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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사병 피하려고 에어컨 종일 틀었더니…‘냉방병’ 위험
  • 2019.07.06.
무더위에 냉방기 가동량 증가 예상
지나친 냉방은 체온 조절 어렵게 해

덥다고 에어컨을 장시간 쐬게 되면 냉방병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 회사원 김모(33)씨는 이번 주 내내 집에만 오면 에어컨 리모컨부터 찾고 있다. 무더운 날이 계속되면서 에어컨 없이는 잠시라도 다른 일을 할 수 없을 지경이다. 하지만 어제부터 콧물이 나면서 머리가 띵한 증상이 나타나고 있다. 감기일까 의심도 됐지만 아무래도 에어컨 바람을 직접적으로 오래 쐬다보니 냉방병에 걸린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연일 무더위가 지속되고 있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등에 폭염특보가 발령되는 등 본격적인 올 해 더위가 시작됐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온열질환 환자는 4526명이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48명이 사망했다. 생명을 위협하는 온열질환도 무섭지만 무더위를 피하기 위해 오랫동안 에어컨을 쐬다보면 냉방병에 걸리기도 해 적절한 체온 조절이 필요한 시기다.

오랜 시간 고온에 노출되었을 때 발생하는 질환이 ‘열사병’이다. 열사병은 냉방시설이 갖추어 지지 않은 밀폐된 공간이나 문이 닫친 차량 내부와 같은 환경에서 발생한다. 이런 열사병의 원인은 ‘열 스트레스’다.

김선영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체온조절 중추가 외부의 열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면 발한기전 등에 문제가 발생한다”며 “이는 뇌, 심장, 신장 등 주요 장기에 손상을 입힐 수 있다”고 말했다.

열사병 증상은 갑작스럽게 발생한다. 대개 의식변화가 나타나기 전에 무력감, 현기증, 울렁거림, 두통 등을 호소하며 빈맥, 저혈압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김 교수는 “이런 증상이 발생했을 때 어떤 조치가 없다면 점차 의식이 사라지며 순환계 기능 약화, 맥박 불규칙, 심지어 사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차가운 수건과 선풍기, 에어컨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체온을 빠르게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열사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기온이 높은 낮 시간대, 폭염주의보·경보 시에는 야외활동을 자제해야 한다. 평소 갈증이 생기지 않도록 수분은 충분히 보충해야 한다. 다만 커피, 에너지드링크 등 카페인 함유 음료와 술은 탈수를 일으킬 수 있기에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한편 더위를 피하고자 과도하게 찬바람을 쐬면 오히려 ‘냉방병’에 걸리기 쉽다. 실내외 온도차이가 급격히 벌어지면 체온조절 중추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김 교수는 “보통 감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감기와는 원인부터가 다르다”며 “냉방병은 신체가 온도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발생하는 일종의 적응장애인 반면, 감기는 여러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질환”이라고 말했다.

냉방병에 걸리면 가벼운 감기나 몸살 같은 증상 외에 여러 비특이적인 증상이 동반된다. 혈액순환 장애, 소화불량, 설사, 피로감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김 교수는 “실내 온도는 25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도록 하고, 에어컨 온도는 바깥보다 5~8도 정도만 낮게 설정하는 것이 좋다”며 “또한 담요나 긴 소매의 겉옷을 준비해 찬바람이 몸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덥다고 찬 음식만을 먹어선 안 되고, 따뜻한 물이나 차를 마시는 것이 적절한 체온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과로하거나 수면시간이 부족하면 면역력이 떨어지기 쉽기 때문에 규칙적인 생활과 운동을 통해 건강을 관리하는 것도 필요하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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