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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대병원 김효수 교수팀, 패혈증 생존율 획기적으로 높일 새 치료 방법 찾았다
  • 2019.08.20.
-서울대병원 김효수 교수팀, 세균에 백혈구 면역반응 기전 세계 최초 규명

-세균은 박멸하면서 독소 방출을 줄이는 백혈구 내 핵심 효소 찾아내

[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 세균에 감염되면 백혈구는 세균을 공격하는 동시에 장기를 손상시키는 물질을 방출한다. 이 때문에 패혈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국내 연구진이 이 독성물질이 나타나는 원인을 밝혀 패혈증 치료제 개발에 한 발 다가섰다.

서울대병원의 연구중심병원 프로젝트 염증/대사 유니트 김효수 교수팀(김영찬 장현덕 이상언 김솜이)은 세균 감염 시 백혈구인 호중구가 세균 박멸과 함께 독한 사이토카인을 방출해 인체에 손상을 준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밝혔다. 또한 이를 조절할 수 있는 기전을 규명해 패혈증 치료제 개발에 대한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사진 왼쪽부터 김효수 교수, 김영찬 ·장현덕 ·이상언· 김솜이 연구원

패혈증은 세균에 감염되어 온 몸에 염증 반응이 나타나 주요 장기를 손상시키는 질환이다. 전 세계적으로 연간 약 3천만 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한 달 내 사망률이 30%에 달한다. 수많은 치료제들이 개발되고 있지만 패혈증의 원인과 진행 과정이 단순하지 않아 뚜렷한 성과가 아직까지 없다.

감염된 세균을 죽이는 역할은 백혈구 중에서도 호중구가 담당한다. 이 때 세균을 빨리 제거하면서 동시에 인체에 손상을 입히는 사이토카인의 과도한 방출은 자제해야 하지만 적절하게 균형 잡기가 어렵다. 세균을 박멸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환자가 사망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 패혈증 치료의 난관이었다.

패혈증 주요 원인 물질은 세균의 균체 내에 함유된 독소인 ‘내독소(endotoxin)’다. 연구팀은 내독소가 백혈구의 사이토카인을 대량 방출해 인체를 손상시키는 원인을 추적했다.

패혈증 악화의 중요한 계기는 염증반응-후폭풍이 발생하는 것이다. 연구 결과, 세균의 내독소에 의해서 백혈구 안의 염증매개 단백질인 ‘MYD88’이 팔미토일화 되는 변형이 중요하다는 것을 규명했다. 팔미토일화(化)란 단백질에 지질(lipid)이 결합되어 단백질의 활성이 변형되는 과정이다.

연구팀은 팔미토일화의 재료인 팔미트산(palmitic acid)을 생산하는 지방산 합성 효소(FASN) 억제제를 패혈증 쥐에 투여했다. 그 결과 억제제를 투여한 쥐는 복강에 감염시킨 세균이 감소하면서 쥐의 생존율이 대폭 향상됐다.

김효수 교수는 “패혈증에서 백혈구가 인체에 해를 끼치는 사이토카인 폭풍을 불러일으키는 기전을 밝히면서 이를 적절하게 제어할 수 있는 핵심 효소를 최초로 규명한 것이다”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 이어 “핵심 효소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물질만 개발하면 체내 백혈구가 다른 부위에 손상없이 세균만 선택적으로 죽여 환자 생존을 향상시키는 특효약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5년 여 만에 성과를 맺은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가 연구중심병원 사업 염증/대사-유닛 프로그램으로 지원했다.

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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