 보호를 주장하며 육식에 반대하는 채식주의자의 일부가 급진화하면서 ‘과격 시위’와 ‘정육점 습격’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최근 호주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과격 채식주의자들의 점거시위가 발생했다.

쇠사슬로 몸을 묶고 농성을 벌이는 채식주의자들 [빅토리아 동물 해방(Animal Liberation Victoria) 인스타그램 캡처]

호주 일간 디오스트레일리안에 따르면 지난 8일 멜버른, 브리스번, 골번 등 전국 주요 도시 9곳의 도심과 대형 도축장 등에서 과격 채식주의자 수백 명이 쇠사슬로 자신들의 몸을 묶은 채 동물 해방을 주장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날 멜버른 시내에서는 100여명의 시위대가 자신들의 몸을 자동차에 쇠사슬로 묶고 중심 도로를 점거하면서 5시간 동안 교통대란이 벌어졌다. 시위대를 해산하는 과정에서 10대 3명을 포함 주동자 39명이 체포됐다.

이들은 호주 축산업의 실상을 고발한 충격 다큐멘터리 ‘정복’(Dominion)의 개봉 1주년을 기념해 조직적으로 점거 농성을 벌였다.

이 시위는 다큐멘터리 ‘정복’의 감독인 크리스 델포스가 주도했다. 그는 온라인 농장ㆍ도축장 지도를 공개한 동물권 보호단체 오지팜즈(Aussie Farms)의 대표이기도 하다.

전국농민연맹(NFF) 피오나 심손 대표는 “소셜미디어로 생중계를 하는 가운데 검은 제복을 입은 채식주의자 100여명이 심야에 농장과 도축장을 침입해서 조직적으로 쇠사슬 점거 농성을 벌였다”면서 “이것은 식품 안전은 물론 동물 복지, 농민 안전까지 위협하는 테러 수준의 행위”라고 비난했다.

스콧 모리슨 연방총리는 각 주정부에 “과격 채식주의자의 ‘녹색 범죄’에 대해 최대한 엄정하게 법 집행을 할 것”을 촉구했다. 


프랑스에서는 과격 채식주의자들이 정육점과 패스트푸드 체인점 등을 공격하는 사건이 최근까지 발생하고 있다.

프랑스 동북부 대도시 릴에서는 지난해 5∼8월 맥도날드 체인점, 정육점, 생선가게 등 9곳의 상점이 잇따라 공격을 받았다.

가게가 문을 닫은 밤사이 누군가가 진열창에 돌을 던져 파손시키고, 가게 벽에 페인트로 “육식 반대” 등의 구호를 적거나 가짜 피를 마구 뿌리고 달아난 것이다.

한 육류협회 관계자는 공영 프랑스 TV와 인터뷰에서 “지난해 전국적으로 이런 사건이 50건 이상 발생했는데 수사와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 8일(현지시간) 릴 형사법원은 정육점과 육류 가공품 상점 등을 습격한 혐의로 기소된 남녀 2명에게 각각 징역 10개월과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들은 작년 11월과 올해 2월 사이 릴 일원에서 야간에 정육점과 생선가게, 육류 가공품 상점 등을 15차례 습격해 방화하고 기물을 파손한 죄가 인정됐다.

채식주의자인 이들은 육식에 반대하는 급진 단체에 소속돼 활동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정육점 습격사건’이 적지 않게 발생하자, 프랑스 전역의 정육점 업주 1만8000명이 가입한 육류소매상협회(CFBCT)는 지난해 내무부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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