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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DHD, 그냥 놔두면 성인돼서도 영향…치료는 빠를수록 좋아
  • 2019.07.23.
-과한 행동 그냥 놔두면 성인까지 이어지기도
-진단 즉시 전문가 도움 받고 부모와 관계 중요

ADHD의 치료는 빠를수록 좋으며 특히 가정 내에서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 주부 박모(47)씨는 며칠 전 11살 아들에 대한 상담차 학교 선생님을 찾아 뵜다가 선생님이 한 얘기에 고민이 생겼다. 아이가 수업시간에 산만한 편이어서 다른 아이의 수업까지 방해가 될 정도라는 것이다. 너무 심할때는 교실 밖으로 나가 있으라고 한 적도 있단다. 평소에도 좀 과격하고 산만한 편이기는 하지만 수업에서 배제될 정도까지라니 아무래도 단순한 문제가 아닌 것 같아 병원을 찾아 상담을 받아볼 생각이다.

주로 남자 소아청소년에게 많이 발생하는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를 '어릴 땐 다들 그렇겠지', '크면 나아지겠지'라고 방치하면 성인까지 이런 행동이 이어질 수 있다. 치료는 빠를수록 좋으며 특히 가정에서 아이에 대한 부모의 세심한 관찰과 좋은 관계 형성이 필요하다.

여성보다 남성에게 많이 발생하는 ADHD는 대부분 아기 때부터 발생한다. 하지만 아직 표현이 부족한 아기 때에는 진단이 쉽지 않다. 본격적인 증상은 10대 전후부터 나타난다. 실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ADHD 환자 분석에 따르면 전체 환자의 57%가 10대였으며 남성이 여성보다 4배 많았다. ADHD의 시작은 그보다 앞섰지만 증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10대 시기부터 진료를 많이 받은 것으로 보인다.

흔히 ADHD는 주위가 매우 산만하거나 과격한 모습만을 보이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있다. 아이가 만약 게임이나 놀이를 할 때 높은 집중력을 보이면 아이가 괜찮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반건호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주의력 결핍이란 주의력이 아예 없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마다 주변 사물·상황에 적절하게 주의를 기울이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며 “아이 본인이 좋아하는 일에 대해서만 높은 집중력과 몰입도를 보이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만약 ADHD로 진단을 받았다면 치료는 빠를수록 좋다. 이종하 고려대 안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ADHD는 치료 시기가 빠를수록 예후가 좋지만 어릴 때 발달과정에서 누구나 다 그렇다는 생각으로 초기에 상담을 받는 것조차 주저하는 부모들이 많다”며 “치료 시기를 놓치면 주의력 결핍이나 충동적인 행동이 지속돼 대인관계, 학습, 사회생활 등에서 계속해서 문제가 발생하고 이는 성인이 되어서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ADHD를 치료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약물요법이다. 많은 부모들이 어린 나이부터 약물치료를 받는다는 사실을 꺼리기도 하지만 ADHD 치료제의 효능은 약 80%에 이르는 등 효과가 좋다. 부작용이나 중독 등의 문제는 전문의와 상담을 통한 약물 조절로 해결할 수 있다.

약물치료와 함께 심리치료도 병행하면 좋은데 ADHD 아동에게 가장 중요한건 부모의 역할이다. 이종하 교수는 “부모가 아이를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치료 효과가 많이 달라지는데 ADHD 아동은 의지의 문제가 아닌 병으로 인해 못하는 것들이 많다"며 "과제를 한 번에 수행하지 못한다고 혼내는 방식으로 행동의 변화를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 꾸준한 치료와 반복 교육, 그리고 사소한 것이라도 잘한 것은 바로 칭찬해 긍정적인 행동이 강화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효원 서울아산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가정에서 학습문제를 다루기 전에 부모와 자녀와의 좋은 관계형성이 먼저"라며 "부모는 아이를 먼저 이해하고 목표행동을 정해 작은 단계에서부터 하나씩 지도한다는 개념으로 일관성 있고 통제력 있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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